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서울디자인재단의 첫 번째 비대면 패션쇼…전세계가 프런트-로
25일까지 ‘2021 S/S 서울패션위크’ 개최…‘위챗’ 등과 협업 통해 해외 관심 높아져
등록 : 2020-10-22 15:38
디지털 접목해 세계 디자인 선도 목표
‘두칸’ 등 국내 정상 브랜드 온라인 소개
96개 국내 브랜드와 해외 유력 바이어
하루 10회 이상 화상 연결, 수주상담회
‘2021 S/S(봄/여름) 서울패션위크’에서는 ‘프런트로’(front row, 런웨이 맨 앞줄)가 사라진다. 패션쇼에서 디자이너가 선보이는 새로운 작품을 입고 모델이 걸어 나오는 길을 ‘런웨이’라고 한다면, 프런트로는 이 런웨이를 참관하는 이들이 앉는 맨 앞줄 자리를 뜻한다. 그동안 프런트로는 국내외 유명인과 해외 바이어들이 독차지해왔다. 이른바 패션계에서 ‘힘’ 있는 이들이나 앉는 귀빈석으로 불렸을 정도다.
그러나 10월20일 시작해 25일까지 총 6일간 진행되는 ‘2021 S/S 서울패션위크’에서는 프런트로 없이 전세계 누구나 맨 앞줄에서 패션쇼를 관람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단됐던 패션쇼를 재개하기 위해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이 ‘2021 S/S 서울패션위크’를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관객은 ‘비대면 패션쇼’를 통해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패션 브랜드의 새로운 의상을 관람할 수 있게 됐다.
“모델은 카메라를 바라보고 다시 한 번 앞으로 걸어 나와주세요.” 지난 10일 경기도 파주에 있는 한 스튜디오. 독특한 오리지널 프린트 패턴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패션 브랜드 ‘두칸’의 비대면 패션쇼 촬영이 한창이었다. 원래 패션쇼마다 공개되는 의상 수는 40여 벌. 그러나 이번엔 의상 34벌만 그 자태를 드러냈다. 비대면 패션쇼를 위한 패션쇼 영상을 사전 제작하기 때문에 약 7분 내외인 상영 시간에 맞게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의상 수를 고민한 결과라고 한다.
이번에 패션 브랜드 ‘두칸’이 내세운 의상 주제는 ‘아프레 라 무송’, ‘계절풍이 분 뒤’를 뜻하는 말이다. 두칸의 최충훈 디자이너는 “코로나19 사태로 세상이 여러 측면에서 변화하고 있다. 어둠이 지나가면 빛이 나오듯, 계절이 바뀌고 난 후의 새로운 변화를 의상에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그 변화의 시작이 비대면 패션쇼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비대면 패션쇼를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일반적인 패션쇼라면 정해진 시간에 맞춰 한 번의 쇼만을 선보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생방송이기 때문에 패션쇼 중간에 실수가 생겨도 수정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최 디자이너는 “비대면 패션쇼는 사전 제작되기 때문에 모델 동선과 의상 윤곽, 디테일 등을 세심히 촬영해 관객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그는 “기존의 패션쇼는 좌석 수가 정해져 있어서 많은 분을 초대할 수 없었다. 그에 반해 비대면 패션쇼는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며 “그분들에게 옷을 좀더 상세하고 아름답게 전달하기 위해 영상 촬영과 편집에 신경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0일 패션 브랜드 ‘뮌’도 ‘2021 S/S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일 비대면 패션쇼 영상 촬영을 마쳤다. 한복의 매듭, 복주머니 같은 디자인을 남성복 재킷에 반영하는 등 ‘낯설게 하기’라는 패션 철학을 추구해온 젊은 브랜드답게 촬영 장소도 독특했다. 인천 서구에 있는 주차장 건물을 통째로 빌려 촬영했다고 한다. 뮌의 한현민 디자이너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팀원들과 영국 런던행 비행기를 타고 쇼를 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리무진 버스를 대절해 인천으로 간 뒤 아침부터 저녁까지 촬영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한현민 디자이너에게 이번 비대면 패션쇼는 또 한 번의 기회로 다가온다. 2013년 패션 브랜드 ‘뮌’을 출시한 이래 서울시의 젊은 패션 디자이너 지원사업 ‘텐소울’에 5년 연속 선정됐고, 브랜드 창업 6년 만인 지난해 런던 패션위크에선 단독 쇼를 펼쳤다. 이렇듯 신생 브랜드를 빠르게 성장시킨 그는 “이제는 공들여 제작한 패션쇼 영상을 고객, 바이어나 언론에 간편히 파일 형태로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웃어 보인다. 비대면 패션쇼가 그와 같은 젊은 패션 디자이너들에게는 새로운 의상을 알리는 데 효율적인 통로가 된 셈이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서울패션위크는 총 45명의 디자이너가 비대면 패션쇼를 선보인다. 박승건 디자이너의 ‘푸시버튼’, 김재현 디자이너의 ‘에몽’, 이재형 디자이너의 ‘막시제이’, 박윤수 디자이너의 ‘빅팍’ 등 국내 최정상 디자이너 35명이 선보이는 ‘서울컬렉션’과 신진 디자이너 9명의 ‘제너레이션넥스트’로 나뉜다. 또한 해외 교류 패션쇼의 일환으로 영국 브랜드 ‘에드워드 크러칠리’(Edward Crutchley)가 참가한다.
이번 패션쇼는 서울패션위크 공식 누리집(www.seoulfashionweek.org)과 네이버 스타일 티브이(TV), 브이(V)라이브, 서울패션위크 공식 유튜브 채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관람할 수 있다. 해외 관객의 경우 위챗 미니프로그램으로도 실시간 시청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위챗 미니프로그램은 쇼핑을 비롯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하루 순수 사용자가 약 4억 명에 달하는 대규모 서비스인 만큼 국내 패션 브랜드가 중국 소비자에게 판매될 새로운 기회로 점쳐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패션위크 기간 네이버 패션뷰티판 스타일TV를 통해 노출되는 비대면 패션쇼 속 상품을 네이버 디자이너윈도 기획전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지난 21일 시작한 기획전은 11월7일까지 계속된다. 또한 21일부터 25일까지 매일 밤 9시에 진행하는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서는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서울패션위크 굿즈로 선보인 스티브J와 요니P의 브랜드 키키히어로즈 맨투맨을 증정한다. 네이버 쇼핑라이브에는 모델 한현민·아이린, 스타일리스트 서수경 등이 생방송 진행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처럼 패션쇼와 더불어 모든 행사가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만큼 국내 디자이너와 해외 바이어를 연결해 국내 브랜드의 해외 수주를 지원하는 트레이드쇼인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10월14~21일)도 온라인으로 열린다.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에는 해외 바이어 115명이 참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총 96개 국내 브랜드가 참여할 예정이다. 브랜드당 평균 10회 이상 바이어와 화상 수주 상담이 진행될 수 있도록 시는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포그니 기자 pognee@hani.co.kr
사진 패션 브랜드 ‘뮌’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2021 S/S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인 패션 브랜드 ‘두칸’의 작품들. 지난 10일 독특한 오리지널 프린트 패턴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패션 브랜드 ‘두칸’의 비대면 패션쇼 촬영 장면.
이번에 패션 브랜드 ‘두칸’이 내세운 의상 주제는 ‘아프레 라 무송’, ‘계절풍이 분 뒤’를 뜻하는 말이다. 두칸의 최충훈 디자이너는 “코로나19 사태로 세상이 여러 측면에서 변화하고 있다. 어둠이 지나가면 빛이 나오듯, 계절이 바뀌고 난 후의 새로운 변화를 의상에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그 변화의 시작이 비대면 패션쇼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비대면 패션쇼를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일반적인 패션쇼라면 정해진 시간에 맞춰 한 번의 쇼만을 선보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생방송이기 때문에 패션쇼 중간에 실수가 생겨도 수정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최 디자이너는 “비대면 패션쇼는 사전 제작되기 때문에 모델 동선과 의상 윤곽, 디테일 등을 세심히 촬영해 관객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그는 “기존의 패션쇼는 좌석 수가 정해져 있어서 많은 분을 초대할 수 없었다. 그에 반해 비대면 패션쇼는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며 “그분들에게 옷을 좀더 상세하고 아름답게 전달하기 위해 영상 촬영과 편집에 신경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0일 패션 브랜드 ‘뮌’도 ‘2021 S/S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일 비대면 패션쇼 영상 촬영을 마쳤다. 한복의 매듭, 복주머니 같은 디자인을 남성복 재킷에 반영하는 등 ‘낯설게 하기’라는 패션 철학을 추구해온 젊은 브랜드답게 촬영 장소도 독특했다. 인천 서구에 있는 주차장 건물을 통째로 빌려 촬영했다고 한다. 뮌의 한현민 디자이너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팀원들과 영국 런던행 비행기를 타고 쇼를 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리무진 버스를 대절해 인천으로 간 뒤 아침부터 저녁까지 촬영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한현민 디자이너에게 이번 비대면 패션쇼는 또 한 번의 기회로 다가온다. 2013년 패션 브랜드 ‘뮌’을 출시한 이래 서울시의 젊은 패션 디자이너 지원사업 ‘텐소울’에 5년 연속 선정됐고, 브랜드 창업 6년 만인 지난해 런던 패션위크에선 단독 쇼를 펼쳤다. 이렇듯 신생 브랜드를 빠르게 성장시킨 그는 “이제는 공들여 제작한 패션쇼 영상을 고객, 바이어나 언론에 간편히 파일 형태로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웃어 보인다. 비대면 패션쇼가 그와 같은 젊은 패션 디자이너들에게는 새로운 의상을 알리는 데 효율적인 통로가 된 셈이다.
‘2021 S/S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한 패션 브랜드 ‘뮌’
‘2021 S/S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한 패션 브랜드 ‘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