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여성 파우스트’ 김성녀가 펼쳐 보이는 또 다른 엔딩

파우스트 엔딩(26일~3월28일)

등록 : 2021-02-25 14:51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 하지만 착한 인간은 비록 어두운 충동 속에서도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잘 알고 있다.”

괴테가 생애 내내 쓴 대작이라 불리는 <파우스트> 도입부 일부 내용이다. 아마도 전세계 수많은 사람이 이 문장에 밑줄을 그었으리라. 지금으로부터 190년 전인 1832년에 발표한 작품임에도 시공간을 초월해 방황하는 영혼들을 위로하는 걸 보면, 아마도 그만큼의 시간이 또 흐른 2232년의 독자에게도 여전히 감흥을 주지 않을까. 그래서 모두 클래식의 영원성을 얘기하는 것 같다.

국립극단이 26일부터 한 달간 명동예술극장에서 영원한 고전 <파우스트>를 재창작한 신작 <파우스트 엔딩>을 선보인다. 지난해 4월 국립극단 70주년 기념 레퍼토리로 공연될 예정이었으나 주인공의 부상과 코로나19로 연기되다가 비로소 올해 첫 작품으로 오르게 됐다.

이번 공연은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연출가 조광화가 재창작과 연출을 맡았다. 주인공 파우스트 역에는 배우 김성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 역에는 배우 박완규가 열연한다.

폭주해버린 문명과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인간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연극 <파우스트 엔딩>은 방대한 원작을 110분 분량으로 과감히 압축하고 동시대성을 보완했다. 원작과 다른 점은 또 있다. 원작에선 남성 캐릭터인 파우스트를 김성녀가 ‘여성 파우스트’로 연기한다.

결말도 다르다. 원작에서는 학문과 진리에 회의를 느낀 노학자 파우스트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유혹에 빠져 쾌락을 좇다가 고통 끝에 신의 구원을 받지만, <파우스트 엔딩> 속 파우스트는 스스로 감옥행을 택하며 자신의 과오에 대한 책임을 진다.

무게감 있는 두 주인공 외에도 국립극단 시즌 단원을 비롯한 15명의 배우가 함께해 무대 가득 강렬한 에너지를 채운다. 배우들이 직접 조종해 무대 위에서 걷고 뛰는 거대한 들개 퍼펫(인형), 가면 등 화려한 무대 연출도 볼거리다. 김성녀는 “50여 명에 이르는 스태프와 배우가 1년 만에 다시 모일 수 있어 감사하고 소중하다”며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는 소감을 전했다.


장소: 중구 명동1가 명동예술극장 시간: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공휴일 오후 3시, 화요일 쉼 관람료: 좌석별 다름 문의: 1644-2003

김영민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 대리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