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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의 무대, 백인제 가옥 가 보셨나요?

등록 : 2016-06-30 13:39 수정 : 2016-07-01 11:51
장수선 인턴기자 grimlike@hani.co.kr
서울 종로구 북촌은 한옥 마을의 대명사다. 1000채가 넘는 한옥이 있으니, 조금 과장하면 눈에 보이는 게 죄다 한옥이다. 하지만 한옥이라고 다 똑같은 한옥일 수는 없다. 그냥 지나쳤다면 큰 아쉬움이 남을 ‘보석’ 같은 한옥이 여기저기 숨어 있다. 가회동 주민센터 옆 골목을 따라 50m가량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백인제 가옥(사진)이 그렇다.

백인제 가옥은 1913년 한성은행 전무였던 한상룡이 지은 서울 최고 부유층의 집이다. 북촌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2460㎡(745평)의 너른 터에 사랑채와 안채, 행랑채, 별당채 등이 자리잡고 있다. 압록강 흑송으로 지은 이 집은 건립 시기가 일제 강점기인 탓에 당시의 전형적인 부유층 한옥과는 다른 특징들을 갖고 있다. 우선 사랑채와 안채가 구분되지 않고 복도로 연결돼, 문 밖으로 나가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또 다다미방이 있으며 붉은 벽돌을 많이 썼고 유리창도 많다. 무엇보다 사랑채에 2층이 있고, 안채의 부엌 위에도 작은 다락방이 있어 이채롭다. 엄밀히 말하면 전통 한옥과는 거리가 있는, 한옥과 일본식 주택의 혼합형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독특함 때문에 지난해 7월 개봉해 누적 관객 1200만 명을 넘긴 영화 <암살>의 촬영지가 됐다.

이 집은 한상룡에서 몇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가 1944년 백병원의 설립자였던 백인제에게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그 뒤 2009년에 서울시가 사들였고, 일부 시설을 보수해 2015년 11월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했다. 1월1일과 월요일을 제외하고 화~일요일에 누구든 공짜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2-724-0232)

백인제 가옥을 관리하는 이혁수 팀장은 “평일에 300명, 주말에는 700명가량이 이곳을 찾는다. 내국인이 80% 정도이고, 외국인이 20%쯤 된다”고 소개했다. 

글 정재권 선임기자 jjk@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