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초 만에 예약이 끝나는 산후조리원, 송파구에 있다

전국 최초 구립 임산부 케어 복합센터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 수준 높은 서비스와 시설 인기

등록 : 2016-07-22 16:21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는 전문 간호사와 조무사 5명이 배치돼 아이들을 돌본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출산율 1위 송파구에는 출산 준비부터 산후 조리까지 한자리에서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전국 최초 임산부 케어 복합센터인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지하 2층, 지상 5층)다. 구가 전액 비용을 들여 2014년 2월 문을 연 센터는 체계적인 케어 프로그램과 철저한 위생 관리로 임산부는 물론 예비 부모, 조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8일 찾은 센터에서는 임신부를 위한 ‘태교 아트 테라피’를 하고 있었다. 임신부 17명은 이날 전통 부채 위에 한지를 붙이거나 그림을 그려 자신이 만들고 싶은 부채를 완성했다. 임신부가 자신이 좋아하는 색이나 모양 등을 발견하고 즐거움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사과나무를 만드는 사람, 벚꽃을 그리는 사람, 한지를 찢어 모자이크를 만드는 사람 등 저마다 다른 디자인으로 개성을 드러냈다.

센터에서는 태교 교실은 물론 라마즈 호흡 교육, 고령 임신부 집중 관리까지 다양한 출산 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비용은 무료며 준비물도 센터에서 모두 준비해 준다. 참여를 원하는 임신부들은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만 하면 된다.

영유아 부모 교육이나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다. 유아 마사지, 초보 맘 육아교실, 예비 조부모들을 위한 손주 돌보기 교실 등이다. 꾸준히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은 영양사가 진행하는 요리 교실이다. 임산부 영양에 좋은 요리 교실부터 우리 아기 첫 이유식 만드는 법, 커플 요리 교실까지 타깃이나 내용이 세분화돼 전문 교육을 한다.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운동이 힘든 산모들을 위한 맞춤형 운동클리닉도 있다. 보수(가정용 운동기구 중 하나)나 슬링(천장에 매단 줄을 이용한 운동), 근막 운동기구 등 전문기구를 전문가의 지도를 받으며 이용할 수 있다. 대사증후군 전문관리와 영양 상태 점검도 상주하는 전문의에게 받을 수 있으니, 출산 전날까지 이용하는 임신부도 많다.

출산을 앞둔 임신부가 전문가와 함께 운동하는 모습(왼쪽), 예비 조부모들이 신생아 목욕법을 배우고 있다. 송파구청 제공


지하2층, 지상5층으로 이루어진 센터의 3층에서 5층까지가 산후조리원이다. 한 달에 한 번 예약 서버가 열리는데, 단 20초 만에 정원 54명이 마감된다. 5명까지 대기 번호를 주는데, 실제로 대기자에게까지 기회가 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달 11일 둘째를 낳고 센터 산후조리원에 머물고 있는 염보라(35) 씨는 “첫째 출산 후 이곳에서 산후조리를 했는데, 수준 높은 서비스와 시설 덕에 산후조리를 편안하게 했다. 이번에는 예약에 실패해 대기번호를 받았는데, 추가 예약 전화를 받고는 남편과 손을 잡고 울었을 만큼 기뻤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민간 조리원과 같은 비용을 내고라도 이용할 만큼 이용 가치가 높다며, 송파구민이라 행복하다는 말도 덧붙인다.

센터 산후조리원의 인기는 2주 기준 190만 원이라는 합리적 비용 때문만은 아니다. 1인 1실 27개의 모자 동실, 산모 전용 엘리베이터, 공기살균기는 물론 좌욕실, 황토방, 피부미용실까지 갖추고 있는데 추가 비용 없이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위생 관리는 환풍구를 열어 닦을 정도로 철저하다. 감염을 막기 위해 가족은 남편만 들어갈 수 있고, 다자녀 출산 가정이나 차상위 계층에게는 20~30% 비용을 깎아 주기도 한다.

센터 관리를 맡고 있는 송파시설관리공단 경미현 대리는 “공공부문 모자보건사업의 롤모델로, 다른 자치구에서 탐방을 오기도 한다”고 했다. 지난 5월에는 호주에서 열린 ‘2016 아시아 태평양 스티비 어워즈’에서, 송파구가 산모건강증진센터를 운영한 것이 우수한 행정으로 인정받아 서비스산업 혁신 부문 금상을 받았다.

한편, 임산부들에게 인기가 많은 운동이나 영양 프로그램, 산후조리원 이용은 송파구 임산부들에게 우선권이 있다. 이 밖에 프로그램이나 검사 등은 다른 구민에게도 개방한다.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mom.songpa.go.kr)을 보거나 전화(2147-3741)로 문의하면 된다.

정고운 기자 nimok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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