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년, 길을 묻다
“국민연금에도 세금 붙습니다”…노후자금도 절세법 중요
신중년, 길을 묻다 ③ 재무 영역 두 번째 이야기: 이호용 세무사
등록 : 2021-03-25 15:34 수정 : 2021-04-15 17:16
국민연금 2002년 이후 납입분 관련
수령액에는 소득세 붙어 원천징수돼
개인연금 수령은 연 1200만원 이내
10년 이상 나눠 받으면 저율 과세 적용
퇴직금, IRP에 넣어 연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 30~40% 할인 혜택 있어
경제활동을 그만두고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그동안 꼬박꼬박 넣어둔 연금에 대한 기대가 크다. 많은 은퇴자에게 연금은 주요 노후자금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세금은 있다. 이호용(47) 세무사(KB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전문위원)는 “돈이 오가는 곳에는 반드시 세금이 따라온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 연금소득에서 내야 할 세금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알려주는 노후자금과 관련한 세금 정보 세 가지를 소개한다.
1. 국민연금 수령액에도 세금이 붙는다 가장 기본적인 노후생활비 보장이라는 취지에 비춰보면 국민연금에서 세금을 떼어간다는 것은 좀 의아하기도 하다. 여기에 대해 이 세무사는 “은퇴자에게 꼭 불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한다. 국민연금 보험료로 납부한 금액(2002년 이후)을 소득공제해주는데, 보험료를 내는 시기에 세 부담을 덜어주고 나중에 연금을 수령할 때 세금을 받아가는 방식이다. 이 세무사는 “은퇴 뒤 소득이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연금소득에 대해서는 적은 세금이 붙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납세자 입장에서 손해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국민연금 이외에 다른 소득이 없으면 세 부담이 거의 없다. 과세 대상 연간 수령액이 760만원보다 적으면 세금은 없고, 1천만원은 10여만원, 2천만원은 60여만원 정도 세금이 붙는다. 세금은 매달 국민연금을 받을 때 원천징수로 떼어간다. 이 세무사는 “연금을 받을 때 다른 소득이 있다면 수령 시기를 늦추는 것이 좋다”고도 조언했다. 다른 소득(근로, 사업 등)이 있다면 국민연금 수령액이 합산과세 대상이 돼 높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금이 어느 정도 붙을지 알려면 과세 대상 국민연금 소득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보면 된다. 은퇴할 때까지 차곡차곡 낸 연금보험료에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보태면 ‘환산소득’이 나온다. 2002년 이후의 환산소득에서 나오는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세금이 붙는다. 소득공제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김아무개씨가 총 납입 기간의 환산소득이 모두 1억원이고, 2002년 이후 환산소득 합계는 7천만원이면, 한 해 동안 수령액 가운데 70%가 과세 대상이 된다. 과세 대상 수령액이 나오면 연금생활자의 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연금소득공제 제도’를 적용해 실제 낼 세금을 계산한다. ‘연금소득공제 제도’는 연금에 대해서도 부양가족 공제, 경로우대 공제 등을 적용해주는 제도다. 과세 대상 수령액이 연간 350만원 넘으면 구간에 따라 10~40% 공제해준다. 공제 한도는 900만원까지다.
2. 개인연금(연금저축·IRP)은 수령액·기간 따라 세율이 다르다 “수령액, 기간 등에 따라 적용 세율이 다르기에 꼼꼼하게 따져 수령 방식을 정해야 한다”고 이 세무사는 말했다. 대개 일시 수령보다 연금으로 나눠 받는 게 세금을 아낄 수 있다. 연금으로 받으면 수령액의 5.5%를 연금소득세로 낸다. 70살 이상이면 4.4%, 80살 이상이면 3.3%로 세율도 낮아진다. 개인연금 수령액이 연 1200만원을 초과하면 종합소득 합산과세 신고를 해야 한다. 개인이 벌어들인 소득을 모두 합쳐서 과세하는 종합소득세의 세율은 최소 6%에서 최대 45%(지방세 별도)다. 그래서 이 세무사는 “연 1200만원을 넘지 않도록 수령액을 조절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이나 퇴직금으로 받는 퇴직연금, 옛 개인연금(1994년 6월~2000년 12월 판매된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상품) 등은 1200만원 한도에서 빠진다. 개인연금(연금저축·IRP)의 본인 추가 납입액의 경우, 세제 혜택을 받지 않은 금액에서 받는 연금액은 한도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연 1200만원 초과로 종합과세가 되어도 다른 소득이 없거나 적으면 연금소득세율보다 낮을 수도 있어 따져보고 정하는 게 좋다. 수령 기간을 10년 이상 나눠 받으면 좋다. 10년 미만으로 줄이면 연금 수령액이 세법상 수령 한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 한도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기타소득세 또는 퇴직소득세가 부과된다. 예를 들어, 연금저축 평가액(적립금)이 4천만원인데 이를 4년간 나눠 받으면 총 511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10년간 나눠 받으면 총 220만원만 내면 된다. 세금 291만원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65살 이후에는 한 번에 전액을 인출해도 연금 수령에 해당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연금은 여러 해 동안 나눠 받는 걸 의미하지만, 세법이 정한 한도액 이내의 금액을 받으면 연금 수령으로 적용해준다. 현재 연금 상품 가입 뒤 5년이 지나고 55살을 충족하는 시점부터 10년(2013년 3월1일 이전 가입계좌는 5년)이 지나면 한도액이 없다.
3. 퇴직소득세, 중간정산 합치는 게 유리한지 살펴라
이 세무사는 “퇴직금은 퇴직연금(IRP) 계좌로 넣어 연금 방식으로 받으면 세금을 늦춰 내고 덜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퇴직금에 대한 세금은 퇴직금을 근무한 기간으로 나누어 1년 치에 해당하는 소득으로 환산한 뒤, 그 환산한 금액에 대해 이뤄진다. 근속 연수에 따라 일정액 공제 혜택이 있다. 퇴직소득세의 30%를 할인받고, 연금 수령 기간 무이자로 분할하여 납부할 수 있다. 연금 수령 기간이 11년 이상인 때부터는 퇴직소득세의 할인율이 40%로 높아진다.
퇴직금을 미리 중간정산하여 받았다면 세액정산 특례 규정이 적용된 것인지 확인해보는 게 좋다. 중간정산 뒤 받은 퇴직금에 대한 세금과 중간정산 받은 퇴직금을 포함한 총 퇴직금에 대한 세금을 비교해 더 낮은 세금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대부분 회사에서 알아서 해주지만 세법 규정상 납세자가 신청해야 적용하게 돼 있기 때문에 유리한 방식을 놓치고 지나갔을 수도 있다. 과다하게 납부된 부분이 있다면 퇴직 뒤 5년 전까지는 경정청구로 낸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20년 동안 현장에서 고객 상담을 해온 이 세무사는 “‘나는 부자가 아니니까’ ‘은퇴해서 소득이 없으니까’ 등의 이유로 세금에 무관심한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막상 세금을 내고 나면, 줄이는 방법을 문의하는데 아쉬운 마음이 자주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붙는지를 미리 챙기면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며 “개인 여건에 따라 절세 방법도 다를 수 있으니 평소에 금융기관의 세무 상담 서비스를 활용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퇴직금, IRP에 넣어 연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 30~40% 할인 혜택 있어
지난 10일 을지로 케이비(KB)국민은행 자산관리자문센터에서 이호용 세무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연금 관련 과세를 설명하며, 노후자금을 준비하고 관리할 때 세금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활동을 그만두고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그동안 꼬박꼬박 넣어둔 연금에 대한 기대가 크다. 많은 은퇴자에게 연금은 주요 노후자금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세금은 있다. 이호용(47) 세무사(KB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전문위원)는 “돈이 오가는 곳에는 반드시 세금이 따라온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 연금소득에서 내야 할 세금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알려주는 노후자금과 관련한 세금 정보 세 가지를 소개한다.
1. 국민연금 수령액에도 세금이 붙는다 가장 기본적인 노후생활비 보장이라는 취지에 비춰보면 국민연금에서 세금을 떼어간다는 것은 좀 의아하기도 하다. 여기에 대해 이 세무사는 “은퇴자에게 꼭 불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한다. 국민연금 보험료로 납부한 금액(2002년 이후)을 소득공제해주는데, 보험료를 내는 시기에 세 부담을 덜어주고 나중에 연금을 수령할 때 세금을 받아가는 방식이다. 이 세무사는 “은퇴 뒤 소득이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연금소득에 대해서는 적은 세금이 붙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납세자 입장에서 손해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국민연금 이외에 다른 소득이 없으면 세 부담이 거의 없다. 과세 대상 연간 수령액이 760만원보다 적으면 세금은 없고, 1천만원은 10여만원, 2천만원은 60여만원 정도 세금이 붙는다. 세금은 매달 국민연금을 받을 때 원천징수로 떼어간다. 이 세무사는 “연금을 받을 때 다른 소득이 있다면 수령 시기를 늦추는 것이 좋다”고도 조언했다. 다른 소득(근로, 사업 등)이 있다면 국민연금 수령액이 합산과세 대상이 돼 높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금이 어느 정도 붙을지 알려면 과세 대상 국민연금 소득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보면 된다. 은퇴할 때까지 차곡차곡 낸 연금보험료에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보태면 ‘환산소득’이 나온다. 2002년 이후의 환산소득에서 나오는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세금이 붙는다. 소득공제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김아무개씨가 총 납입 기간의 환산소득이 모두 1억원이고, 2002년 이후 환산소득 합계는 7천만원이면, 한 해 동안 수령액 가운데 70%가 과세 대상이 된다. 과세 대상 수령액이 나오면 연금생활자의 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연금소득공제 제도’를 적용해 실제 낼 세금을 계산한다. ‘연금소득공제 제도’는 연금에 대해서도 부양가족 공제, 경로우대 공제 등을 적용해주는 제도다. 과세 대상 수령액이 연간 350만원 넘으면 구간에 따라 10~40% 공제해준다. 공제 한도는 900만원까지다.
2. 개인연금(연금저축·IRP)은 수령액·기간 따라 세율이 다르다 “수령액, 기간 등에 따라 적용 세율이 다르기에 꼼꼼하게 따져 수령 방식을 정해야 한다”고 이 세무사는 말했다. 대개 일시 수령보다 연금으로 나눠 받는 게 세금을 아낄 수 있다. 연금으로 받으면 수령액의 5.5%를 연금소득세로 낸다. 70살 이상이면 4.4%, 80살 이상이면 3.3%로 세율도 낮아진다. 개인연금 수령액이 연 1200만원을 초과하면 종합소득 합산과세 신고를 해야 한다. 개인이 벌어들인 소득을 모두 합쳐서 과세하는 종합소득세의 세율은 최소 6%에서 최대 45%(지방세 별도)다. 그래서 이 세무사는 “연 1200만원을 넘지 않도록 수령액을 조절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이나 퇴직금으로 받는 퇴직연금, 옛 개인연금(1994년 6월~2000년 12월 판매된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상품) 등은 1200만원 한도에서 빠진다. 개인연금(연금저축·IRP)의 본인 추가 납입액의 경우, 세제 혜택을 받지 않은 금액에서 받는 연금액은 한도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연 1200만원 초과로 종합과세가 되어도 다른 소득이 없거나 적으면 연금소득세율보다 낮을 수도 있어 따져보고 정하는 게 좋다. 수령 기간을 10년 이상 나눠 받으면 좋다. 10년 미만으로 줄이면 연금 수령액이 세법상 수령 한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 한도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기타소득세 또는 퇴직소득세가 부과된다. 예를 들어, 연금저축 평가액(적립금)이 4천만원인데 이를 4년간 나눠 받으면 총 511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10년간 나눠 받으면 총 220만원만 내면 된다. 세금 291만원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65살 이후에는 한 번에 전액을 인출해도 연금 수령에 해당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연금은 여러 해 동안 나눠 받는 걸 의미하지만, 세법이 정한 한도액 이내의 금액을 받으면 연금 수령으로 적용해준다. 현재 연금 상품 가입 뒤 5년이 지나고 55살을 충족하는 시점부터 10년(2013년 3월1일 이전 가입계좌는 5년)이 지나면 한도액이 없다.
20년 동안 현장에서 고객 상담을 해온 이 세무사는 “‘나는 부자가 아니니까’ ‘은퇴해서 소득이 없으니까’ 등의 이유로 세금에 무관심한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막상 세금을 내고 나면, 줄이는 방법을 문의하는데 아쉬운 마음이 자주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붙는지를 미리 챙기면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며 “개인 여건에 따라 절세 방법도 다를 수 있으니 평소에 금융기관의 세무 상담 서비스를 활용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