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로 노인 인구가 늘면서 치매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치매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지만, 50살 미만 ‘젊은 치매’ 환자도 해마다 2천 명을 웃돈다. 치매환자와 노인 가구들의 가스 등 생활안전 사고에 대한 선제 예방 조처가 필요해 보인다. 현재 서울시와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에서 실시하는 안전장치 지원 사업은 65살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 중 중증장애인 가구, 치매·홀몸노인 가구 등을 대상으로 한다. 최근 성동구가 70살 이상 가구에 가스안전장치 설치 지원에 나서 눈길을 끈다.
성동구는 서울 자치구 최초로 ‘서울특별시 성동구 가스타이머 콕 보급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구청장 발의조례로 심의를 통과해 늦어도 10월 초에는 제정·공포가 이뤄진다. 하반기에 예산을 확보해 내년부터 시행한다.
‘가스타이머 콕’(사진)은 사용자가 설정한 가스 사용 일정 시간이 지나면 중간밸브가 자동으로 닫히는 장치다. 가스레인지에 음식물 등을 올려놓고 외출하거나 깊은 잠에 빠져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지난 5년 동안 타이머 콕 설치 사업을 추진해 고령자 가스 사고가 61.5% 감소했다고 밝혔다.
성동구는 70살 이상 주민에게는 설치비용 80%를 지원하고, 치매환자와 70살 이상 취약계층에는 설치비용 전액을 지원한다. 현재 서울시의 가스타이머 콕 공급가 5만5천원을 기준으로 하면 일반 주민은 1만1천원 정도 부담하면 설치할 수 있다. 안전장치 공급가는 업체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구는 예산 범위 안에서 우선 대상자를 선정해 순차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 예산은 2천만원 정도 잡힐 예정이다. 2022년까지 치매환자(330명) 가구 전부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가스로 인한 화재는 한 가정의 사고로 끝나는 것이 아닌 이웃 전체의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치매환자 등 가정에 안전장치를 보급해 화재사고를 사전에 방지함으로써 구민의 안전과 심리적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성동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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