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in 예술

소위 여성성에 던진 질문

<로테르담> 출연 성수연

등록 : 2019-12-19 14:42

“관습적으로 생각해온 ‘여성성’과 ‘남성성’에 다른 질문을 던질 수 있을까?”

올해 초, 18년 만에 부활한 ‘백상예술대상 젊은연극상’을 수상한 성수연 배우의 행보가 궁금했다. 최근 무대에 올랐던 그의 전작들에서 ‘시대를 대변하는 주제를 무대 위에서 완벽하게 표현한다’는 평을 들은 만큼 그가 어떤 기준으로 작품을 선택하는지 물었다. 앞선 대답과 함께 그는 ‘관심 있는 문제를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한다고 대답했다.

이렇게 동시대성을 반영하는 그의 관심사는 여성과 남성에 구애받지 않는 캐스팅의 ‘젠더프리’로 제작된 남산예술센터의 올해 시즌 프로그램 <묵적지수>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동안 써왔던 것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몸을 연구하는 일이죠. 소위 남성적이라 여겼던 말과 표현이 여성의 몸을 통과하는 과정은 흥미로웠어요.” 이런 캐스팅 방식의 고민은 페미니즘의 형식과 주제를 드러낸 <망토>로, 한발 더 나아가 성소수자인 퀴어를 사실적으로 다룬 <로테르담>으로 이어졌다.

29일까지 나온씨어터에서 공연하는 <로테르담>(연출 진해정)은 스스로 레즈비언이라 생각했던 ‘앨리스’와 자신을 남자라 느끼고 있던 여자 ‘피오나’의 이야기인데, 피오나가 앨리스에게 말 못할 고민을 터놓으면서 발생하는 여러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여성이자 퀴어의 대상이 서사의 중심에 선 이 작품은 각자가 처한 상태를 마주하는 여성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처한 시의적 흐름’이 무엇인지 화두를 던지는 것이다.

데뷔 10년을 넘어섰지만 상업성보다 의미를 쫓는 작품성을 선택하는 그가 공연을 통해 관객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이렇게 밝혔다. “작품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누구에게는 친숙한 주제인데 어떤 분들에게는 낯선 이슈일 거예요. 우리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 여겼던 사랑의 여러 방법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 성수연은 중앙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했다. 주요 출연 작품으로는 <망토>(2019), <묵적지수>(2019), <액트리스원-국민로봇배우1호>(2019), <이번 생에 페미니스트는 글렀어>(2018), <러브스토리>(2018), <비포애프터>(2015) 등이 있다. 수상 경력으로는 ‘제8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신인연기상’(2015), ‘제52회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자상’(2016), ‘제55회 백상예술대상 젊은연극상’(2019)이 있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