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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카페’ 골목 당산골, 사람 냄새 ‘솔솔’

영등포구 당산동 ‘문화의 거리’의 변화

등록 : 2020-08-20 15:40

“이제 늦은 시간 밖에 나와도 무섭지 않아. 이젠 정말 사람 사는 곳 같아.”

당산동이 북적인다. 지글지글, 복작복작, 사람들 활기가 느껴진다. 어둡고 음침했던 골목에 빛이 들고 사람 사는 온기가 커져간다.

영등포구 당산로16길 ‘문화의 거리’. 더는 어둡기만 했던 유흥업소 밀집 지역이 아니다. 주민들이 삼삼오오 거리로 나와 함께 음식을 해 먹고, 책을 읽는 곳. 도란도란 마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곳. 당산골은 이제 사람 냄새 나는 거리가 되어 주민들 품으로 돌아왔다.

과거 이곳은 ‘카페형 일반음식점’ 41곳이 골목 양옆으로 늘어서 불법 영업을 해오던 소위 ‘나쁜 카페’ 거리였다. 하지만 지금의 당산동 골목은? 놀랍게도 절반 가까운 수의 카페가 영업을 접고 스스로 이곳을 떠났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모든 변화가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8월 현재, 당산골에는 아직 25개 업소가 남아 있지만, 이전과 다른 안전하고 밝은 거리로 확 바뀌었다.

변화의 바람은 주민들과 함께 시작되었다. 2018년 말, 밝은 거리 만들기에 뜻을 모은 당산1동 주민들이 거리로 나가 골목 환경 개선을 위한 캠페인에 나서고, 마을회의도 개최하며 변화를 주도해나갔다. 진정한 풀뿌리 주민자치가 이뤄지기 시작한 것이다.

구에서도 주민들 동력에 발맞추어 ‘당산골 문화의 거리 조성’ 계획을 세우고, 주민들과 공유하고 주민 스스로 꾸려나가는 커뮤니티 공간 마련에 힘을 기울였다. 임대 계약이 끝난 카페 자리를 구에서 임차해, 마을도서관과 주민 커뮤니티 공간, 청년기업, 사회적기업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하며 주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주민 공모를 통해 선정된 문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당산골 행복곳간’과 ‘당산커뮤니티’에서는 전문 강사를 초빙해 문화체험 강좌를 무료로 진행한다. 소규모 도서관인 ‘마을 도서관’ 2곳도 개관해 오가다 잠시 들러 책도 읽고,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주민사랑방으로 조성했다. 또한 구는 이 지역을 생활상권 기반사업 대상지로 선정해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손수가게’, 믿을 만한 위생관리와 식재료 사용을 보증하는 ‘믿음가게’도 지정하며 골목경제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당산골을 영등포 대표 문화거리로 도약시키고자 당산동 사진전, 영화 상영, 작품 전시를 위한 ‘당산동 갤러리’ 조성과 골목길 간판 등 경관을 개선하는 ‘아트테리어’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또한 올 하반기에는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보며, 야시장과 아트마켓 같은 지역주민과 입주자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와 문화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과거 당산동에는 해당화 나무가 많아 늦은 봄 골목을 색색이 물들여 놓았다고 한다. 지금의 당산동에도 꽃이 피었다. 주민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해당화처럼 예쁘고 환한 웃음꽃이 더욱 만발하기를 바라본다.

유민희 영등포구 홍보미디어과 언론팀 주무관

사진 영등포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