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오는 12월, 더 강력해진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온다

서울시의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1차연도(2019년 12월~2020년 3월) 시행 결과 및 2차연도 전망 살펴보니

등록 : 2020-11-26 15:39 수정 : 2020-12-04 17:26
‘미세먼지 발생 예방’ 위한 집중관리책

미국·이탈리아 등에서도 시즌제 실시

서울시의 강력한 저감 대책 영향 반영

1차연도, 초미세먼지 농도 20% 감소


1차연도 사업

대형건물 관리와 에코마일리지 강화

중점도로 157.9㎞ 거리 1일 3회 청소


취약계층 시설 많은 곳 ‘집중관리’ 지정


2차연도 사업

미세먼지 저감 신기술 개발 지원하고

동아시아 국가 도시와 국제협력 강화

5등급 차량 제한 수도권 공동시행 등

지난 7월22일 서울시 중구에 있는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단속상황실을 방문한 ‘맑은 하늘 만들기 시민운동본부’ 위원들에게 안은섭 차량공해저감과 운행차관리팀장이 단속상황실 모니터링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1일부터 올해 3월31일까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전국적으로 시행됐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방정부도 발맞춰 계절 관리 대책을 마련해 수행하고 있다. 시행 첫해, 서울 하늘은 어땠을까.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2차연도 시행을 눈앞에 두고 1차연도를 돌아봤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잦은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미세먼지 발생 빈도와 강도를 줄이는 사전 예방적 집중관리대책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이미 높아진 뒤 취하는 ‘비상저감조치’ 한계를 보완하는 측면도 있다.

이 기간에는 평상시보다 강화한 오염물질 배출 저감 정책을 추진한다. 지난 3월 미세먼지특별법이 개정·시행됨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 전역으로 적용을 확대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3월 말까지 서울지역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5㎍/㎥에서 28㎍/㎥로 20% 줄었다고 설명했다.

월별로 보면 2019년 12월은 미세먼지 농도가 24㎍/㎥에서 28㎍/㎥로 오히려 4㎍/㎥ 늘었으나,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은 감소했다. 특히 3월의 경우, 지난해는 7일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는 등 미세먼지 농도가 나빴으나 올해에는 크게 개선됐다. 미세먼지 ‘좋음’ 일수 또한 10일(11일→21일) 늘었으며, 비상저감조치 발령기준인 50㎍/㎥를 초과하는 고농도 일수도 14일(21일→7일)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대기질이 개선됐다는 입장이다.

대기질이 개선된 원인은 유리하게 작용했던 기상 여건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활동 감소,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것으로 본다. 특히 계절관리제 기간에 풍속, 풍향, 강수일수, 강수량 등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가 대체로 유리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가 지속되는 12월에서 3월까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처음 실시하며 강력한 저감 대책을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계절관리제 대책은 수송 분야(3개 사업), 난방 분야(3개 사업), 사업장 분야(4개 사업)와 노출 저감 등 총 4개 분야 16개 사업을 포함했다.

특히 초미세먼지 배출원 가운데 큰 비중(39%)을 차지한 난방 분야 대책으로 ①친환경 보일러 집중 보급 ②대형건물 난방온도 관리 강화 ③에코마일리지 특별포인트 도입을 시행했다. 일반 보일러에 비해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8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 보일러 3만8천여 대를 보급했다. 연간 에너지소비량 2천TOE를 넘는 대형건물 328곳에 대해 시·구 직원들이 총 319곳(97%)을 직접 방문해 적정 난방온도 20℃를 준수하는지 집중 점검했다. 또한 계절관리제 기간 중 직전 2년 대비 에너지사용량을 20% 이상 절감한 회원에게 1만 마일리지를 추가로 지급하는 ‘에코마일리지 특별포인트’를 시행했다. 그 결과 기간 중 3만2천여 회원(2020년 3월 말 기준 총회원 213만 명)이 신규가입하고, 13만5천여 가구가 직전 2년의 12월과 비교할 때 2019년 12월의 경우 에너지사용량을 20%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보였다.

시민들의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기 위해 시내 중점도로 41개 구간 157.9㎞를 1일 3회 청소하고, 청소 차량 1대당 1일 작업 거리도 50㎞에서 61.4㎞로 확대하는 등 맞춤 정책을 실시했다.

취약계층 이용 시설이 집중된 금천·영등포·동작구 관내 3곳을 전국 최초로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으로 지정해 취약계층의 건강보호를 위한 미세먼지 차단·환기 시설 설치, 미세먼지 알리미, 공사장 사물인터넷(IoT)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지원하고, 오염물질 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배출사업장 지도점검을 강화하고 방지시설 설치 지원 등을 하기도 했다.

또한 동네 단위로 촘촘한 미세먼지 측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시내 주요 지점별로 미세먼지 측정이 가능한 간이측정기(도시데이터센서) 850대를 설치했다. 이는 2022년까지 2800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올해 1~10월 전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살펴보면 18㎍/㎥로, 전년 대비 22% 감소하며 최근 4년간(2017~2020년) 가장 낮은 농도를 보였다. 하지만 10월 들어 전국 평균농도는 17㎍/㎥로 지난해(15㎍/㎥)나 최근 3년 평균(16㎍/㎥)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미세먼지와 관련해 국외 도시들은 어떤 정책을 펼쳤을까. 국외 도시들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다양한 시민 맞춤형 대책을 실행하고 있다. 난방 등 배출 부문을 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화재 전 점검하라’(Check Before You Burn)란 표어 아래 2019년 11월부터 올 2월까지 실내외 화목 연소를 금지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30㎍/㎥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면 24시간 동안 실내외 화목 연소를 금지하고, 7월부터 2월까지는 수분 함량 20% 이하 화목만 판매했다.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 역시 시즌 기간(10~3월)에 주거용 난방 목재 연소와 야외 소각을 금지했다. 또한 난방온도를 제한해 주거용 공간은 최대 난방온도를 19도로, 생산제조 공간은 17도로 맞추기도 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선 같은 기간 단계별 규제·대책을 내놓아 시민들에게 승용차 사용 자제와 친환경 통행수단 전환을 권고하는 등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고, 만약 초미세먼지 농도가 71㎍/㎥로 2일 이상 지속될 경우 ‘적색 깃발'(Red Flag) 단계에 들어간다. 적색 깃발 단계에서는 지역 내 모든 차량 운행을 금지(일부 특수 차량 예외)하는 방안 등을 시행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첫 번째로 시행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정책효과를 서울연구원·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등과 면밀히 분석했고, 오는 12월 시행하는 2차연도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좀더 강화된 사전 예방적 대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신기술 개발 지원, 동아시아 국가 도시들과의 국제협력 강화, 5등급 차량 운행제한 수도권 공동시행 등 매해 돌아오는 계절관리제 구체 정책을 차질 없이 준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단속상황실.

전유안 기자 fingerwhale@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