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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 나들가게, 자체 상표 쌀 인기”
자체 쌀 브랜드 ‘동네명작’ 만든 동작나들가게협동조합 김수일 상무이사
등록 : 2020-06-18 14:45
김수일 동작나들가게협동조합 상무이사가 11일 자신이 운영하는 상점 해피마트 앞에서 자체상품인 ‘동네명작’쌀을 들어보이고 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이렇게 만들어진 ‘동네명작’은 4㎏짜리 한 포대에 1만6천원에 판다. 품질 좋은 경기미가 1만4천원에 팔리는 데 견줘 다소 비싼 편이다. 하지만 대야농협에서 공급받은 쌀은 품질과 맛이 1년 내내 큰 차이가 없어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쌀의 품질은 품종뿐만 아니라 도정과 보관 방법에 따라서 큰 차이가 나죠. 대야농협은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우수한 도정 기계를 사용하고 보관 공정도 뛰어나 품질을 1년 내내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하지만 다른 곳은 수확한 뒤 몇 달만 지나면 맛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동작나들가게협동조합에서 판매하는 ‘동네명작’은 월 매출이 1200만원, 매년 조합에서 얻는 이익이 한 해 600만원 정도 된다고 했다. “사실 쌀장사가 이 정도 팔면 굶어죽기 딱 알맞죠.” 김 상무는 조합이 사회공동체적인 성격이 강해서 크게 수익을 내려고 집착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여러 가지 물건을 파는 동네슈퍼가 쌀을 팔아 이익을 내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동네슈퍼에서 만든 자체상품 중에서 ‘동네명작’만큼 지속성이 있는 아이템이 없죠. 우리는 손해 보지 않고 적지만 매달 꾸준히 수익을 내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동작구는 그동안 자체상품 개발을 위한 브랜드 컨설팅 비용과 소분기계 구매비를 지원했다. 구는 지난해 나들가게 지원사업이 종료됐지만, 나들가게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올해 1년 더 자체상품 활성화 지원 사업을 한다. 이를 통해 조합에서 사용하는 소형 쌀 포장지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라면, 커피, 세제 등은 세일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동네명작’은 다른 지자체에는 없는 세일 아이템이죠. 고급화해놓은 상품 가격을 떨어뜨리면 그만큼 세일 효과가 크죠. 구청 지원을 받아 마진 남기지 않고 팔 겁니다.” 동작구 나들가게 38곳은 6월15~19일 5일간 공동세일전을 개최한다. 1만6천원에 판매하던 ‘동네명작’ 4㎏짜리 한 포를 1만2천원에 팔고 구매 고객에게는 2천원 상당 사은품도 지급한다. 또 조합은 6월26일~7월12일 2주 동안 코로나19로 침체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한 ‘대한민국 동행세일’에도 동참한다. 김 상무는 나들가게가 규모가 작아 상품을 발굴하고 공급받는 데 힘이 든다며 어려움도 토로했다. 그는 “가격 경쟁력을 가지려면 좀더 싼값에 상품을 납품받아야 하는데, 나들가게에서 공동구매를 해도 규모가 작아 힘이 실리지 않는다”며 “200평 규모의 동네슈퍼 5개 정도만 모여도 제조업체와 협상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나들가게는 40평 이하로 제한돼 많이 모여도 큰 힘이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동작나들가게협동조합은 앞으로 ‘동네명작’ 품목을 견과류와 건어물 등으로 확대해갈 계획이다. 김 상무는 “나들가게 지원 효과를 많이 봤다”며 “앞으로 이런 지원이 더욱 강화돼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동네슈퍼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