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현대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쇼핑공간

강동구 암사종합시장

등록 : 2019-10-31 15:09

“한번 잡숴봐요~. 달달하고 맛있어요~. 잡숴봐.” 힘찬 목소리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상인 아저씨의 손끝을 바라보니 맛있게 익은 주황색 연시감이 열을 맞춰 진열대에 수줍게 놓여 있다.

파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청량한 가을, 강동구 암사동 유적지에서 열린 선사문화축제를 한 바퀴 순례하고 지하철역으로 오는 길에 ‘암사종합시장’이라고 쓰인 커다란 간판과 마주하였다. ‘암사종합시장’을 품고 있는 암사동은 한강이 흐르고 구릉지대가 넓게 펼쳐져 있어 예부터 사람들이 살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1978년 1월 당시 이곳 마을사람들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재래식 시장이 생겼고, 2008년 4월10일 정식적인 전통시장으로 등록하게 되었다. 그 다음해 9월 시설 현대화 사업으로 전통문화를 간직한 쾌적한 쇼핑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지금의 암사종합시장이 되었다.

높은 천장에 돔 형식의 아케이드를 설치하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장보기가 편하고, 특히 거친 아스팔트가 아닌 화강석으로 바닥을 시공해 다른 전통시장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물이 흥건한 바닥을 찾아볼 수 없이 깨끗하다.

또한 암사종합시장은 쇼핑 방향이 일직선으로 뻗어 있고 양옆으로 점포가 설치돼 있어 구경하기 딱 좋은 동선이다.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들이 평소 느꼈던 불편한 점을 파악해 세심하게 반영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시장을 걸어가다 보면 중간쯤에 눈에 띄게 커다란 엘이디(LED) 전광판을 볼 수 있다. 2015년 4월 지저분한 펼침막을 제거하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강동구가 나서서 전광판을 설치했다. 때마침 전광판 화면에는 암사동에서 활발히 진행 중인 ‘도시재생사업’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암사종합시장이 위치한 암사1동은 2014년 서울형 도시재생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뒤 ‘주민이 만들어가는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마을’을 주제로 주민 역량을 강화하고, 도시재생의 기반을 갖추는 여러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암사종합시장 활성화도 도시재생사업 중 하나이다.

“이웃 주민들끼리 서로의 안부를 묻고, 힘든 일 있으면 서로 도와주고 있어요.” 시장통에서 만난 한 상인의 말에서 시설은 현대화됐어도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공동체의식은 아직 남아 있음을 느낀다. 가슴속에서는 왠지 모를 훈훈한 감정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장 본 물건을 들고 다니기 힘들다면 암사종합시장에는 배송서비스도 받을 수 있으니 괜한 걱정은 안 해도 될 듯하다.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혹은 연인과 함께 ‘값도 싸고 인정도 넘치는’ 암사종합시장에서 힘찬 에너지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암사종합시장(www.amsamarket.com): 지하철 8호선 암사역 1번 출구 도보 5분 거리

이유미 강동구청 홍보과 언론팀 주무관, 사진 강동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