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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청년 1인 가구…전동킥보드 등 개인 교통수단 안전 중요

서울연구원, 가구 구성 변화 따라 “공유 교통수단과 개인 교통수단 확충 준비할 때” 주장

등록 : 2019-08-22 15:37
지난 10년 서울 시민 통행 특성 연구

청년 1인 가구, 전체 1인 가구 47% 차지

승용차 없어도 편리한 교통 조성 필요

“여성 1인가구 반영 정책도 필요”

혼자 사는 청년 인구가 늘면서 이들에게 맞는 새로운 교통 정책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연구원은 연구보고서를 통해 “청년 인구 밀집 지역에 대해 먼저 나눔카 등 공유 교통수단을 확충하고, 정부 차원에서 관련 법제를 정비해 전동킥보드 등 개인 교통수단의 안전한 운행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한겨레>자료사진

혼자 사는 청년 인구가 늘면서 이에 따른 교통 정책도 변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청년 1인 가구가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공유 교통수단을 확충하고, 전동킥보드 등 개인 교통수단을 안전하게 탈 수 있는 환경을 서둘러 만들어야 하는 전환 시점에 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연구원은 최근 펴낸 연구보고서 ‘사회환경 변화와 서울의 모빌리티’(유경상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 외 8인)에서 “2017년 현재 서울의 청년 1인 가구가 전체 1인 가구의 47%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나, 고령층과 함께 주요 인구 집단으로 등장하고 있다”면서 “교통 부문에서도 향후 승용차 수요 관리,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 교통 복지 확대 등 관련 정책 마련과 시행 때 이들의 통행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청년 1인 가구는 승용차 자가운전 통행 중 출근 목적의 통행 비율이 33%를 차지할 정도로 높고, 5㎞ 미만의 단거리 통행도 22%를 차지한다. 이는 청년 1인 가구가 많이 사는 지역과 단거리 통행이 집중된 지역에 승용차 없이 이동이 편리한 교통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이들 지역에는 먼저 나눔카 등 공유 교통수단을 확충하고, 정부 차원에서 관련 법제를 정비해 전동킥보드 등 개인 교통수단(퍼스널 모빌리티)의 안전한 운행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또 상대적으로 대중교통 이용률이 높은 청년 여성 1인 가구 증가를 반영한 노선버스의 여성 친화적 시설 개선(손잡이 높이, 저상버스) 등도 요구된다. 성추행 발생 장소의 78%가 대중교통 시설인 점을 고려해 지하철 등 대중교통의 차량 내 안전성을 높일 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번 연구는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의 서울시 인구 집단별 통행 특성과 행태 변화를 가구 통행 조사 자료, 생활시간 조사 자료 등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부적으로 분석한 결과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전체 1인 가구의 절반에 이른 청년 1인 가구

지난 10년간 40살 미만 청년 1인 가구는 꾸준히 늘어나, 2017년도 현재 약 55만 가구로 서울시 전체 380만여 가구의 약 14%를 차지한다. 특히 118만여 1인 가구의 약 47%를 차지하고 있어 청년 1인 가구가 어느덧 서울 전체 가구 구조의 주요 집단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이들 청년 1인 가구의 소득도 늘어 월 200만원 이상 소득 가구가 2006년보다 10년 새 30%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에 따르면, 청년 1인 가구의 소득은 2006년 200만원 미만이 74%, 200만원 이상이 25%로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다수를 이뤘으나, 10년 뒤인 2016년에는 200만원 미만이 45%대로 줄고, 200만원 이상은 전체의 과반인 54%로 늘었다. 200만~300만원대 1인 가구는 10년 새 5만7천여 가구에서 23만여 가구로 4배, 300~500만원대는 3만1천여 가구에서 두 배인 6만4천여 가구로 늘었다. 이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으면서 혼자 사는 청년 인구가 늘어나는 최근의 추세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500만원 이상의 최상위 고소득층은 10년 동안 큰 변화 없이 1%대를 유지하는 것도 이 집단의 특성을 이룬다.

대중교통과 자가운전 비율이 높다

다른 집단보다 통행이 잦은 편인 청년의 특성에 따라 이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도 대중교통(49%), 도보·자전거(24%), 승용차(22%), 택시·기타(5%) 순으로 나타났다. 2006년보다 많이 늘어난 것은 승용차 운행과 도보·자전거 비율. 이들은 소득이 낮은 편이어도 승용차를 가진 비율이 높고, 자가운전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 미만의 단거리 출근 통행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직장 등 활동 지역에서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하고 승용차를 이용해 단거리 출퇴근을 하는 경향이 높음을 시사했다. 이는 청년 세대가 서울 시내에 집을 사기 어려운 현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승용차 보유 욕구가 커진 사회현상과도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 서대문구·강남구·마포구에 청년 1인 가구와 청년 생활인구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쇼핑과 여가 통행은 감소

2006년에 비해 가장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 것은 남녀 모두 쇼핑과 여가 통행이었다. 이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 배달 판매의 증가로 온라인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거주지 주변에서 편의점, 마트 등 생활편의시설이 많이 늘어난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유경상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교통 정책은 3~4인 표준 가구나 평균적인 개인 또는 시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변화된 통행 행태를 모두 담아내기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고령층 인구 증가와 함께 청년 1인 가구의 증가는 인구 구조와 사회·경제·문화·환경 변화가 반영된 교통 정책을 세워야 할 시점에 와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인우 선임기자 iwl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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