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온기로 따뜻한 위로를 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코로나19는 거리를 두고 잠시 멈춰 서기를 강요한다. 잠시 멈추고 격리된 코로나19 속 우리 일상과 달리 꽃들의 일상은 격리도 되지 않고 멈춤도 없는 모양새다.
중랑구(구청장 류경기)의 중랑장미공원은 올해도 어김없이 활짝 핀 꽃들로 향기가 그득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공포 속에서도 계절의 뜻은 어쩔 수 없는지 추위가 가고 하나둘씩 꽃봉오리가 터졌다. 바람은 아직 차갑지만 햇살은 따뜻하다. 터진 꽃봉오리가 그저 감사하고 기특한 계절이다.
중랑천을 옆에 두고 있는 중랑장미공원은 이름에 장미가 들어간다고 해서 장미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봄에는 중랑천 길 따라 벚꽃이 만개하고 산책로 변으로는 노란 유채꽃밭도 있다. 그득하게 핀 유채꽃은 꾸미지 않은 자연의 포근함을 느끼기에 안성맞춤이다. 여름에는 백일홍, 가을에는 코스모스 등 계절별로 꽃씨를 파종해 중랑천 둔치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사계절이 주는 자연 풍경을 선사한다. 그야말로 꽃들의 향연이다.
중랑장미공원을 걷기 위해서는 7호선 중화역 4번 출구 또는 먹골역 7번 출구로 나와 163번길을 따라 걸어 중랑장미공원 입구로 들어오면 된다. 입구를 지나 길을 걷다보면 중랑천 제방이 보인다. 다시 중랑천 제방을 따라 걷다 보면 20만여 그루의 장미를 보게 된다. 이곳에서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장미터널도 만날 수 있다.
1천만 송이 장미가 중랑천 묵동교~장평교 5.15㎞ 장미터널을 배경으로 펼쳐져 5월이 되면 중랑천 어느 곳에서도 아름다운 장미를 볼 수 있다. 장미터널 속 장미는 봄날의 정취를 느끼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거리는 가을철에도 다시 장미로 물든다. 15~27도에서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사계장미 덕분이다. 장미, 단풍, 코스모스가 한데 어우러진 이색적인 풍경으로 걷고,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중랑장미공원에선 꽃 향기뿐만 아니라 예술의 향기도 느낄 수 있다.
수림대공원은 장미여신 등 여러 조형물이 아름답게 배치돼 꽃과 잘 어우러져 있다. 특히 밤에는 꽃이 불빛과 어우러져 그 아름다움을 한껏 뽐낸다. 또 장미터널 속 인문예술 쉼터도 만날 수 있다. 로즈갤러리에서는 명화 속 장미를 주제로 3월부터 매월 국내외 유명 회화를 선보인다. 마치 예술관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지금은 잠시 멈추어야 할 때, 코로나19의 위협이 사라지고 서로의 입김과 온기를 느끼며 중랑장미공원을 만날 수 있는 그날이 속히 오기를 고대한다. 꽃들의 시간이 더디 가길 바라는 2020년 봄날이다.
정수현 중랑구청 홍보담당관 주무관, 사진 중랑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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