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사람들은 울타리로 담을 지어 자연과 집을 구분하고도 집 안에 정원을 만들어왔다. 집과 집이 모여 도시를 이룬 뒤에도 도시 안에 공원을 만들어 사는 것이 당연히 여겨진다. 어쩌면 풀과 꽃과 나무에 대한 사랑은 인간의 본능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마당 없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집 안으로 정원을 가져올 수 있을까? 서울시 최초이자 유일한 ‘노원 정원지원센터’에서 해답을 찾아볼 기회가 생겼다.
지난 2월 문을 연 노원 정원지원센터는 중계주공2단지 아파트 뒤쪽 불암산 자락에 자리 잡았다. 아파트 담장 옆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가장 먼저 불암산 생태학습관이 보인다. 그 옆으로 생태연못과 나무 데크를 지나면 사계절 나비를 볼 수 있는 나비정원과 노원 정원지원센터를 찾을 수 있다.
정원지원센터는 지상 1층 연면적 333.1㎡ 규모다. 기존 나비정원 식물재배 온실을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통유리 창으로는 불암산 정상이 내다보이고, 앞뜰에는 철쭉 동산이 드넓게 펼쳐진다. 내부에는 ‘카페 4rest(포레스트)’, 홈가드닝숍, 반려식물 병원, 가든 라이브러리, 어린이 편백 풀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홈가드닝에 필요한 용품과 화분, 꽃모 등을 판매하는 홈가드닝숍은 내부가 시즌에 맞는 테마로 꾸며져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반려식물 병원에서는 식물 치료 등 반려식물 관리 요령을 배우고 개인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반려식물도 추천받을 수 있다.
홈가드닝을 시작하려는 주민들은 ‘정원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해볼 수 있다. 센터는 ‘나도 가드너’, 화분갈이 및 천연비료 만들기, 디쉬 가든, ‘정원 한컵’ 강좌를 일일 체험과 2주 과정으로 나눠 운영한다. 참가비는 5천원에서 2만원 선이다.
식물도감, 정원디자인 등에 관한 도서를 열람할 수 있는 ‘가든 라이브러리’도 운영하고 있다. 동화책도 넉넉히 구비하고 있어 아이를 데려와 함께 즐기기도 좋다. 정원지원센터가 자랑하는 ‘카페 4rest’는 친환경 카페를 체험하며 야외 테라스에서 느긋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정원지원센터는 매주 월요일, 설날과 추석 당일 휴무를 빼고 연중 운영된다.(3~10월 하절기 10~19시, 11~2월 동절기 10~18시) 교육 프로그램 참여 신청과 각종 이벤트는 노원구청 누리집에서 볼 수 있다.
센터가 있는 이 일대는 ‘불암산 힐링타운’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휠체어와 유모차도 오를 수 있는 2.1㎞ 무장애 순환산책로와 불암산 생태학습관, 유아 숲 체험장 등이 앞서 주민 발걸음을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봄마다 붉은 장관을 이루는 ‘철쭉동산’, 도심 속 숲 치유를 체험할 수 있는 ‘산림치유센터’, 장애인과 노약자 등 보행 약자까지 배려한 ‘불암산 엘리베이터 전망대’ 등이 차례로 들어섰다. 올해 정원지원센터까지 문을 열면서 말 그대로 ‘힐링타운’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불암산 힐링타운을 한 바퀴 느긋하게 둘러보는 것만으로 한나절 뚝딱 신선놀음 같은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어쩌면 이 한 바퀴 둘레의 공간이 노원구라는 집이 가진 ‘정원’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 한가운데에 있는 정원지원센터를 방문해 조금 더 들여다보자. 우리 집에 가져올 정원을 배워 와도 좋고, 그저 내 마음속에 정원 하나를 담고 와도 좋을 일이다.
김유신 노원구 미디어홍보담당관 주무관
사진 노원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