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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이 ‘지역 혁신’의 주인공으로…4년간 10만 명 참여
‘마을공동체 만들기’위한 ‘마을계획’ 사업의 오늘과 내일
등록 : 2016-07-07 14:50
지난달 11일 창2동 분수공원에서 열린 마을총회에서 마을 의제의 순위를 결정하는 주민투표를 마치고, 개표를 하고 있다. 장수선 인턴기자 grimlike@hani.co.kr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진전한 것이 ‘동 단위 마을계획 사업’(마을계획 사업)이다. 지난해 시범 사업부터 시작된 마을계획 사업은 100명 이상의 주민이 참여하는 마을계획단을 중심으로 개선이 필요한 마을의 의제를 발굴하고, 그 실행까지 책임지는 것이 전체의 얼개다. 그 이전과 비교하면 주민의 참여 폭이 훨씬 넓어졌고, 의제의 공공성도 높아졌다. 사업의 구조가 이렇게 짜이니, 자연스럽게 무게중심은 마을계획단으로 쏠리게 됐다. 마을계획단은 마을 활동의 경험이 없는 주민들과 기존의 직능·시민 단체가 결합하는 형태로 구성했다. 서울시는 마을계획단의 역량 강화에 보탬이 되도록 마을전문가 2명, 전문촉진자 1명으로 전문가 3명을 지원했다. 마을전문가는 마을활동가를 발굴해 마을계획단을 구성한 뒤 교육과 의제 발굴부터 마을총회에 이르기까지 마을계획 사업의 업무를 거의 다 담당한다. 전문촉진자는 비상근으로, 사업에서 생기는 갈등을 조정하고 업무를 지원한다. 마을계획 시범사업에는 지난해 7월부터 4개 자치구 14개 동이 참여했고, 올 6월까지 모두 291개의 마을 의제를 발굴했다. 7월부터는 14개 자치구 35개 동으로 확대된 2단계 사업이 2017년 1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시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추진지원단’의 선기영 마을계획팀장은 “마을계획 사업은 마을공동체 복원을 위한 동 단위 의제의 규모와 내용 면에서 공공성을 확보해 가는 과정”이라며 “도시 재생 등 서울시의 지역단위 사업을 마을계획단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은 지역의 변화에 주민을 주도적으로 참여시켰다.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마을계획 연구결과 공유회’의 자료를 보면, 2012~2015년 4년 동안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에 10만9102명의 주민이 참여했고, 3602개의 주민모임이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김수경 소통과연구실장은 “지난 4년 동안 많은 주민이 시정과 지역사회의 혁신 주체로, 자기 삶과 공동체 의제를 스스로 발굴하고 해소하는 주인공으로 등장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다. 그럼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조급한 성과주의는 여전히 문제”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마을활동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주민 스스로가 문제를 심화시키고 실천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용태 기자 gangto@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