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 농사짓자
김장 채소 풍년 8월에 달렸다
채소 심을 밭 땅심 돋우기부터 시작… 배추, 무, 갓, 파 등 파종 시기 놓치지 않아야
등록 : 2016-07-28 15:02 수정 : 2016-07-29 16:07
월은 수확의 기쁨을 맛보는 계절이자 겨우살이를 위한 김장 채소를 준비하는 계절이다. 텃밭에서 거둔 열매채소의 상태를 점검하는 김희수씨 부부.
밭을 만들 즈음 모종도 내어 보자. 올해는 더위가 일찍 왔으니 시기를 조금 앞당기는 게 좋겠다. 씨는 트레이 한 구멍에 두 알씩 넣는다. 구억배추 등 토종배추는 씨를 바로 뿌려도 된다. 모종을 내는 이유는 새나 벌레로부터 싹을 보호할 수 있고, 빨리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모종은 물과 햇볕을 잘 받아야 튼튼해진다. 발코니에서 키우다 보면, 햇볕이 부족해 웃자라기 쉽다. 모종이 자라면서 부실한 것은 솎아 주고, 20일쯤 지나 본잎이 넉 장이 되면 본밭에 옮겨 심는다. 45~50㎝ 간격으로 구멍을 파고 물을 충분히 준 뒤, 모종 흙과 함께 그대로 넣는다. 흙을 덮고 물을 준 뒤 다시 그 위에 흙을 덮어 주면 수분 증발을 억제할 수 있다. 비가 오지 않으면 일주일에 두세 번 물을 줘야 한다. 배추가 자라면서 벌레들의 잔치가 벌어진다. 초기에는 거세미나방 애벌레를 조심해야 한다. 땅속에서 배추 뿌리를 싹둑 끊어 죽이는 놈이다. 근처의 흙을 파서 애벌레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착근에 성공해 배추가 잎을 늘리기 시작하면 진딧물이 꼬인다. 은행잎을 짓찧어 즙을 낸 뒤 물에 희석해 뿌리거나, 목초액을 자주 뿌려 주면 웬만한 해충은 막을 수 있고 거름도 된다. 고라니 피해 막는 데는 치약이 좋아 고라니 같은 짐승도 있다. 고라니는 배추나 무의 잎을 좋아한다. 밭 주변에 울타리를 쳐놔도 고라니의 침입을 막기 어렵다. 이때 치약을 이용해 보자. 고라니는 치약 냄새를 몹시 싫어한다. 치약을 물에 희석해 분무기로 뿌려 주면 15일 정도 고라니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 일단 뿌리가 내려 성장하기 시작하면 병해충 걱정은 크게 줄어든다. 작물을 죽이거나 다 먹어치우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모종을 밭에 심고 25일쯤 지나면 배춧속이 겹겹이 들기 시작한다. 이때 천일염을 배추와 배추 사이에 세 손가락으로 집히는 정도 주면 좋다. 기본적으로 배추는 물로 자란다. 잎을 늘릴 때나 속이 찰 때 물을 충분히 주는 게 중요하고, 크면서 오줌 액비나 아미노산 액비 등을 웃거름으로 주면 배추는 반드시 농부의 수고에 보답한다. 무는 팔월 중순에 밭에 바로 심는다. 무 모종을 어디서 파느냐고 묻는 이도 있지만, 무를 옮겨 심으면 뿌리가 갈라지는 가랑이무가 된다. 흙이 굳거나 돌이 많아도 역시 가랑이무가 된다. 흙을 30㎝ 정도 깊이 파고 잔돌을 걸러내어 최대한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 퇴비도 충분히 넣어 줘야 한다. 씨는 9월 초 25~30㎝ 간격으로 구덩이를 파고, 3~5개씩 넣는다. 추나 무를 기를 때 가장 주의할 것은 파종 시기와 간격을 잘 맞추는 것이다. 욕심을 내어 심는 간격을 좁히면, 헐렁이 배추가 되거나 몽당 무가 된다. 파종 시기를 앞당기면 수확하기 전 꽃대가 올라와 맛이 없어진다. 갓은 9월 초순과 중순 사이에 밭에 바로 심는다. 갓에는 벌레가 꼬이지 않는다. 쪽파는 40일이면 다 자라기 때문에, 9월 말에 심는 게 좋다. 밭이 작아 쪽파나 갓을 심을 자리가 없으면, 배추 곁이나 이랑 가장자리에 심으면 된다. 글·사진 김희수 도시농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