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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의원, 의정활동도 잘합니다”
서울시립대 ‘의정·정책 고위과정’ 1기 대표 권순선 의원, 박노수 책임교수
등록 : 2020-12-24 14:30
지방의원 교육 관련 첫 대학 프로그램
박 교수, ‘지방의회 발전 사명감’에 개설
‘송곳 질문’ 권 의원, 수강생 대표 선출돼
“더 많은 의원 교육 프로그램 필요” 공감
“의원들이 평생교육시대에 맞게 끊임없이 교육받고 공부할 때 의정 활동도 더욱 충실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권순선 의원(더불어민주당·은평3)이 박노수 서울시립대 교수에게 한 말이다. 권 의원은 9월21일~12월21일 진행된 서울시립대 ‘의정·정책 고위과정’ 1기 대표를 맡고 있다. 박 교수는 이 ‘의정·정책 고위과정’을 담당하는 책임교수다. 이 고위과정은 우리나라 대학에서 지방의회 의원을 대상으로 개설한 첫 번째 교육 프로그램이다.
박 교수는 ‘의정·정책 고위과정’을 만든 데 대해 “지방의회 발전에 보탬이 돼야겠다는 사명감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한다. 박 교수는 지방의회가 부활한 1991년부터 2019년까지 28년 동안 서울시의회에서 수석전문위원, 정책연구실장 등으로 활동하며 지방의원 교육의 중요성을 깊이 느꼈다고 한다. 박 교수는 “전국의 지방의회 의원이 서울시 533명을 포함해 3756명에 이르지만 제대로 된 교육 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2019년 서울시립대로 자리를 옮긴 뒤 대학 관계자들과 지방의원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오랜 논의를 거친 뒤 의정·정책 고위과정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쉼 없이 공부하는 의원’으로 평판이 높은 권 의원도 “공감되는 내용”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권 의원은 2014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은평구의회 의원을 지낸 뒤 2018년 시의원이 됐다. 교사로 오랫동안 재직한 전문성을 고려해 시의회에서는 줄곧 교육위원회 소속으로 활발하게 활동해오면서, 끊임없이 지방의원 교육에 관심을 가져왔다. “‘의정 활동이 어떤 것이다’ 하는 것은 기초의회 경험을 통해 충분히 익혔지만, 서울시의회 의원으로서 의정 활동을 잘하려면 말 그대로 체계적인 연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정말로 의정 활동을 잘하려면 서울시의 흐름뿐 아니라 전체적인 세상 흐름도 잘 읽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권 의원은 또 “특히 지난여름의 경우에는, 시의원으로서 2년 동안 활동하고 난 직후여서인지 새롭게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지방의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이 바쁜 의정 활동에 지친 의원들에게 재충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가운데 지난 9월 서울시의회 사무처에서 보낸 ‘의정·정책 고위과정’ 안내를 보고 “이것이다” 싶었다고 한다. 14주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이어지는 총 27개의 강의는 시의원 출신 국회의원, 중앙 정부 고위 공무원을 비롯한 각계 전문가나 학자 등 짜임새 있는 강사진이 진행했다. 또 프로그램 운영 주최가 서울시와 관련이 깊은 서울시립대인 점도 프로그램에 대한 믿음을 높여주었다고 한다. 이번 ‘의정·정책 고위과정’은 서울시의원을 포함해 모두 16명이 등록했다. 권 의원은 5주차 수업 때 같이 수강하는 동료들에 의해 대표로 뽑혔다. 박 교수는 “강의를 들으면서 유난히 날카로운 질문을 많이 하는 모습이 동료 수강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것 같다”고 권 의원이 대표에 선정된 배경을 설명했다. ‘의정·정책 고위과정’ 1기 대표로서 권 의원은 이 프로그램이 앞으로 지방의원 교육의 모델이 돼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박노수 교수도 “이번 제1회 ‘의정·정책 고위과정’이 지방의원들에 대한 교육시스템의 필요성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광역의원과 기초의원들에게 조금 더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면, 그것은 곧바로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효율적인 의정 활동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국회의정연수원이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국회의정연수원의 프로그램을 보면 ‘국회 최고위 과정’ ‘국회의원 맞춤형 과정’뿐 아니라 ‘보좌직원 교육’ ‘입법지원 전문역량 강화지원’ 등 국회의원 입법 활동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하지만 시민 생활과 좀더 밀접한 사안을 다루는 지방의원에 대해서는 국가 주도의 교육기관도 없고 교육 프로그램도 거의 없는 형편이다. 박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지방의원 교육과 관련해서도 국회의정연수원처럼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그것이 지금 당장 실현되기 어렵다면 대학 등 교육기관이 앞장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가령 제1회 ‘의정·정책 고위과정’ 등을 모델로 한 프로그램을 국립대학들이 각 지방의회 상황에 맞게 조정해 시행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도 “의정 활동을 돕는 교육 프로그램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 생긴다면, 의원들이 자기 일정과 겹치지 않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어 교육 참가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의정·정책 고위과정’은 아직 수료식을 못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는 통에 수료식을 1월 중 ‘대면이 가능한 날’로 미뤄둔 상태다. 권 의원은 “수료식이 끝나면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의정·정책 고위과정’ 1기 수료생들과 함께, 지방의원 교육 확대 문제를 비롯해 의정 활동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함께 논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지난 16일 오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권순선 의원(더불어민주당·은평3·왼쪽)과 박노수 서울시립대 교수가 제1회 서울시립대 ‘의정·정책 고위과정’ 프로그램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쉼 없이 공부하는 의원’으로 평판이 높은 권 의원도 “공감되는 내용”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권 의원은 2014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은평구의회 의원을 지낸 뒤 2018년 시의원이 됐다. 교사로 오랫동안 재직한 전문성을 고려해 시의회에서는 줄곧 교육위원회 소속으로 활발하게 활동해오면서, 끊임없이 지방의원 교육에 관심을 가져왔다. “‘의정 활동이 어떤 것이다’ 하는 것은 기초의회 경험을 통해 충분히 익혔지만, 서울시의회 의원으로서 의정 활동을 잘하려면 말 그대로 체계적인 연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정말로 의정 활동을 잘하려면 서울시의 흐름뿐 아니라 전체적인 세상 흐름도 잘 읽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권 의원은 또 “특히 지난여름의 경우에는, 시의원으로서 2년 동안 활동하고 난 직후여서인지 새롭게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지방의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이 바쁜 의정 활동에 지친 의원들에게 재충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가운데 지난 9월 서울시의회 사무처에서 보낸 ‘의정·정책 고위과정’ 안내를 보고 “이것이다” 싶었다고 한다. 14주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이어지는 총 27개의 강의는 시의원 출신 국회의원, 중앙 정부 고위 공무원을 비롯한 각계 전문가나 학자 등 짜임새 있는 강사진이 진행했다. 또 프로그램 운영 주최가 서울시와 관련이 깊은 서울시립대인 점도 프로그램에 대한 믿음을 높여주었다고 한다. 이번 ‘의정·정책 고위과정’은 서울시의원을 포함해 모두 16명이 등록했다. 권 의원은 5주차 수업 때 같이 수강하는 동료들에 의해 대표로 뽑혔다. 박 교수는 “강의를 들으면서 유난히 날카로운 질문을 많이 하는 모습이 동료 수강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것 같다”고 권 의원이 대표에 선정된 배경을 설명했다. ‘의정·정책 고위과정’ 1기 대표로서 권 의원은 이 프로그램이 앞으로 지방의원 교육의 모델이 돼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박노수 교수도 “이번 제1회 ‘의정·정책 고위과정’이 지방의원들에 대한 교육시스템의 필요성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광역의원과 기초의원들에게 조금 더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면, 그것은 곧바로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효율적인 의정 활동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국회의정연수원이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국회의정연수원의 프로그램을 보면 ‘국회 최고위 과정’ ‘국회의원 맞춤형 과정’뿐 아니라 ‘보좌직원 교육’ ‘입법지원 전문역량 강화지원’ 등 국회의원 입법 활동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하지만 시민 생활과 좀더 밀접한 사안을 다루는 지방의원에 대해서는 국가 주도의 교육기관도 없고 교육 프로그램도 거의 없는 형편이다. 박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지방의원 교육과 관련해서도 국회의정연수원처럼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그것이 지금 당장 실현되기 어렵다면 대학 등 교육기관이 앞장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가령 제1회 ‘의정·정책 고위과정’ 등을 모델로 한 프로그램을 국립대학들이 각 지방의회 상황에 맞게 조정해 시행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도 “의정 활동을 돕는 교육 프로그램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 생긴다면, 의원들이 자기 일정과 겹치지 않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어 교육 참가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의정·정책 고위과정’은 아직 수료식을 못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는 통에 수료식을 1월 중 ‘대면이 가능한 날’로 미뤄둔 상태다. 권 의원은 “수료식이 끝나면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의정·정책 고위과정’ 1기 수료생들과 함께, 지방의원 교육 확대 문제를 비롯해 의정 활동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함께 논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