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의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에서 관제요원들이 모니터링하고 있다. 노원구 제공
1월30일 새벽 1시쯤. 노원구의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관제센터)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지켜보던 관제요원의 눈에 수상한 장면이 잡혔다. 한 남자가 아파트 상가 앞에서 두리번거리며 지나가는 사람을 살펴, 관제요원은 CCTV를 확대해 이 남자의 동선을 따라가며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15분쯤 뒤 모자를 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또 다른 남자가 나타났다. 두 사람은 비닐봉지와 현금을 주고받았다. 10분 뒤 둘이서 담배 하나를 번갈아 나누어 피우는 모습과 잎사귀로 보이는 물체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잡혔다.
대마초 거래를 의심한 관제요원은 바로 센터에 상주하는 경찰관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관은 112 종합상황실과 상가 인근 지구대에 연락했다. 출동한 경찰관들이 현장에서 검문해 마약 구매자와 판매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기초자치단체 CCTV 관제센터에서 마약사범을 검거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는 2011년 문을 연 뒤 사전 범죄 예방은 물론이고 현행범 검거도 여러 차례 했다. 2014년 오토바이 도둑과 노상 살인 피의자를 검거했고, 2018년 자전거 열쇠를 풀어 절도를 시도하던 5명도 잡았다. 지난해엔 편의점 유리창을 부수고 금고를 훔쳐 달아나는 용의자와 택배 물품을 뺏은 사람을 검거했다. 센터는 지난해까지 총 7137건의 범죄인 검거와 사전예방 실적을 냈다. 지난해엔 서울지방경찰청의 ‘2018년 하반기 최우수 CCTV 관제센터’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노원구에는 학교 주변·통학로, 공원 등에 총 1990대의 CCTV가 설치돼 있다. 센터에는 노원경찰서에서 파견된 경찰관 4명과 16명의 모니터링 요원이 4조 3교대로 24시간 CCTV를 모니터링하며 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신속한 조치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자치구 CCTV 관제센터는 범죄예방과 사건 발생시 신속하게 대응해 구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중추적 역할을 하는 곳”이라며 “구민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범죄예방을 위한 시설과 인력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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