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양극화 극복·격차 해소 위한 예산 확대에 힘 실을 것”

연중기획 서울 시민, 서울시의회에 묻는다! ⑩ ‘혁신 통한 행정역량 강화’ 이끄는 행정자치위원회

등록 : 2019-12-19 15:15
‘청년청, 서울민주주의위원회,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 서울시의 혁신적인 실험이 이어지면서 잇따라 만들어진 관련 조직들이다. 이런 조직들의 제도적 기반은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마련해준다.

행정자치위원회는 상임위원회 가운데 소관부서가 가장 많다. 시의 17개 실·국과 출연기관을 맡고 있다. 서울혁신기획관, 비상기획관, 스마트도시정책관, 민생사법경찰단, 행정국, 재무국, 평생교육국, 인권담당관, 인재개발원, 감사위원회, 서울디지털재단,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서울장학재단, 평생교육진흥원 등이다.

지난 1년여 동안 행정자치위원회는 시민의 편익과 권익을 높이기 위한 의정활동을 펼쳤다. 조례 제·개정안 104건(시의원 발의 70건), 공유재산 관리계획 심의 59건 등 255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올해 행정사무감사에서는 256건의 시정과 처리를 요구했고 42건을 건의했다. 특히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서울민주주의위원회 등 서울시 혁신정책들의 제도화에 집중해왔다.

<서울&>과 (사)시민의 연중기획 ‘서울 시민, 서울시의회에 묻는다’의 열 번째이자 마지막인 행정자치위원회 좌담회는 11일 오후 중구 서울시청 간담회장에서 열렸다. 좌담에는 문영민 위원장(양천2), 송재혁 부위원장(노원6), 이세열(마포2)·이동현(성동1) 시의원이 참석했다.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시민 패널인 박수정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이 사회를 맡아 100분간 진행했다.

12월11일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시의원 4명이 좌담회에 앞서 시민 패널과 중구 서울시청 입구 안내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송재혁 부위원장, 문영민 위원장, 박수정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이동현·이세열 시의원. 행정자치위원회는 서울시 행정 역량 강화를 통해 시민의 편익과 권익을 높이는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문영민

문영민 위원장(양천2)


공무직 처우와 근로조건 개선 위해

공청회로 갈등 조정하고 조례 만들어

송재혁

송재혁 부위원장(노원6)

도시생활에 필요한 기초능력 갖추게

성인 문해교육 지원 조례 발의·제정

이세열

이세열 시의원(마포2)

청년공간 운영·민방위 통지서 전달

문제점 찾아 행정감사 때 개선 요구

이동현

이동현 시의원(성동1)

강남·북 교통·교육·정보 격차 심각

‘공유·공감’하는 일자리 되도록 노력


시민 패널 박수정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공공서비스 사각지대 있는데

개선하기 위한 시의회 노력은


사회 연말 행정사무감사에 예산 심사로 바쁘겠다. 지난 1년여의 의정활동에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일을 꼽는다면.

문영민 지난 9월에 제정된 ‘서울시 공무직 채용 및 복무 등에 관한 조례’다. 상시적·지속적 업무를 하지만, 기간을 정하지 않고 근로계약을 맺는 공무직의 고용안정을 골자로 하는데 정말 논란이 많았다. 조례를 통해 이들의 권익보호, 체계적인 관리와 차별적 처우 금지를 제도화했다.

2천여 명에 이르는 공무직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였는데, 서울시공무원노조가 반대하고 있었다. 공청회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간극을 좁혀 합의점을 찾아갔다. 민생실천위원회 시의원들과 공동 발의해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상위법령이 국회 계류 중이라 서울에서 공무직의 고용안정과 권익보호를 위해 앞서 행동한 셈이다. 조례가 법령을 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자치의 적극적인 역할을 보여줬다. 힘든 일이었지만 더없이 뿌듯하다.

송재혁 약 40만 명의 서울 시민이 글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정보화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을 위해 성인 문해교육 지원 조례를 만들어 지원 사업 예산을 배정했다. 정보화 사회에서 문해는 한글을 읽고 쓰는 걸 넘어 스마트폰 활용이나 무인기기 사용 등 디지털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도시 생활에 필요한 기초생활능력을 갖추는 지원 사업의 추진 근거를 마련하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

이세열 청년을 위한 공간 운영 개선을 제안했다. 지난 9월 대방동 무중력지대를 방문해 현황을 살피고 설문조사를 했는데, 인근 청소년들의 인지도와 이용자 만족도가 낮게 나와 깜짝 놀랐다. 이번 행정사무감사 때 청년 공간 운영 활성화를 위한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을 요구했다. 민방위 훈련 통지서 전달 방법을 개선한 점도 나름의 보람 있는 성과다. 1만2천 명의 통장(민방위대장)이 일일이 집을 방문해 전달하는 것에서 내년부터는 모바일 인증을 통한 전자고지 제도가 확대 시행된다.

이동현 서울시가 바라보는 미래세대는 청년에게 집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청소년에게는 관심이 부족해 보인다. 관련 공청회에 참여하고,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의미 있는 결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예산 예비심사 때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지적했다.

사회 공공서비스 사각지대가 적잖다. 어떤 분야에서 어떤 노력을 하는지 궁금하다.

송재혁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찾동) 사업은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서울시의 혁신정책이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서울특별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조례가 제도적인 추진 동력을 강화하고 각 자치구의 실행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가 만든 청소년 시설(56곳) 운영에도 개선이 필요하다. 시설들은 재수탁을 받기 위해서는 시의 평가에 맞춰야 하기에 경직적으로 운영되는 점이 있다. 지난 9월에 평가지표 개선 토론회를 열었고 구조적인 문제부터 고쳐가려 한다. 시립청소년시설들이 지역 청소년들에게 참여와 성장을 지원하는 기능을 회복하도록 개선 방향을 잡고 있다.

이동현 학교 밖 청소년의 경우 이들이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개인정보 처리 방침과 상충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실태를 조사하고 ‘서울특별시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강동길 의원 발의) 제정을 통해 비인가 교육시설에 있는 청소년을 돕는 길이 마련되기도 했다. 학교 안팎의 청소년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예산도 늘려가고 있다.

사회 민간위탁 방식의 중간지원조직이 여러 분야에 있다. 민간위탁기관과 행정의 적절한 역할 배분은 어떻게 보는지.

이동현 상하관계가 아니라 파트너라고 본다. 청소년 시설들의 경우 평가를 잘 받기 위해 관리에 집중하다보니 정체성과 지역사회에서 목표를 잃어버리는 문제점이 있다. 평가 기준이 법인의 정체성과 맞지 않으면 수탁하지 않을 수도 있어야 한다. 지방에서는 청소년 시설의 경우 재단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고 만족도도 높다.

송재혁 한 법인이 시설을 여러 개 수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곳과 위수탁이 이뤄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선정기준과 평가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실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지표로 바뀌어야 한다. 청소년 시설에 대한 평가지표 개선 여지는 있다. 토론회 때 관심이 많은 걸 확인했다. 위수탁에서 이제는 분담이 아니라 수수료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사회 시의회 홈페이지에서 의사록 등을 봤는데 공개 정보는 여전히 적어 보인다. 시민들은 알고 싶은 게 많은데 시의원을 만나 물을 기회는 적다. 시의회의 정보가 더 많이 공개되었으면 한다.

송재혁 시의회의 정보공개 시스템은 국회의 시스템에 견줘도 뒤지지 않고 좀더 앞선 면도 있다. 아직 잘 알려지지 못한 것 같다. 홍보의 고민이 있다.

이동현 시의회 정보공개에 실시간 제공이 아닌 게 적잖다. 소프트웨어가 못 따라가는 점이 문제다. 그런데 시민들은 여기에 예산을 쓰는 걸 원하지 않는다. 시민들이 정보공개를 요청할 때 법적으로 문제가 되어 비공개 처리되는 정보가 있는 점은 이해를 바란다.

사회 시의회 정보를 손쉽게 볼 수 있게 접근성이 좋아지고 양질의 콘텐츠가 생산될 수 있으면 한다. 그리고 더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과 소통하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임기 동안 의정활동에서 어떤 점에 힘을 쏟을 건지 말해달라.

문영민 위원장으로서 조화롭게 집행부와 위원들의 합의점을 끌어내는 역할에 충실하려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혁신은 엄청 힘든 일이다. 새로운 일을 하는 데엔 시행착오가 생기기 마련이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 등 논란이 적잖다. 집행부가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가며 추진했으면 한다.

송재혁 강남·북 지역 양극화 해소에 관심이 많다. 역대 서울시장들이 지역 양극화 해소 정책을 펼쳤지만 개선 속도가 더디다. 경제적 타당성(B/C) 값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정보 양극화도 심각하다. 공공와이파이 등 생활 속 지원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 문해교육 활성화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져야 한다. 중점을 두고 하는 일은 지역의 교육환경 개선이다. 다양한 능력을 개발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양극화 해소의 길이라고 본다.

이세열 자치구 공무원일 때 지역 학교의 시설 개보수 지원을 제안했다. 2003년 몇천만원 수준에서 지금은 해당 자치구 관련 예산이 40억원 이상으로 늘었다. 학교, 지역, 청년, 공동체가 함께 추진하는 서울혁신교육지구 사업이 잘 추진되도록 힘쓰겠다.

이동현 격차 해소를 위한 공유·공감을 열쇳말로 잡고 있다. 지금처럼 행정이 공공재 사용을 강요하는 원하지 않는 공유를 굳이 해서는 안 된다. 공유에 대해서 방향성을 다시 잡아야 한다. 공감도 마찬가지다. 제 지역구인 성동구는 집값이 높아 여유가 있다고 하는 데 그렇지 않다. 버스 노선이 부족한 곳이 많다. 뉴딜 일자리 수도 줄고 있다.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교통과 일자리 정책이 되어야 한다. 집행부가 정책을 제대로 잡아가는 데 힘을 보태려 한다. 위원들과 함께 격차 해소를 위한 예산 확대에 힘을 실으려 한다. <끝>

정리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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