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협동조합

직원과 손님을 주인으로 만드는 프랜차이즈

해피브릿지 노동자협동조합

등록 : 2016-06-03 10:11 수정 : 2016-06-03 12:59
면류 프랜차이즈 1위 국수나무의 본사 해피브릿지는 ‘직원과 고객의 경제적 만족과 자아실현 추구’라는 사명을 이루기 위해 2013년 주식회사에서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전환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국수나무 가게 안팎 모습. 김기태, 해피브릿지협동조합 제공

웬만한 동네에 하나쯤 있는 생면요리점 ‘국수나무’. 면류 프랜차이즈 가운데 1위인 국수나무 본사 ‘해피브릿지’가 협동조합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은 모르는 사람이 많겠지만, 국수나무는 많은 사람에게 낯익은 브랜드다. 전국에 443개, 서울에도 77개 가게가 있다. 이달에도 신규 점포 7곳을 선보였다.

국수나무는 질적으로도 우수한 프랜차이즈로 평가받고 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으로 한국프랜차이즈협회가 선정한 프랜차이즈 대상을 받았다. 5월29일 점심시간에 찾은 국수나무 남현점은 이미 사람들이 꽉 차 있어 몇 분을 기다려야 했다. 자리로 안내를 받은 뒤에도 밖에는 10여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요일인데도 장사는 잘되었다.

남현점의 허민숙(56) 점장은 “남편이 직장을 그만둘 때를 대비해 창업을 준비하면서 국수나무를 알게 됐다. 음식이 맛있고 대중적인 요리라서 할 만하다고 생각했다”며 가맹점 가입 동기를 밝혔다. 벌써 4년째 남현점을 운영 중인데, 본사의 부당한 요구를 받아 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한다.

국수나무 본사는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이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협동조합인 사례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2005년 첫 번째 프랜차이즈 브랜드 ‘화평동왕냉면’을 시작할 때 주식회사였던 해피브릿지는 2013년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외식 사업계에서 해피브릿지가 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는 소식은 제법 큰 이슈였다. 국내에선 이례적인 사례이기도 했고, 잘나가던 주식회사가 이윤을 내기에 약점이 많은 ‘협동조합’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해피브릿지는 왜 협동조합으로 전환했을까?

당시 전환을 주도한 송인창(전 이사장)이사는 “‘직원과 고객의 경제적 만족과 자아실현을 추구’하려는 우리 기업의 사명을 주식이 하나도 없는 신입 직원들이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직원의 주인의식을 높여 직원의 활동 하나하나에서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적합한 형식인 협동조합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서 당시 주주 6명의 자본금을 조합원이 될 직원들에게 나눠주었다. 현재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은 88명의 직원 중 74명이 조합원이다. 신입 직원들은 근무한 지 3년이 지나고 나서, 원하면 조합원이 될 수 있다.

협동조합으로도 훌륭한 기업을 일굴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 주겠다는 해피브릿지는 2013년 전환 뒤 여전히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직원들의 의욕과 책임감도 높아졌단다. 매출액도 지속적으로 늘어 400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

해피브릿지협동조합 www.happybridgecoop.com

국수나무 www.namuya.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