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in 예술

예술로 코로나 상처 치유

‘예술치료제’ 참가 도파민최

등록 : 2020-11-12 15:10 수정 : 2021-03-18 17:18

“행복이란 무엇이며, 이후엔 왜 중독이 따라올까?”

인간의 뇌 속에 흐르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예명으로 사용하는 팝 아티스트. 그는 행복과 중독의 근원인 이 물질의 속성처럼 본명보단 ‘도파민최’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창작활동뿐 아니라 살아온 과정도 행복한 삶에 중독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작업을 시작한 이후엔 예술계의 도파민이 되겠다는 다짐을 담은 것입니다.”

그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핑크빛을 사용한다. 아름답고 부드럽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행복과 중독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코드”이기 때문이란다.

오는 21일까지 종로구 인사동 코트(KOTE) 별관에서 열리는 신당창작아케이드 기획전시 ‘예술 치료제’에 참여하는 그가 선택한 작품도 핑크빛 영롱한 ‘지구본’이다. 지구본을 돌리며 먼 미래를 꿈꿨던 어린 시절의 상징을 핑크빛으로 구현한 작품. 이것이 의학 치료제와는 다르게 관계 회복을 바라는 ‘예술 치료제’의 모토와 어떻게 연결될까.

“인간의 뇌가 우주같이 광활하지 않나요? 뇌라는 우주 속 행성에 살아가는 도파민들을 상상하며 지구본을 제작했어요.” 이것을 세계보건기구(WHO)가 선포하는 최고의 감염병 경고 등급인 ‘팬데믹’과도 연결지었다. “매일 아침 추가 확진자를 확인한 지 10개월이 넘어갔어요. 세계화를 꿈꾸던 시대는 좁아지고 집에 숨어버리는 일상이 이어지는데, 언젠가 다른 문화를 꿈꿨듯 모험을 떠날 날을 기대합니다.”

예술로 치유되길 바라는 그의 계속된 고민은 다른 작가와 협업한 키치팝과 얼마 전 전시를 끝낸 ‘KF-94 팩토리’의 목적과도 다르지 않았다. 도파민최 이외에도 신당창작아케이드에 입주한 32명이 함께 만든 이번 전시를 찾는 관람객에게 당부도 잊지 않았다. “우리 모두 코로나를 극복하고 행복을 찾는 여행을 함께 떠나요. 여러분의 뇌엔 도파민이 대기 중입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IT팀장

■ 도파민최(최종환)는 영국 런던 킹스턴대에서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다. 개인전으로는 ‘도파민 랩’(2018), ‘Pink Brain’(2018)이 있고, ‘Start’(2017), ‘슴가전’(2017), ‘경계적 유희’(2018), ‘족쇄와 코뚜레’(2019) 등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나이키, 더부스브루잉, 노비타, 텐가 등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협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