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초고령화 사회 대비 “브랜드화한 유료 노인복지관 건립 필요”
서울연구원 정책제안 “노인복지관 운영, 새로운 노인 특성에 맞고 지역 활성화할 수 있게 변화돼야
등록 : 2020-01-02 15:41
베이비부머 올해부터 노인세대 진입
자아실현·재취업 수요 늘 것 예상돼
은퇴 뒤 지역사회 연착륙 돕는 곳 돼야
유료화 등으로 서비스 질 제고 바람직
2020년부터 이른바 베이비붐 1세대(1955년~1960년대 초반 출생 인구)가 처음으로 65살 노인 인구에 진입한다. 2025년께에 이르면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의 노인복지관에 대한 인식 변화 및 기능 재설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연구원은 최근 ‘노인복지관, 초고령사회 새로운 역할 기대-자치구별 특성 반영해 기능 재설정 필요’(연구 윤민석·문진영) 제목의 정책 제안을 통해 향후 노인복지관의 기능을 “자치구별 특성을 반영해 재설정해야 한다”며 “기존 지역사회 유관기관과 공고한 협력체계를 유지하면서 고령인구의 다양한 욕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능을 변화할 것”을 제안했다. 연구보고서는 이를 위해 서울시가 운영하는 노인복지관의 일부 서비스를 유료화하고 노인복지관 자체를 브랜드화해 서울케어와 같은 복지시스템에 포함해야 한다고 봤다.
노인복지관 이용 실태 노인을 위한 복지시설로 대표되는 노인복지관에 대한 인식과 이용률의 변화는 노인 욕구의 변화를 보여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서울 노인의 15.9%가 노인복지관을 이용했으나, 이용률이 해마다 줄어서 2017년에는 9.4%로 낮아졌다. 이용 욕구도 46.4%에서 29.7%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용률 감소가 노인복지관의 필요성이 줄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연구를 한 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 윤민석 연구위원은 “머지않아 노인복지관 이용 주체가 될 베이비붐 세대는 앞선 노인 세대와 달리 자아실현, 건강 유지, 재능 활용 등의 목적으로 재취업을 희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있다”며 “앞으로 설립될 노인복지관은 경제적인 여유가 더 있고 적극적인 노인이 자아실현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신개념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신개념 노인복지관이란
앞으로 설립될 노인복지관은 기존 지역사회 유관기관과 공고한 협력체계를 유지하면서 다양화하는 노인 욕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특성에 맞는 기능’과 ‘지역을 활성화하는 기능’ 두 가지 방향에 변화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노인복지관 기능 재설정
전통적으로 노인복지관은 주로 저소득층 취약 노인을 대상으로 운영되어왔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노인복지관이 여전히 무료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고, 경제력이 낮은 사람들이 노인복지관을 이용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는 경제력과 정보력, 기동성을 갖춘 새로운 노인의 노인복지관 진입을 어렵게 한다. 따라서 향후 노인복지관은 기존 노인 복지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 노인과 함께 다양한 노인의 욕구를 충족하는 기능이 새롭게 요구될 것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제공자 중심에서 지역사회 욕구 중심으로 노인복지관 기능의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또 커뮤니티케어, 돌봄SOS센터와 같이 노인을 위한 커뮤니티센터로서의 기능을 수행해 지역 내에서 스스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향후 노인복지관은 “노인이 자신의 재능, 기술, 지식 등을 가지고 지역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고, 은퇴 뒤 자신이 살던 지역사회에 연착륙할 수 있게 중간 기관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능 재설정에 따른 운영 변화
우선 새로 짓는 노인복지관은 해당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지어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지역의 욕구와 특성을 면밀하게 조사 검토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보고서는 “설립 단계부터 노인의 다양한 욕구와 특성을 고려한 건축이 되어야 하고 불필요한 사업의 폐지와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해당 지역 노인들이 복지관 설립 단계부터 구현 단계까지 참여한 홍콩의 사례를 제시한다. 노인복지관 운영 평가 방식도 기능 재설정에 맞게 바꿔야 하며, 인력 운용은 직접 서비스 기능을 줄이는 대신 지역주민의 참여와 아웃리치(지역주민에 대한 기관의 적극적인 봉사 활동), 전문성을 강화한 사업 등에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부 서비스의 유료화
현재 대부분의 노인복지관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되는데, 이 때문에 서비스의 질 저하가 문제가 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 제주도노인복지관이 월 1만원의 유료회원제를 시도해 성과를 보는 것처럼, 새로운 노인 인구에 등장에 맞춰 “지역과 이용자 특성에 따라 서비스 일부에 실비 수준의 프로그램 이용료를 부담하게 해 서비스 질 제고와 기관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노인복지관의 브랜드화
기존의 노인복지관이 가진 전통적인 노인 시설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해 명칭을 바꾸기를 제안한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노인복지관을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해 전 지역 노인복지관을 어디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특히 이용 혼란을 줄이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케어와 같이 브랜드화하거나 서울케어 프로그램에 포함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
윤 연구위원은 “베이비붐 세대의 노령화에 대비하려면 먼저 기존의 일괄적인 노인복지관 운영 기준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농어촌이나 중소도시와는 다른 서울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노인복지관 운영이 가능하도록 정부 정책을 펴나가야 할 시점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이번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인우 선임기자 iwlee21@hani.co.kr
6·25 휴전 뒤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맏이인 1955년생이 올해로 노인인구에 편입된다. 우리나라는 2025년께 전체 인구의 20%가 65살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가 된다.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추고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새로운 유형의 노인 세대 출현을 앞두고 노인복지관의 개념과 기능을 새롭게 재정립할 필요가 대두되고 있다. 연합뉴스
노인복지관 이용 실태 노인을 위한 복지시설로 대표되는 노인복지관에 대한 인식과 이용률의 변화는 노인 욕구의 변화를 보여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서울 노인의 15.9%가 노인복지관을 이용했으나, 이용률이 해마다 줄어서 2017년에는 9.4%로 낮아졌다. 이용 욕구도 46.4%에서 29.7%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용률 감소가 노인복지관의 필요성이 줄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연구를 한 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 윤민석 연구위원은 “머지않아 노인복지관 이용 주체가 될 베이비붐 세대는 앞선 노인 세대와 달리 자아실현, 건강 유지, 재능 활용 등의 목적으로 재취업을 희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있다”며 “앞으로 설립될 노인복지관은 경제적인 여유가 더 있고 적극적인 노인이 자아실현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신개념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