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온가족이 책과 함께 ‘북캉스’ 즐기는 곳

구로구 구로기적의도서관

등록 : 2021-07-29 15:13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유아기에 형성된 습관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특히 독서 습관이 그렇다. 윈스턴 처칠, 존 에프 케네디, 율곡 이이 등 많은 위인은 어린 시절부터 책을 가까이했고 일생을 책과 함께했다. 하지만 어린이 스스로 책을 읽을 만한 공간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구로구에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이 함께 책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구로기적의도서관이다.

구로구는 ‘책 속에 도시의 미래가 있다’는 이성 구로구청장의 신념에 따라 2010년부터 지역 내 도서관을 확충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2010년 7월 44곳에 불과했던 도서관이 현재는 그 2.5배가 넘는 113곳이 됐다. 구로기적의도서관은 상징적인 100번째 도서관이다.

구로구는 책읽는사회문화재단과 함께 2016년부터 구로기적의도서관 건립을 위해 노력했다. 총 56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공사는 2018년 1월 시작해 2019년 8월 완료됐다.

구로기적의도서관은 총면적 1480㎡, 지상 3층 규모로 구로구 구로중앙로40길 24에 들어섰다. 1층에는 어린이집과 북카페, 2층에는 어린이자료실과 다목적 강당, 3층은 청소년가족자료실과 동아리방 등을 갖췄다. 독서 토론, 동화 구연, 소모임 등 문화활동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도서관 전체가 마룻바닥으로 만들어져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모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노인, 장애인, 임산부 등 보행 약자가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배리어프리(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도 받았다.

구로기적의도서관은 책만 빽빽이 꽂혀있는 보통 도서관과는 다르다.

1층 보관함에 신발을 넣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계단 옆 책장에 꽂힌 책들과 도서관에서 직접 추린 추천도서 목록이 보인다. 2층으로 올라서면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한 어린이자료실이 반겨준다. 이곳은 어린이가 책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알록달록한 색상과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져 있어 마치 놀이터 같다. 아이들은 눈높이 정도로 낮게 조성된 책장에서 읽고 싶은 책을 꺼내 집은 뒤 그대로 바닥에 앉거나 엎드려 책을 읽는다. 옹기종기 모여 저마다 읽은 책에 대한 생각을 얘기하기도 한다.


책 읽는 아이들을 뒤로한 채 3층으로 올라가면 청소년가족자료실이 나온다. 이곳은 소설을 읽는 노인, 자기계발서를 읽는 직장인, 시험공부 하는 학생 등 누구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다.

구로기적의도서관에는 2만여 권의 책이 비치돼 있다. 읽고 싶은 책이 이곳에 없다면 상호대차 서비스로 관내 다른 구립도서관에 있는 책을 빌려볼 수 있다. 구로구통합도서관 지혜의등대 누리집에서 신청하면 된다. 도서관 운영시간은 평일은 어린이자료실이 오전 10시~오후 7시, 청소년가족자료실이 오전 10시~오후 8시다. 주말은 두 곳 모두 오전 10시부터 오후 5 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쉰다.

구로기적의도서관은 주민들의 책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독서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람이 모일 수 없는 코로나 시대에 맞춰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작가와의 만남 인문학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오늘날이 비록 아기 때부터 유튜브를 접하는 ‘영상 시대’라고 하지만 책이 지닌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현재는 제한적으로 운영되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구로기적의도서관으로 가족과 함께 ‘북캉스’를 떠나보면 어떨까.

조형준 구로구 홍보전산과 언론지원팀 주무관

사진 구로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