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요리의 시작이자 끝
등록 : 2016-06-16 14:02 수정 : 2016-06-17 10:17
부추무침과 근대쌈
요리 초보 시절에는 사실 채소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불행하게도 ‘고기’와 ‘사시미’만 보인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채소가 어느 순간 확 눈에 띈다. 채소의 무궁무진한 맛에 반하게 되는 것이다. 초보자들이 채소를 다루기에는 샐러드만 한 게 없다. 물에 씻어 소스만 뿌리면 되니 속전속결이 가능하다. 샐러드로 승부해 보고 싶다면 아스파라거스를 추천한다. 아스파라거스는 살짝 데치거나 버터·오일에 볶아서 쓴다. 3000~4000원이면 2인분을 살 수 있다. 아삭한 질감과 독특한 향이 있어 샐러드는 물론 고기·생선 어떤 요리와도 어울린다. 쌈은 우리나라의 멋진 채소 요리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쌈채소가 지천이다. 쌈은 밥이나 고기와 함께 먹을 수 있어 한끼로도 요긴하다. 나는 근대를 특별히 더 좋아한다. 근대는 아욱·머위·호박잎처럼 줄기 껍질을 벗길 필요가 없는데다 국·볶음에 넣어도 맛난 팔방미인이다. 심지어 파스타에 넣어도 근사하다. 소금을 넣고 10초만 데쳐 물을 살짝 짠 뒤 쌈을 싸 먹으면 된다. 잎이 어른 손바닥보다 커 쌈의 모양을 내기도 좋다. 특유의 향과 질감이 좋아 고기를 넣지 않고 쌈장만 얹고 싸 먹어도 맛있다. 근대를 할 줄 알면 머위쌈밥·양배추쌈밥에 도전해 보자. 샐러드와 쌈밥, 여기에 파스타까지 놓으면 제법 근사한 코스 요리가 된다. 글·사진 권은중 <한겨레> 기자 details@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