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서울시, 재난 극복 위한 ‘재난학교·재난캠프’ 10월까지 시행
코로나19 이후 일상화된 재난 속에서 시민 스스로 재난 관련 경험 공유·학습
등록 : 2021-08-19 15:24
주민들, 공동체 위기 극복법 기획·실천
가족단위 참여로 심리방역법 등 배워
“우리 자신, 재난 당사자 될 수 있다 느껴”
참가자 86%가 “재난 때 이웃 돕겠다”
“식사 준비는 제(큰아들)가 하기로 했고요. 동생들 돌봄과 세탁은 아빠가 하기로 했어요. 공용 공간 소독도 제가 할 거예요. 예전에 가족 중 한 명이 수족구에 걸린 적이 있는데 그때 마스크를 다 쓰고 주의하니까 괜찮았어요.”(성북구 재난회복캠프 참가자 사례, ‘엄마가 자가격리자가 된다면?’)
“저희 집은 아이(청소년)가 갇혀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공부방과 거실의 화장실을 아이가 쓰고 화장실 딸린 안방을 부부가 쓰는 거로 정했어요.”(동대문구 재난회복캠프 참가자 사례, ‘자녀가 자가격리자가 된다면?’)
“저희 가족은 규칙을 하나 만들어봤는데요. 매일 웃는 거예요.”(광진구 재난회복캠프 참가자 사례, ‘가족 구성원들이 지킬 규칙을 만든다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나에게, 혹은 우리 가족에게 급작스레 찾아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덧 일상이 된 재난에 대한 실질적 대비와 ‘마음 돌봄’을 미리 배워보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서울시가 코로나19 이후 일상화된 재난 속에서 시민 스스로 재난 관련 경험을 공유·학습하고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는 ‘마을 속 재난학교’와 ‘재난회복캠프’를 10월까지 연다. ‘마을 속 재난학교’는 시민 누구나 참여해 재난에 대해 다각적으로 배우고 지역 내 취약계층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직접 기획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재난회복캠프’는 가족단위로 참여해 재난 상황이 닥쳤을 때 실제로 활용이 가능한 ‘우리 가족 자가격리 매뉴얼’을 만들어보고 심리극복법도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센터장 김의욱)는 이와 같은 내용의 재난 회복 프로그램을 4월부터 시작해 10월까지 계속한다고 밝혔다. 각 자치구 자원봉사센터가 공동운영하고 지역 내 봉사단체와 관련 기관이 협력한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시민들의 주체적인 재난 대응역량을 키우기 위해 2018년부터 재난 관련 기관들과 함께 재난 때 필요한 생존 기술과 대처 방법을 배우는 ‘재난구호소 체험캠프’와 ‘마을 속 재난학교’를 운영해왔다.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시민들이 개인과 가족, 더 나아가 마을에서 일상을 회복하는 방법을 찾는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운영 중이다.
‘마을 속 재난학교’는 4월부터 7월까지 4개 자치구에서 총 90명이 참여했다. ‘재난회복캠프’는 5월부터 7월까지 7개 자치구에서 80가족(총 264명)이 참여했다. 두 프로그램을 합치면 현재까지 11개 자치구에서 총 354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8월에는 강남·송파·관악구에서 진행 중이다. 관악구는 20일까지 온라인상에서 선착순으로 신청자를 접수하며, 28일 열리는 캠프에선 △우리 가족 자가격리 매뉴얼 만들기 △마음 근력 키우기 △우리 가족 실내활동 이해하기 등을 운영하며 재난 상황 속 공간이용법과 심리적 어려움을 이해하는 시간을 공유할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관악구자원봉사센터(02-879-5232)에 문의하면 된다.
‘마을 속 재난학교’는 개인·공동체가 재난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고 동네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재난 대응 활동도 기획해보는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이다. 비대면 플랫폼인 ‘줌’으로 만난 지역 주민들이 각자 자신이 겪은 재난 상황을 이야기하고 일상 속 안전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한다.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 과정을 바탕으로 한 오프라인 워크숍도 진행한다. 워크숍에선 재난을 통해 드러난 사각지대와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독거노인·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 등 재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도 한다. 지역의 자원봉사 활동가가 함께 참여해 전문지식을 보탠다.
‘재난회복캠프’는 코로나19로 겪을 수 있는 재난 상황을 가족과 함께 미리 체험해 서로의 안전을 지키고 심리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법도 배우는 온라인 프로그램이다. 가족 단위로 온라인 플랫폼 줌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가족 가운데 한 명이 집에서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가정해 격리 공간 확보하기, 위험존 나누기, 동선 구상하기, 비대면 식사법, 생활수칙 정하기, 생활폐기물 관리법 등 ‘우리 가족 자가격리 매뉴얼’을 만들어본다.
집 안에서 심리적 안정을 주는 물건이나 장소를 찾고 가족과 소통해보는 시간도 갖는다. 재난심리지원 활동가와 함께 재난으로 인한 불안감, 우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심리방역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자치구를 통해 미리 배부받은 반려식물 키트로 화분을 만들어보는 시간도 있다. 코로나로 지친 이웃을 위한 응원물품을 만들어 자치구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전달도 한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가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캠프 참가자의 86%가 “재난이 발생하면 우리가족은 이웃을 도울 것이다”, 재난학교 참가자의 84%가 “재난학교에서 함께 기획한 공동체 실천 활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센터는 재난학교나 재난캠프에 참여한 경험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일상 속 실천 활동으로 이어갈 것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재난회복캠프’의 한 참여자는 “우리 자신이 재난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지역과 이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던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재난학교’ 참여자 역시 “일상적으로 실천했던 활동들도 재난 문제 해결의 시각에서 새롭게 보게 됐다”며 “가족과 이웃이 함께한다면 잘 견뎌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기백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사업총괄부장은 “시민 스스로가 재난을 극복하고 회복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난 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돌보고 이웃의 안녕을 살피며 함께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일상 속 활동들을 실천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유안 기자 fingerwhale@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성북구 재난회복캠프 진행 모습.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나에게, 혹은 우리 가족에게 급작스레 찾아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덧 일상이 된 재난에 대한 실질적 대비와 ‘마음 돌봄’을 미리 배워보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서울시가 코로나19 이후 일상화된 재난 속에서 시민 스스로 재난 관련 경험을 공유·학습하고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는 ‘마을 속 재난학교’와 ‘재난회복캠프’를 10월까지 연다. ‘마을 속 재난학교’는 시민 누구나 참여해 재난에 대해 다각적으로 배우고 지역 내 취약계층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직접 기획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재난회복캠프’는 가족단위로 참여해 재난 상황이 닥쳤을 때 실제로 활용이 가능한 ‘우리 가족 자가격리 매뉴얼’을 만들어보고 심리극복법도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마을 속 재난학교 온라인 강의(V클래스).
마을 속 재난학교 오프라인 워크숍 모습.
우리 가족 공간 이용 규칙표(자가격리 매뉴얼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