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20세기 혁신예술가 에셔의 작품 가상현실로 다시 보기

환상의 에셔전: EX!T–에셔의 방(~4월30일)

등록 : 2020-03-12 14:30

“평평한 바닥은 천장이 될 수 있을까?” “계단을 오르면 더 높은 평면에 도달할 수 있을까?” “달걀 반쪽도 빈 껍질의 반쪽이 아닐까?” 20세기를 대표하는 판화가이자 드로잉 화가, 그래픽 디자이너인 혁신예술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1898~1972)가 평생 448점의 판화와 2천여 점의 드로잉을 남기면서 고민했던 질문이다. 스스로 “언제나 수수께끼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고 고백한 그는 철저하게 수학적으로 계산된 선을 이용해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작품을 만들었다. 초현실주의 작가를 대표하는 에셔는 자연 풍경을 실재 불가능한 형태로 재구성했으며, 그림에 기하학적인 문양을 도입하기도 했다. 그만의 패턴이 반복되며, 공간의 환영을 표현하는 그의 작품은 “수학과 과학을 잇는 미술로서 가치가 입증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렇듯 에셔만의 독창적인 세계가 낱낱이 공개되는 ‘환상의 에셔전: EX!T에셔의 방’이 4월30일까지 서울웨이브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에셔의 방’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여기엔 그래픽 디자인, 판화 에디션, 아카이브 영상과 가상현실(VR) 체험을 비롯해 특별히 제작된 대형 오브제(예술 작품에 쓰인 상징적 물건) 설치작품까지 다양하게 공개된다. 그가 작품을 통해 표현했던 원리는 마치 수수께끼 풀어나가듯 전시장을 꾸몄다. 그동안 낯설게 느껴졌던 테셀레이션(타일링·쪽 맞추기), 뫼비우스의 띠, 펜로즈 삼각형(펜로즈가 고안한, 실제로는 불가능한 입체)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무엇보다 20세기의 독창적인 작품을 21세기의 기술로 재해석한 가상현실 작품은 기존에 단순히 미술품을 감상하는 방법에서 벗어나 차원이 다른 방식으로 에셔를 느낄 수 있다. 20세기가 낳은 세계적인 작품들과 서울의 상징이 된 한강의 선상 위에서 펼쳐지는 서울웨이브아트센터의 만남은 관람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겨줄 것이다. 색다른 영감을 얻기 위해 스튜디오를 떠나 전세계를 돌아다녔던 에셔처럼 전통적인 화이트 큐브를 떠나 물 위에서 펼쳐지는 전시를 통해 에셔가 전하고 싶었던 환상의 메시지를 체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장소: 서초구 잠원동 서울웨이브아트센터 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 관람료: 1만2천원(성인), 9천원(청소년), 7천원(어린이) 문의: 02-784-2117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