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야영과 역사문화 체험하는 전진기지

강북구 우이동 가족캠핑장

등록 : 2021-06-10 17:03
가족캠핑장 전경모습.

지난 3월 우이동 지역에 새로운 야영장이 베일을 벗었다. 가족캠핑장으로 이름 붙은 이곳은 우이신설 도시철도 종착역과 가깝다. 걸어서 3~4분 남짓한 거리다. 캠핑장은 목재 데크 27면, 고급 야영장 2동, 구들주택 2채로 조성됐다.

목재가옥인 구들주택은 다락방, 부엌,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이곳엔 선인의 지혜가 녹아든 옛날 건축 방식이 고스란히 재현됐다. 한국 가옥의 전통적인 난방법인 구들장이 놓였다. 방바닥 밑에 깔린 돌을 통해 방 전체로 온기가 퍼진다. 산 아래 기온이 일반 지대보다 낮은 점을 고려할 때 적절한 보완재다.

구들주택 옆에는 고급 야영 텐트가 있다. 캠핑용품, 취사도구 등이 있어 별다른 준비물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텐트 입구 사이로 보이는 탁 트인 북한산 경치는 덤이다. 경관조명과 음악이 어우러져 숲속을 떠도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엘이디 음악 꽃밭’을 가꾸는 준비도 한창이다. 다른 한편엔 단독주택이 청자 가마터 체험장으로 새롭게 단장될 참이다. 가마 모형과 야외학습장도 둥지를 튼다. 2011년 북한산 자락에서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걸쳐 청자를 생산하던 가마터가 발굴됐다.


하룻밤을 지낸 뒤 선택지도 다양하다. 방문자센터 건너편엔 북한산 둘레길 제12구간인 우이령길과 다양한 토속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우이동 숲속 문화마을이 있다. 주변엔 북한산 백운대로 오르는 등산로가 뻗어 있고 휴양 콘도미니엄과 ‘산악문화 허브(H‧U‧B)’가 개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 시설은 서울 유일 조선시대 구곡문화 유적인 우이구곡 끝자락과 맞닿아 있다. 특히 산악문화H‧U‧B는 등산가로 거듭나기 위한 기초 지식을 체득하는 훈련 장소로 꾸며진다. 이름엔 히말라야, 엄홍길, 북한산을 한 번에 만난다는 의미가 담겼다.

강북구 대표 관광코스인 ‘너랑나랑우리랑’(랑랑랑)을 이용한 캠핑객은 30~50% 할인혜택을 받는다. 랑랑랑은 북한산 자락에 흩어져 있는 역사문화 자원을 한데 묶은 산책로다. 근현대사기념관 등 4개 기점별로 완주 도장을 찍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주변 제휴 업소에 증표를 제시하면 음식값을 할인받을 수 있다.

산책로와 연결된 둘레길 근처는 3·1운동 발상지 봉황각, 국립 4·19민주묘지, 순국선열 묘역 16위 등 유적지로 가득하다. 묘소에는 손병희 선생, 이준 열사, 이시영 선생, 광복군 17인 등 독립을 위해 희생한 선열이 잠들어 있다. 이런 자산 덕에 캠핑장은 일반 야영장과 사뭇 다르다. 지역에 놓인 역사문화 관광자원을 즐겁고 흥미롭게 접하도록 하자는 의미가 크다. 색다른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만끽하며, 캠핑장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북한산에 오르거나 우이령길을 걷는 식이다. 역사문화관광 자원을 하나의 띠로 잇는 스토리텔링 1박2일 관광코스인 셈이다. 가족캠핑장은 여기에 가장 알맞은 전진기지다.

푸르름을 더해가는 나뭇잎 사이로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지는 계절이다. 북한산 자락에서 역사문화를 배우고 체험하면서 가족과 추억을 켜켜이 쌓을 수 있는 데를 찾는다면 우이동 가족캠핑장이 제격이다. 지금 당장 우이동으로 아주 특별한 여행을 떠나보자.

가족캠핑장 구들주택, 글램핑장 모습, 한눈에 보이는 북한산 봉우리.

홍정모 강북구 홍보담당관 주무관, 사진 강북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