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위기에 처한 지구 위 다양한 생명체의 ‘집’ 알리는 전시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8월8일)

등록 : 2021-07-08 14:43

‘최고’라는 말 뒤에 붙을 수 있는 요즘 화두는 무엇일까. 단연 기후와 집이지 않을까. ‘캐나다 최고기온 49.5도’ ‘서울 아파트 최고가 경신’ 등 기후 혹은 집과 관련한 뉴스가 잇따른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이 두 가지 열쇳말을 집중적으로 다룬 전시 ‘기후 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를 다음달 8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오이코스’라는 그리스어에서 시작됐다. 전시는 오이코스와 같은 어원을 가진 만물의 집, 지구의 생태(에콜로지)와 사람의 집(하우스)에 대해 보여준다. 작가, 활동가, 과학자가 참여한 사진, 영상, 설치 작품 등을 통해 빙하 소실, 해수면 상승, 폐기물 식민주의, 부동산 논리로 인한 환경 폐해 등을 이야기한다.

전시는 총 3개의 집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집은 기후변화로 죽어가는 지구다. 먼저 미술관에 들어서면 거대한 고사목을 마주하게 된다. 기후 스트레스로 죽은 함백산 전나무를 미술관으로 이동시켰다. 이곳에서는 고사목을 비롯해 서식지를 잃고 아사한 박제 동물, 영상 등을 통해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바다, 이상기온으로 인한 남·북극의 해빙 등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다음은 짓고 부수는 사람의 주택이다.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40%는 결국 건설산업에서 나온다고 한다. 심지어 오늘날 ‘가상의 집’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발생시킨다고 하니, 인류의 존재 자체가 송구한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마지막 집은 미술관 옥상에 설치됐다. 벌, 새, 나비들의 생존을 돕는 집이다. 이 전시장은 전시 일정이나 관람객과는 무관하게 새들이 알을 낳는 봄부터 벌들이 꽃가루를 모으고 월동준비를 마치는 초가을까지 설치된다. 관람객은 마당에서 폐회로티브이(CCTV)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대부분의 전시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 전시대, 가벽, 시트지, 인쇄물 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이면지, 모듈형 벽체, 버려진 액자, 중고 노트북 등을 재활용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양상은 세계 평균보다 약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나타난다고 한다. 시민의 3.5% 이상이 동참할 때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 이 전시를 통해 ‘우리 집’을 위한 생활 속 작은 실천을 찾아보면 어떨까.


장소: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시간: 화~금 오전 10시~오후 8시(주말·공휴일 오후 7시까지) 관람료: 무료(사전예약제) 문의: 02-2124-8800

김영민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 대리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