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불청객’ 초미세먼지, 계절관리제로 13% 줄이겠습니다”

오염원 규명 및 배출원 추적 계획

정수용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이 11일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 있는 대기환경정보상황실 앞에서 사진 촬영을 했다. 정 본부장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시민참여와 실천을 강조했다.

성가시면서도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겨울철 불청객’ 미세먼지. 서울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대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수송, 난방, 사업장, 노출 저감 등 분야를 중심으로 ‘4대 분야 13개 대책’을 세워 집중 추진한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 초미세먼지 직접 배출량을 약 120t 감축하는 게 목표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매년 초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하는 12월부터 3월 사이에 미세먼지 고농도 발생 빈도와 강도를 줄이기 위한 예방 대책이다. 올해 1월부터 서울의 기후환경을 책임지고 있는 정수용(54)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에게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대한 방향과 앞으로 계획을 들어봤다. 코로나19 상황이 위험 수위에 다다라, 인터뷰는 10일과 14일 서면으로 진행했다.

서울 지역 미세먼지 발생 특성은 어떻습니까?

“서울 지역 초미세먼지 배출원별 비중은 난방 등 연료 연소(31%), 자동차(26%), 비산먼지(22%), 건설기계 등 비도로 이동 오염원(18%), 생물성 연소(3%) 순입니다. 특히 난방 등 연료 연소와 자동차 2개 부문이 57%로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2월1일부터 서울시 지역 특성을 고려한 2차연도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대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시행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2차연도에는 서울지역 미세먼지 3대 발생원인인 수송(자동차), 난방(연료 연소), 사업장 부문의 배출량을 줄이고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등 저감 효과가 입증된 핵심과제들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또 민간 참여는 확대하고, 대기오염물질 배출 억제책은 강화해 ‘4대 분야 13개 대책’을 집중 추진합니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이번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 초미세먼지 직접 배출량을 약 120t 감축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는 2016년 국가 배출량 통계 기준으로 서울시에서 4개월간 배출하는 초미세먼지의 약 13.8%에 해당합니다.”

분야별 구체적인 올해 시행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먼저 수송 부문에서는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서울 전역 운행 제한이 시행되는데 5등급 차량 중 저공해 조치를 하지 않은 146만 대가 대상입니다. 난방 부문은 가정용 친환경 보일러를 확대 보급하고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 등 대형 건물의 난방온도를 집중 관리할 계획입니다. 현재 가정에서 친환경 보일러로 교체하면 20만원을 지원하는데, 올해부터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지원액을 50만원으로 높였습니다. 또한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에 대한 전수 점검과 시민참여감시단과 함께 밀접 점검 등 집중 관리도 시행합니다.

시민들의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기 위한 대책도 있는데, 중점관리 도로를 53개 구간(208.6㎞)으로 확대 지정하고 도로 청소를 일 4회 이상으로 강화해 실시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계절관리제를 시행해왔는데, 올해 달라진 점은 무엇입니까?

“자동차 부문 대책이 크게 강화됐습니다. 올해 3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번 2차 계절관리제부터는 서울 전역과 수도권 지역에 5등급 차량 운행 제한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서울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시민들의 자발적 동참 확산을 위해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합니다. 직전 2년의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20% 이상 에너지를 절감한 회원에게 1만 마일리지, 30% 이상 절감했을 때 1만2천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에코마일리지 특별포인트 제도와, 승용차를 1850㎞(서울시 평균 승용차 주행거리의 50%)보다 적게 운행한 회원에게 1만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승용차마일리지 특별포인트 제도를 운영합니다.

또한 서울시는 계절관리 기간 서울 소재 시영주차장 105곳에서 5등급 차량의 주차요금을 50% 할증 적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은 지하철을 비롯해 공공부문의 실내 공간이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겨울철 실내 공간 공기 질 유지에 대한 대책은 어떤 게 있습니까?

“지하역사와 터미널 대합실 등 다중이용시설 총 706곳에 대해 서울시와 자치구 합동으로 지역 곳곳의 미세먼지를 더욱 철저히 관리할 계획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중앙정부나 인접한 지자체와의 협력도 중요할 텐데,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수도권 공동시행을 어떻게 이끌어 냈습니까?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미세먼지 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서 계절관리제 첫해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시행이 불발된 뒤 서울시가 국회에 법 개정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올해 3월 ‘미세먼지 특별법’이 개정·시행돼 5등급 차량 운행 제한의 근거 조항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각 시·도 사정에 맞게 조례로 운행 제한 방법이나 대상 등을 다르게 할 수 있어, 수도권 전역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공동시행을 위해서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서울·인천·경기), 국무조정실, 청와대 주관회의 등 수차례 협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마침내 계절관리제 기간 5등급 차량의 수도권 지역 운행 제한 시행과 제한 대상과 제외 대상을 3개 시·도가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에 합의해 이번에 본격 시행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지자체별로 한시적 단속 유예 대상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5등급 차량의 운행 제한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게 되면 5등급 차량을 소유한 시민들의 차량 운행에 부담이 있을 것 같은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서울시는 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5등급 차량이 올해 계절관리제 기간에 단속되더라도, 2021년 11월30일까지 저공해 조치를 완료하면 과태료를 모두 면제하고, 저감장치 장착 불가 차량을 소유한 저소득층의 차량을 운행 제한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했습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성공적으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시민 참여가 중요할 텐데, 어떤 게 있습니까?

“서울시 초미세먼지 배출 기여도 1, 2위인 난방과 자동차는 시민 참여가 필요합니다. 이 외 자가용 이용을 줄이고, 집 안의 난방 온도를 낮추는 등 계절관리제 기간 중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2차연도 계절관리제가 시행된 뒤 2주가 지났는데, 진행 상황은 어떤지 알려주십시오.

“서울시는 11월26일 26개 대규모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과 계절관리제 미세먼지 자율 감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계절관리제 시작의 첫 포문을 열었습니다. 올해는 서울에 소재한 전체 대규모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 42곳이 자율 감축에 동참하도록 했습니다. 지난해 16곳보다 26곳 늘었습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시작된 첫 1주일간 5등급 차량 운행을 제한한 결과, 단속된 차량은 일평균 1553대로 지난해 12월 발령된 비상저감조치 운행 제한 기간인 12월10~11일보다 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좋은 징조입니다.”

앞으로 계획 중 중요한 내용은 어떤 것인지 말씀해주십시오.

“서울시는 올해 말부터 이동형 실시간 대기측정시스템 ‘모바일랩’을 운영해 미세먼지 집중관리가 필요한 지역을 모니터링해 고농도 오염원 규명과 배출원 추적 등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수도권 3개 시·도는 12월 중 유엔환경계획(UNEP)과 수도권 대기질 개선에 대한 공동평가 추진 협약을 체결해, 그간 수도권에 대한 대기환경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에 대해 공동분석·평가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또한 서울시는 서울-베이징 통합위원회 산하 대기질 개선 공동연구단을 통해 양 지방정부 간 대기질 개선 우수정책과 사례를 공유하고, 2020년 말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입니다. 서울시는 서울연구원, 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시행 효과 분석을 통해 3차연도 계절관리제 준비를 철저히 해나갈 계획입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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