21세기형 ‘디지털 문해교육’, 정보화 격차 낮춰
기고ㅣ엄연숙 서울특별시 평생교육국장
젊은 시절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교육받기 어려웠던 어르신들 중 많은 분이 비문해율과 정보화 기기 이용 면에서 낮은 비율을 보인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전체 모바일 기기 보급율 90% 중 60대 이상은 13.3%만 갖고 있다. 과학정보기술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일반 국민100%에 비해 장노년층 정보화율은 63.1%에 그치고 있다.
정보화로 사회가 급속히 변화함에 따라, 문해라는 영역이 단순히 문자를 읽고 쓰는 것 이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6월19일 발표한 ‘성인 문해교육 활성화 4개년 계획’은 이런 변화에 발맞춘 것이다. ‘스마트폰 활용법’을 비롯해 ‘무인기기 사용법’ 등 요즘 새로이 등장한 디지털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앱)을 쉽게 쓸 수 있도록 돕는 21세기형 ‘디지털 문해교육’, 서울 도심 생활에 필요한 실생활 영어와 지하철 노선도 보며 환승하기 등 ‘생활형 교육’이 문해교육에 포함됐다.
서울시는 일부 자치구에서 소규모로 도입한 디지털 문해교육을 확대해, 결혼이민자·귀화자·북한이탈주민 등 더 다양화된 인구 특성에 따라 ‘지역 특화 문해교실’도 2022년까지 30개소를 지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그동안의 문해교육 내용도 새로 개발돼 ‘생활 속에 필요한 교육’으로 채워졌다. 생활에 필요한 교육, 배운 것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교육이 서울시 문해교육이 나아갈 길이다.
또한 3명 이상의 학습자가 신청하면 ‘찾아가는’ 문해교육 프로그램도 100개까지 확대하고, 4개 권역별로 거점 기구를 정해 문해교육을 펼쳐갈 계획이다. 이처럼 서울시는 비문해율을 현재 7.8%에서 2022년에는 6.6%까지 낮출 목표로 4개년 계획을 세워 시행하고자 한다.
교육에 참여한 시민들은 “글을 배우니 혼자 지하철 타고 자식네도 갈 수 있고, 은행 일도 볼 수 있고, 다른 사람 도움 없이 스스로 할 수 있으니 좋다” 고 말한다.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당당함이야말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자존감이다.
배움은 평생에 걸쳐서 할 일이다. 그리고 세상이 변하는 것에 맞춰 늘 배우지 않으면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배움을 계속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야말로 문해 능력이다.
늦었다고 포기하지 않고 글을 배우고 그 밖의 여러 신호를 배우려는 분들의 용기가 서울시 문해교육의 중요한 요소이다. 지속적인 문해교육을 통해 또 새로운 창조적 일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 예가 바로 문해교육 경험을 시로 남겨 전국문해교육시화전 최우수상을 받은 김도순님의 ‘세상으로 밀어주는 휴대폰’이라 할 수 있다. 그 시 일부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