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공짜 물놀이와 전통놀이를 한곳에서

도봉구 도봉동 중랑천 물놀이장·전통놀이 공간

등록 : 2021-07-08 15:25
이동진 도봉구청장이 중랑천 물놀이장 시범 운영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며 사람들도 시나브로 일상으로 돌아갈 희망을 키우고 있다. 중랑천을 끼고 출퇴근하다 보니, 사람들이 무엇을 하나 살피면서 걷곤 한다. 그러다 아이가 이끄는 손에 부모도 함께 걸음을 멈추는 재미난 지점이 눈에 띄었다. 중랑천 물놀이장이다.

“태연아, 여기 좀 봐! 코로나가 끝나면 여기서 시원한 물이 쏟아질 거야!” 중랑천 물놀이장 색색의 물놀이 기구 사이에서 아이 엄마는 마치 물이 쏟아내리는 듯 손끝으로 포물선을 그린다. 입을 벌린 펠리컨, 활짝 펼쳐진 꽃잎, 꼬리를 치켜든 전갈까지 모두가 커다란 물총을 품에 숨기고 물이 차오르길 기다리고 있다.

중랑천 어린이 물놀이장은 도봉동 서원아파트 바로 옆 중랑천 둔치에 있다. 정식 물놀이장 규모까진 아니지만, 카시트에 앉은 아이 표정을 곁눈질하며 운전하고 갈 필요도 없고 큰 낙차의 물놀이 기구나 깊은 풀장이 없어 ‘오히려 안전해서 좋다’는 엄마들의 후한 평도 듣는다.

그래도 830㎡ 면적에 19가지 물놀이 시설, 보호자들이 쉴 수 있는 그늘막과 쉼터까지 더해지면 공짜 물놀이에 이 정도 호사가 있겠나 싶다. 푹신한 바닥을 따라 물이 곳곳에 모이는 구조라 참방거릴 정도는 되니, ‘마음껏 참방거릴’ 여분의 옷가지를 준비하면 더할 나위 없다.

현재 도봉구 중랑천을 따라 지어진 물놀이장은 도봉동 서원아파트 앞과 창동 주공 17단지 아파트 인근 두 군데다. 창동 주공 17단지 아파트 인근 물놀이장은 녹천교 하류 둔치에 있으며, 710㎡ 면적에 14가지 물놀이 시설, 그늘막과 휴게 광장을 갖췄다.

아쉽게도 현재 두 물놀이장 모두 개점휴업 상태다. 2020년 연말께 손님을 맞을 모든 준비는 마쳤으나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돼야만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소규모이고 실외 시설이라 코로나19의 위험이 적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안전이니 개장 시점 잡기가 조심스럽다. 하루빨리 이곳에 아이들의 함성과 웃음소리가 넘치길 기대해본다.

도봉구는 그간 중랑천을 주민들의 ‘활력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애써왔다. 창포원에서 상계교까지 중랑천 제방에 능소화길을 조성하고 다락원 체육공원 앞쪽으론 족구장과 농구장이 있는 중랑천 다목적광장도 마련했다. 해마다 중랑천을 따라서는 튤립 7만8700여 구도 심고, 곳곳에 쉼터와 포토존도 꾸며놓았다. 그 덕일까. 코로나19로 웃을 일 없던 사람들이 중랑천을 오가는 길에는 많이들 웃는다.


올해 서원아파트 앞 물놀이장 옆엔 전통놀이 공간도 새로 생겼다. 아이들은 바닥에 그려진 선을 따라 걸으며 미로를 탈출하고, 사방치기와 달팽이놀이도 배워본다. 노원교에서 상계교까지는 서울시 공공와이파이 ‘까치온’도 깔렸다. 와이파이까지 무료로 빵빵 터지니 데이터 걱정 없이 마음껏 놀 수 있다.

중랑천 서원아파트 앞 광장 놀이터 전통놀이 모습

정동훈 도봉구 홍보전산과 언론팀 주무관

사진 도봉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