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4일 성동구 용답역 근처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주민들이 10m 떨어진 주변 담벼락에 설치된 소화기 한 대로 긴급 진화에 나서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했다.
화재를 진압한 용답동 주민 옥용숙(66)씨는 “이 작은 소화기 하나가 우리 집뿐 아니라 이웃을 구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용답동 곳곳에 빈틈없이 소화기가 설치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용답동 주민센터에 말했다. 옥씨의 바람은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성동구(구청장 정원오)가 4일 구의 대표적인 주택 밀집 구역이어서 골목길이 많은 용답동의 골목 전봇대, 집 담벼락 등에 투명 보관대로 만들어진 ‘보이는 소화기’(사진) 총 41대를 추가 설치했다.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골목에 초기 화재 진압만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용답동 주민자치회는 주택가 좁은 골목 내 화재 발생의 심각한 피해를 우려해 화재 발생 초기 진압을 위한 골목 내 소화기 설치를 제안했다.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투명한 유리박스 보관함으로 소화기를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이에 따라 동 주민센터는 구 예산을 투입해 6월 골목 곳곳 집 담벼락과 주요 장소에 모두 30대의 ‘보이는 소화기’를 설치했다.
주민들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올해는 용답동 주민자치회와 골목협의체도 힘을 보탰다. 구와 두 단체 예산으로 총 41대의 소화기를 추가 설치한 것이다. 또한 그동안 전봇대에 소화기 설치를 반대했던 한전을 끈질기게 설득하고 협의해 그중 30대는 골목의 주요 위치에 있는 전봇대에 설치했다.
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사진 성동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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