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기록적인 폭우에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서울의 일부 반지하 주택들도 침수 피해를 보았다. 통계청의 2015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서울엔 약 22만8400여 가구가 반지하 공간에 산다. 반지하 거주자들은 많은 비에 침수되지 않을까 밤잠을 설치는 날이 적잖았다.
영화 <기생충>을 계기로 사회적으로 반지하 주거에 관심이 높아졌다. 국토교통부가 주거 취약계층 주거지원 업무처리지침 개정을 추진했다. 주거 사다리 지원사업(공공임대주택 입주) 대상자에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거나 침수 피해 우려가 있는 반지하(지하층) 거주자를 추가하는 내용이다.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공공임대주택 입주 신청서 접수 뒤 1개월 이내에 위원회를 개최하되, 필요한 경우 서면개최로 대체할 수 있도록 규정도 완화했다. 개정안은 행정예고를 거쳐 7월29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은평구가 국토부의 업무처리 지침 개정에 따라 발 빠르게 반지하 거주 가구에 공공임대주택 우선 지원책을 내놓았다. 지난 14일 구는 반지하 거주자가 이주를 원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공공임대주택 이주를 우선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침수 우려로 이주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반지하 거주자 또는 최저주거기준에 못 미치는(전용 입식 부엌, 수세식 화장실이 없는 경우, 가구원수별 방의 개수 미달) 가구다. 가구 구성원 전체가 무주택이어야 한다. 소득은 지난해 가구원수별 월평균 50% 이하여야 한다.
지원주택 유형은 LH 전세임대주택과 SH 매입임대주택이다. LH 전세임대주택은 9천만원 기준으로 보증금 최대 8950만원이 지원된다. 본인부담금은 보증금 50만원과 월 임대료(지원금액의 연 2% 이자)이다. SH 매입임대주택은 시세의 약 30% 수준이며 주택마다 보증금과 월세에 차이가 있다.
공공임대주택 지원 신청은 주민등록지의 동 주민센터에서 하면 된다. 지원 여부는 소득·재산 조사를 거쳐 정해진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침수 우려가 있는 반지하에 거주하는 주거 취약가구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주거환경개선과 주거 안정에 힘쓰겠다”고 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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