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작가와 협업하며 발생한 화학작용을 실험한 것이죠.”
28일부터 6월6일까지 금천예술공장 3층에 있는 PS333에서 열리는 전시 ‘____를 대하는 법’(How to take care of ___)에 참여한 문서진 작가는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가 전시를 기획한 계기는 외국에서 언어 소통으로 고생했던 경험에서 출발했단다. “생각은 모국어인 한국어로 하는데, 작업에 관한 설명과 피드백은 영어를 통해야 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그래서 같은 고민을 했던 한국인 유학생 친구들끼리 모여 작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비평도 시작했죠.”
이렇게 해서 “함께 공부한 여러 자료를 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결성한 스터디 모임 ‘빙그레 아카이브’가 4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유학 시절 만난 친구들로 구성된 ‘빙그레 아카이브’에서 준비한 이번 전시는 한 명의 기획자를 중심으로 여러 작가가 참여하는 여느 방식과는 약간 다르다고 했다. 즉 다섯 명이 모두 기획자이자 작가 자격으로 참여해, 유사한 관심사로 묶인 두 명씩 짝을 이뤄 서로 다른 다섯 개의 결과물을 제작한 것이다. 여기에서 문 작가는 동료 작가 중 인간이 오랜 시간 사용해온 베틀이라는 도구의 구조를 실험하는 안예섬 작가와 ‘반복되는 몸의 움직임’이라는 부분에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또 우연히 전시장에서 작품을 포장하고 있었는데, “포장 자체도 작업의 일부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박선희 작가와 뜻이 맞았다. 문 작가는 ‘안 해보던 일을 해보는 것’에 흥미를 느낀 다섯 명이 유사한 관심을 가진 작가들끼리 서로 물고 물리는 식으로 진행한 전시를 보는 방법을 알려줬다. “작업을 둘러싼 이야기 속에서도 새로운 것이 나오는 거 같아요. 작업 자체만큼이나 전시를 보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생성해나가는 전시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 문서진은 서울대학교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미국 시카고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았다. 개인전으로는 ‘살아 있는 섬’(2020), ‘문서진 첫 번째 개인전’(2014)이, 단체전으로는 ‘Contemporary Landscape in Flux’(2021), ‘A Perfect Measurement’(2019) 등이 있다. ‘Steketee Scholarship’ ‘J.Field/R.Field Family Travel Scholarship’(이상 2018), ‘하동철 창작 지원상’(2011)을 받았다. 현재는 금천예술공장 12기 입주작가로 활동 중이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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