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서울시가 자율주행·로봇택배 세계 최초 상용화할 것”

서울시, 6월부터 상암동 일반도로에서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 10대 시범 운행

등록 : 2020-05-28 15:00 수정 : 2020-05-28 15:01
작년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조성 이어

완전 자율주행 목표에 한발 더 다가서

운전면허 없어도 `차별 없는 이동 가능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들 전환점”

‘스마트 모빌리티 세계 표준 제시’ 목표

서울시는 12일 오전 상암 문화광장에서 마포구 등과 함께 ‘자율주행 모빌리티 실증’ 발대식을 했다.

면허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로 호출하면 차량이 현재 위치까지 찾아와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하게 해준다면 어떨까. 이뿐만이 아니다. 차량 스스로 빈 주차 면을 찾아 주차하는 대리주차에서부터, 차량이 다니지 못하는 지역으로 물품을 배달하는 로봇 등이 실생활에 등장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마포구 상암 일대에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를 조성하고, 같은 해 9월부터 25개 산학연과 함께 도심 자율주행 차량을 시범 운행해왔다. 이 실증에는 ‘테스트베드 서울’ 산업에 선정된 엘지(LG)유플러스, 언맨드솔루션, 컨트롤웍스 등 7개 기업과 연세대, 한양대 등 2개 대학교가 참여해 전문성을 더했다.

자율주행 전문 기업 언맨드솔루션의 자율주행 셔틀버스.

이른바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가 열렸다. 교통수단과 친환경·디지털기술이 융합된 이동 서비스를 뜻하는 스마트 모빌리티의 핵심은 바로 `차별 없는 이동’이다. 이유인즉 지금까지의 이동서비스는 운전면허가 없거나, 몸이 불편한 교통약자 등은 이용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스마트 모빌리티는 운전을 직접 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스마트폰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지 자율주행 차량을 통해 이동할 수 있다. 몸이 불편한 이들도 제약 없이 저렴하고 편리하게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추가 통행 없이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이루어지는 통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람의 이동뿐만이 아니다. 물류(택배), 청소, 제설 등 이동의 개념을 넘어 물류와 공공서비스에서도 스마트 모빌리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 역시 모바일을 통해 호출·예약·결제가 간편하게 이뤄진다.

실제로 업계 전문가들은 기존의 자가용, 대중교통(버스·지하철)뿐만 아니라 공유 차량, 자전거 등 가용한 모든 교통수단을 디지털 기술로 통합하게 될 전망이라고 내다본다. 특히 스마트 모빌리티에서 자율주행 기술의 필요성이 강조된 건 이미 세계적인 추세라고 한다.

다만 자율주행 차량의 안전성을 확보해 시민 일상에 제대로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시범 운행을 통한 데이터 축적, 학습,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다. 기상 상태가 좋지 않거나 역광이 비치는 신호등 색상을 100% 인지하는 기술이 아직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목적지만 입력하면 핸들이나 브레이크 등에 대한 어떠한 조작도 필요 없는 수준의 `완전 상용화’를 `레벨 5’로 봤을 때, 미국자동차협회 기준에 따르면 현재 도심에서 자율주행을 실증하는 단계는 `레벨 3’ 또는 `레벨 4’ 초기에 머물러 있다. 현재의 자율주행 기술은, 단순히 무인운전에서 한발 나아가 호출하면 오는 자율주행 공유 모빌리티(이동서비스), 실시간 수요 응답형 셔틀버스 등으로 발전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을 레벨 4 이상으로 확보하기 위해 도심에서의 시범 운행과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라고 한다. 단순히 운전·판단(조향·브레이크)·제어기술뿐만 아니라 신호등을 정확히 인지해 운행을 결정하는 등 교통시설을 운전자와 같이 인지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자동차 제어기술업체 컨트롤웍스의 G80 자율주행 대리주차.

이에 서울시는 6월부터 마포구 상암동 일대의 일반도로에서 운전자 없이 움직이는 자율주행 셔틀버스 3대, 승용차 4대, 배달로봇 3대 등 총 10대를 시범 운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는 통제되지 않는 복잡한 실제 도로에서 실증한다. 6월8일부터 서울 교통정보 누리집(http://topis.seoul.go.kr)에 신청하면 일반 시민도 탑승해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셔틀버스는 6호선·경의중앙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상암 문화방송(MBC) 사옥 등 3.3㎞ 구간을 주행한다. 이밖에도 승용차 4대 중 2대는 무인운전 공유 차량으로, 2대는 자동 주차 시스템 시험용으로 운용된다. 이때 공유 차량의 경우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호출하면 승객 위치로 찾아와 목적지까지 자율주행으로 운행된다. 직접 운전하지 않기 때문에 면허가 없어도 이용할 수 있다. 대리주차 차량은 휴대전화를 조작하면 차량이 스스로 빈 곳을 찾아 주차하는 방식이다. 배달로봇 3대는 차량 운행이 어려운 지역에서 집이나 상가 앞까지 물건을 옮기는 기능을 갖췄다.

한편 안전사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서울시는 도로에 투입된 자율주행 차량에 0.1초 단위로 신호등 색상과 신호가 바뀌기까지 남은 시간을 5G로 전송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시스템 오류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면서 도심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강남에서도 현대차와 함께 내년 2월까지 최대 15대의 자율주행 차량을 투입해 실증을 마치고, 내년 11월에는 교통약자 등을 위한 자율주행 택시와 공유 차량 시범 서비스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이와 관련해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친환경 스마트 모빌리티로의 전환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로 접촉하지 않는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며 재택근무, 온라인 쇼핑이 주류가 됐고, 자연히 교통에서는 스마트 모빌리티에 대한 필요가 더 커졌다는 설명이다. 황 실장은 “교통의 패러다임이 이동을 위해 이용하는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닌, ‘서비스’로서의 모빌리티로 변화할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위기를 이런 기회로 만들어나갈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언맨드솔루션 배달로봇.

앞으로 서울시는 시민의 삶에서 운전을 해방하고 교통사고를 억제하는 등 생활 속 여유와 안전을 선사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발대식을 계기로 전세계에서 가장 앞서 도심 자율주행 모빌리티를 상용화하고,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비대면) 모빌리티’를 조기에 안착시켜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황 실장은 “서울시가 세계적인 미래 교통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며 “자율주행, 로봇택배, 무인드론, 스마트 파킹 등을 가장 먼저 상용화해 세계 시장에 표준을 제시하는 친환경 스마트 모빌리티 혁신 도시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포그니 기자 pognee@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