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공간이 줄어들면서 사회문제가 발생한 게 아닐까?”
오디오에 기반한 전자음악 프로듀서와 비주얼 중심의 미디어 아티스트로 다방면에서 꾸준하게 활동해온 문규철 작가는 오는 8~9일 청년예술청의 그레이룸에서 여는 퍼포먼스 ‘Syn.Arts’ 개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이제 본격적으로 작업에 속도를 내려는 그가 청년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불리는 청년예술청이 주최한 공모 ‘스페이스 랩: 아직’에 지원한 이유도 “정확히 뜻하는 바가 일치했기 때문”이란다. 지난해 문을 연 ‘청년예술청’은 “장르와 나이, 경력의 한계를 뛰어넘어 사업에 참여하는 모든 이가 당사자가 된다”는 ‘거버넌스’ 방식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무채색 공간에 자신만의 색깔을 칠할 수 있는 청년들처럼 성장에 발판이 되는 플랫폼에서 문 작가는 아파트의 구조를 통해 현대사회에 구조적인 질문을 던진 셈이다. 미국 뉴욕보다 더 밀도가 높을 정도로 비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우리나라 아파트를 예술적으로 해체한 작업. 이것은 작가가 복합문화 공간을 운영하면서 깨달은 ‘유희적 공간’에 대한 고민을 연장한 것이다.
“공연장, 노래방, 공원과 같이 사적인 것과 공적인 영역이 결합된 한시적인 유토피아인 헤테로토피아를 꿈꿨어요. 그것은 이곳이 바라는 공간의 정체성과 딱 맞아떨어져 이번 공연의 메시지가 잘 전달될 것 같았어요.”
이번 행사는 서로 다른 아날로그 기기의 모듈에 연동된 사운드와 아파트의 일관된 형상을 해체한 비주얼이 결합된 방식이다. 이처럼 문 작가는 개인의 창작활동에 머물지 않고 예술의 사회적 가치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왔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궁극적으로 바라는 점도 다르지 않다.
“예술이 사회적 이슈를 직접 해결할 수는 없겠죠. 그래도 서울에 이런 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정형화된 단지에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점도 조금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IT팀장
■ 문규철은 중앙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를 졸업했다. 전시로는 ‘Perpetual motion’, ‘PuntoBlu’(이상 2019), ‘AP 사진전’(2018~2019), ‘Hyper-communication’(2018) 등이 있다. 공연으로는 ‘Mutek Festival’(일본, 멕시코, 2020), ‘WeSA Festival’(플랫폼L, 2019), ‘SXSW’(오스틴, 2019) 등이 있다. 음반으로는
(2020)를 발매했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