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살던 어린 시절, 여름이 되면 집 앞으로 뛰어나가기 바빴다. 더운 여름을 식혀줄 에어컨은 없었지만 냇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 모든 더위는 날아갔다. 물놀이를 하고 다슬기를 잡고 그늘에서 쉬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하지만 도심에서는 즐기기 쉽지 않은 풍경이다. 피서지를 찾아 어디론가 떠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시간과 비용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곳이 광진구에 생겼다. 아이들의 싱그러운 웃음소리가 먼저 반기는 곳, 바로 ‘중곡동 중랑천 물놀이장’(
사진)이다. 중곡동 중랑천 물놀이장은 7월26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광진구에는 뚝섬유원지와 어린이대공원·어린이회관에 물놀이장이 있지만, 가까운 곳에 모여 있어 모든 주민이 이용하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휴게 시설이 부족한 중곡동 주민과 중랑천변을 찾는 시민들을 위해 마련한 것이다.
중곡동 중랑천 물놀이장은 광진구 중랑천 인라인스케이트장에 연면적 3277㎡(990평)로 마련됐다. 총 2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주민들의 더위를 톡톡히 식히고 있다. 시원한 물이 떨어지는 터널형 물놀이 시설을 지나 거북과 악어에서 뿜어나오는 분수를 즐기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물놀이장을 찾은 강세은(11)양은 “원래는 집에서 놀기로 했는데 집 앞에 물놀이장이 생겨 친구들과 함께 놀러나왔다”고 했다.
이 밖에도 물총형 물놀이 시설과 바가지에 물을 한껏 담아 시원하게 뿌려주는 물놀이 시설까지, 총 30개의 놀이 시설이 아이들과 놀 준비를 마쳤다. 가족 단위 주민들을 위한 그늘막과 의자도 배치됐다.
육아 전쟁에 지친 부모들은 물놀이장을 보모 삼아 잠시 쉬기도 한다. 중곡동에 사는 박선혜(32)씨는 “아이들 방학을 맞아 밖으로 물놀이를 가려고 했는데 멀리 가지 않고도 도심 속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웃었다. 또 탈의실과 샤워 시설 등 부대 시설도 갖춰져 있어 편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들 시설 이용료는 모두 무료다.
이곳은 오는 30일까지 운영되며 날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월요일과 비가 오는 날은 시설물 점검과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운영하지 않는다. 또 깨끗한 수질 유지를 위해 물은 하루만 쓰고, 안전관리 요원을 상시 배치해 안전사고에도 대비한다.
광진구는 주민 전체가 근거리에서 쉽게 물놀이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물놀이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북쪽의 긴골 계곡에 자연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긴골공원 물놀이장을, 지역 편중을 막기 위해 남쪽엔 자양동 자마장공원 물놀이장을 만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주택가와 상업단지가 밀집한 남동쪽 구의공원에도 물놀이장을 마련해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장마가 끝나자마자 찜통더위가 다시 기승이다. 최고온도가 33도 안팎을 머물면서 더위에 지치기 쉬운 요즘, 새로 문을 연 중곡동 중랑천 물놀이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도심 속 피서를 즐겨보자.
안정원 광진구청 홍보담당관 언론팀, 사진 광진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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