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서울시, 방과후 갈 곳 없는 아이들 몸·마음 키워주는 ‘키움센터’ 확대
‘우리동네키움센터’ 올해 13개 구 29곳 운영 → 2020년 222곳 선정→ 2022년 서울 전역 400곳으로 확대
등록 : 2019-10-24 15:30 수정 : 2019-10-25 15:38
맞벌이나 한부모 가정의 초등생들
방과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곳
돌봄선생님과 쉼·문화·놀이 즐겨
“걸어서 10분에 갈 수 있게” 목표 추진
공부시간이 끝나면 놀 곳이 없는 우리 아이, 안심하고 맡길 곳이 없을까? 맞벌이나 한 부모 가정이라면 한 번 이상 했을 걱정거리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맘 놓고 맡길 곳이 부족하다. 학교가 파하는 오후 1~2시부터 부모가 집에 돌아오는 저녁 7~8시 사이에 아이는 학원이나 태권도장, 방과후 교실 등 사교육 장소를 돌지만 문제는 그 사이사이에 빈 틈새 시간이다. 혹시라도 안전사고 뉴스가 들리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그런 상황의 초등생 부모에게 올해 희소식이 생겼다. 서울시가 지원하는 ‘우리동네키움센터’가 내년도에는 크게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리동네키움센터는 초등학생들이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사이에 생기는 빈 시간에 돌봄선생님의 지도 아래 안전하게 놀며 교육활동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 중이다. 각 자치구청이 직접 운영하거나 민간전문기관이 위탁운영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데다 비용이 아예 없거나, 비교적 저렴하다. 이용 대상은 초등학생 전체로, 개인 일정에 따라 요일별, 일별 이용시간을 정할 수 있다. 정원 외라 하더라도 미리 센터에 등록해두면 긴급한 돌봄 수요 때 일시 이용도 가능하다. 이용료는 10만원 이내에서 센터별로 운영위원회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센터에는 자격을 갖춘 돌봄선생님과 관리자가 상주하며 교육·놀이·문화 프로그램을 함께 한다. 각 자치구에서는 우리키움참여단을 구성해 센터 운영 성과 등을 수시로 모니터링한다.
성북구 장위1동에 있는 우리동네키움센터 ‘별별재미난교실’(별난교실)을 사례로 운영 상황을 살펴봤다. 손민경 센터장의 소개를 종합했다.
성북구의 별난교실 운영 사례
장위1동 지역은 재개발을 앞둔 전형적인 뉴타운 지역이다. 집들이 다닥다닥 붙은 좁은 골목길 안에 담장이 없는 2층 단독주택 벽에 ‘서울특별시 성북 우리동네키움센터’라고 쓴 간판이 보인다. 본래 이 지역 아이돌봄기관이었다가 지난해 8월 성북구청 직영의 우리동네키움센터가 됐다. 현재 성북에서는 유일한 키움센터다. 정원 32명이 늘 꽉 차 있고 10명 정도가 항시 대기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초등 2~3년이 25명, 4~6년생이 7명이다. 매일 평균 25~27명이 이곳에서 학원과 학원 가는 사이 틈새 시간을 보낸다. 손 센터장을 비롯해 돌봄선생님 4명(2명은 반일근무)이 아이들을 돌본다. 다른 센터와 달리 ‘자부담’이 없는 것도 반가운 조건이다. 아이들만 좋은 게 아니다. 아이를 맡긴 부모들도 운영위원회나 동아리 형식으로 센터 운영에 참여한다.
별난교실은 인근 초등학교와 학원가가 가까워 아이들의 이동거리가 짧다. 다양한 계층의 아이들이 있지만, 돌봄선생님들이 생활과 프로그램을 지도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심심할 틈이 없다. 대부분 프로그램은 지역 기관과 개인으로부터 재능기부로 제공받고 있다. 1층의 거실과 방 2개를 보드게임방, 만들기방, 움직임이 많은 활동방 등으로 나누었고, 독서실이나 공부방으로 쓸 수 있는 다락방은 아이들의 인기 장소다. 송 센터장은 아이들을 나이나 학년별로 나누지 않고 취미와 특기·적성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해 친구 맺기와 형제애 감성을 키워준다고 한다. 학교가 쉬는 재량휴업일에도 오전 10시부터 문을 열어 오고 싶은 아이들이 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간식은 손 센터장 등이 직접 재료를 사서 조리한다. “비용 부담을 더는 것도 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이 직접 만든 간식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가정 형편상 마음의 허기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한다. “서울시와 구청에서 지원받는 예산이 빠듯하지만 학부모 부담을 덜기 위해 운영비를 걷지 않는다. 학부모 부담이 없는 곳은 아마도 우리가 유일할 겁니다.”
별난교실의 큰언니 격인 강나라(장곡초6)양은 “우리 별난교실은 방별로 규칙을 만들어 아이들끼리 잘 지키려고 하는 것이 좋은 점”이라고 소개한다. 연극 동아리를 만들어 상황극도 자주 한다. 강양은 이곳이 너무 좋아 중학생이 되면 봉사활동을 하러 오겠다는 다짐도 한다. 2학년 김예음양은 “학교에서는 모르는 사이였는데 여기 와서 혈액형이 같은 또래 3명이 친구가 됐다”고 자랑한다. 손 센터장은 “처음에는 센터 존재를 학부모님들이 잘 모르고 있었는데 지금은 많은 학부모가 이용 문의를 해온다. 대체로 거리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 지역별로 키움센터가 골고루 분포한다면 더 많은 가정이 키움센터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다른 구의 좋은 사례 서대문구 북가좌 우리동네키움센터(정원 25명)는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맞벌이, 한 부모 가정 자녀 위주로 돌봄활동을 펴고 있다. 노원구 상계8동 10단지 키움센터(정원 30명)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성동구의 성동3호점(25명)은 건물 1층에 영유아 부모 대상 복합놀이문화공간인 마더센터가 같이 있어 부모 커뮤니티 모임이 활성화돼 있다. 강남구의 태화아름드리(35명)는 정원을 초과할 정도로 수요가 높다.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의 공간을 활용하며 장애인 초등 돌봄반을 운영한다.
돌봄 신청 등 문의는 오는 11월까지는 각 자치구 담당부서 및 키움센터로 하고, 서울시 아이돌봄 포털(11월 개설 예정)이 구축되면 온라인으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서울시 우리동네키움센터는 10월 현재 13개 구에 29곳이 운영 중(표)이며, 내년까지 모두 222곳의 키움센터가 문을 연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400곳으로 늘려 집이나 학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안에 키움센터가 분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인우 선임기자 iwl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공부시간이 끝나면 놀 곳이 없는 우리 아이, 안심하고 맡길 곳이 없을까? 맞벌이나 한 부모 가정이라면 한 번 이상 했을 걱정거리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맘 놓고 맡길 곳이 부족하다. 학교가 파하는 오후 1~2시부터 부모가 집에 돌아오는 저녁 7~8시 사이에 아이는 학원이나 태권도장, 방과후 교실 등 사교육 장소를 돌지만 문제는 그 사이사이에 빈 틈새 시간이다. 혹시라도 안전사고 뉴스가 들리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그런 상황의 초등생 부모에게 올해 희소식이 생겼다. 서울시가 지원하는 ‘우리동네키움센터’가 내년도에는 크게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리동네키움센터는 초등학생들이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사이에 생기는 빈 시간에 돌봄선생님의 지도 아래 안전하게 놀며 교육활동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 중이다. 각 자치구청이 직접 운영하거나 민간전문기관이 위탁운영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데다 비용이 아예 없거나, 비교적 저렴하다. 이용 대상은 초등학생 전체로, 개인 일정에 따라 요일별, 일별 이용시간을 정할 수 있다. 정원 외라 하더라도 미리 센터에 등록해두면 긴급한 돌봄 수요 때 일시 이용도 가능하다. 이용료는 10만원 이내에서 센터별로 운영위원회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센터에는 자격을 갖춘 돌봄선생님과 관리자가 상주하며 교육·놀이·문화 프로그램을 함께 한다. 각 자치구에서는 우리키움참여단을 구성해 센터 운영 성과 등을 수시로 모니터링한다.
성북구 장위1동에 있는 우리동네키움센터 ‘별별재미난교실’(별난교실)을 사례로 운영 상황을 살펴봤다. 손민경 센터장의 소개를 종합했다.
성북구의 별난교실 운영 사례
골목길 안 단독주택을 개조해 사용하는 성북구 장위1동 우리동네키움센터인 ‘별난교실’에서 방과후 틈새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돌봄선생님들과 줄넘기놀이를 하고 있다. 실내는 보드게임방, 만들기방, 놀이방 등으로 나눠 아이들이 취미와 적성에 맞는 활동을 돌아가며 할 수 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다른 구의 좋은 사례 서대문구 북가좌 우리동네키움센터(정원 25명)는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맞벌이, 한 부모 가정 자녀 위주로 돌봄활동을 펴고 있다. 노원구 상계8동 10단지 키움센터(정원 30명)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성동구의 성동3호점(25명)은 건물 1층에 영유아 부모 대상 복합놀이문화공간인 마더센터가 같이 있어 부모 커뮤니티 모임이 활성화돼 있다. 강남구의 태화아름드리(35명)는 정원을 초과할 정도로 수요가 높다.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의 공간을 활용하며 장애인 초등 돌봄반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