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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보호종료아동’ 보호기간 1년 늘려…“격차 대물림 방지 노력”

시, ‘보호종료아동’ 나이 만 18살에서 19살로 연장…자립정착금 2배 확대

등록 : 2021-09-16 15:40
서울시는 최근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보호종료아동의 보호기간을 1년 늘린다는 것이 핵심이다. 사진은 정부가 지난 7월13일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보호종료아동 지원강화 방안’을 발표하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선 퇴소 뒤 필요시 연장→선 보호’ 전환

연장된 1년, 사회적응 위한 자립 교육

자립정착금, 500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임차료 월 20만원 보조…인턴십 지원

보호자 사망 등으로 홀로 된 아동·청소년들은 아동양육시설, 그룹홈, 가정위탁에서 생활하다가 만 18살이 되면 시설에서 퇴소한다. 남들보다 조금 이른 홀로서기를 한다. ‘보호종료아동’이다.

보호종료아동은 ‘아동복지법’에 따라 만18살이 됐거나 보호목적이 달성됐다고 인정되는 경우 아동양육시설이나 가정위탁을 떠나는 아동을 말한다. 이러한 보호종료아동은 서울에서만 해마다 약 300명, 전국적으로는 해마다 2500여 명에 달한다. 그 때문에 만18살의 미성년자 신분으로 충분한 자립기반 없이 사회로 나오는 것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현재 공공 지원은 서울시와 정부의 자립지원금과 공공임대주택, 시의 대학 입학금등 수준이다. 실제로 보호종료아동 넷 중 하나(24.4%)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보호종료에 따른 사회적 어려움과 사회 초기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가 보호종료아동의 실질적인 자립과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위해 기존 자립지원 정책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공적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보호종료아동 자립지원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첫 종합대책이다.

시는 미성년자 신분으로 자립하는 것에 따른 불안정 요인을 없애기 위해 현재 만 18살인 보호 종료 기간을 전국 지자체 최초로 만19살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늘어나는 1년은 사회 적응을 위한 집중 자립체험에 전념하도록 교육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보호종료아동이 퇴소 직후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전액 시비로 지급하는 ‘자립정착금’은 내년부터 기존 500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2배 올린다. 보호종료아동이 독립뒤 첫 보금자리에서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임대주택 공급을 하는 데 이어, 내년부터는 월 20만원의 임차료 지원도 한다.

지속가능한 자립생활을 위한 일자리와 학업 지원도 강화한다. 사회복지 종사자를 꿈꾸는 보호종료아동들이 친숙한 환경에서 사회경험을 쌓을 수 있는 ‘아동복지시설 보육인턴제’를 시작한다. 대학에 진학한 경우 입학금 300만원에 더해 재학 기간 동안 교재비 등 학업유지비를 반기별로 100만원 추가 지원한다. 심리상담 서비스도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지자체 차원 첫 종합대책

서울시는 이번 ‘보호종료아동 자립지원 강화대책’의 경우, 올 초부터 관련 분야 전문가와 보호종료아동 당사자, 자립지원요원 등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담아 수립했다고 밝혔다. ‘건강한 사회인으로 발돋움하는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실현하는 서울’이라는 목표로 5대 분야 17개 실행과제를 추진한다. 2026년까지 총 약 459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5대 분야는 △생활자립 지원 확대 △주거지원 강화 △일자리 지원 강화 △수요중심맞춤형 정책 지원 △지원체계의 체계화·일원화다.

먼저 보호종료아동이 자립 준비가 미약한 상태로 사회에 진출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최소화하도록 보호종료기간을 1년 연장한다. ‘선 퇴소 뒤 필요하면 연장’이라는 기존관행을 깨고 ‘선 보호, 필요하면 퇴소’로 전환하는 방향이다. 자립정착금도 2배로 증액하고, 민관 협력으로 시드자금 형성과 생필품지원도 시작한다.

보호종료기간 연장은 우선 내년 시립아동양육시설(3곳)과 희망하는 민간 아동양육시설부터 시범운영하고, 2023년까지 서울시 34개 전체 아동양육시설로 전면 확대한다. 그동안 보호종료기간을 필요 때 연장했던 것에서 현행법 안에서 필수연장으로 전환해 별도 제도 개선 없이 즉시 시행하겠다는 뜻이다.

2002년 이후 동결됐던 자립정착금은 500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2배 증액한다. 금융교육을 의무화해 올바른 사용을 유도하며, 사용계획 수립 때 1차로 500만원을 지급하고 사용계획에 대한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금융교육을 이수하면 2차로 5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그동안 외부 후원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기 쉬웠던 경계선 지능 아동, 무연고 아동에게는 민간기업과 단체의 후원금을 연결해주며, 내년부터 연간 50명에게 매월 20만원을 적립해준다. 또한 민간기업에서 후원하는 생활필수품 등 현물을 모아 ‘안심꾸러미’로 제작해 명절 등 연 2회 보호종료아동에게 배송해주는 사업도 내년부터 시행한다.

안정적인 주거지원을 위해 서울주택도시공사(SH) 임대주택을 연차적으로 확대 보급한다. 2024년까지 총 203호를 공급하고, 임차료 지원도 시작한다. 3~4명의 보호종료아동이 일반 가정형 주택에 함께 모여 생활하는 ‘자립형그룹홈’도 내년까지 20곳에서 22곳으로 확대한다. 현재 시는 SH의 청년 임대주택 지원사업과 연계해 연간 청년 매입임대주택 공급물량의 5%를 보호종료아동 전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시는 내년부터는 여기에 더해 임차료 월 20만원과 환경개선비(입주시 50만원)를 지원할 방침이다.

일자리 지원도 강화한다. ‘보육인턴제’를 신설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는 보호종료 아동에게 아동복지시설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사회 진출을 위한 경험을 쌓도록 하며 내년부터 시설당 1~2명씩, 총 50명을 선발해 시범운영한다. 자격증 취득을 희망하는 경우 시설생활아동의 직업훈련비와 연계해 학원수강비 등도 지원한다. 또한 ‘서울시 기술교육원’에서 운영하는 교육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담요원이 지원서 작성, 면접 준비 등을 돕는다. 수강자에게는 교통비를 추가 지원한다. 서울시 기술교육원은 현재 4개 분원에서 자동차 정비, 3D 패션디자인, 외식조리 등 총 88개 학과를 운영 중이다. 만 15살이상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교육비와 교재비 등을 무료로 지원한다. 보호 종료를 앞둔 고등학생이 기업 인턴십으로 직업과 사회생활을 경험하는 ‘더 저니’(The Journey) 프로그램 지원을 구직활동까지 연계한다.

보호종료아동이 대학에 진학한 경우 생계 때문에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도록 학업유지비 100만원을, 대학졸업예정자는 취업 준비를 위한 학원 수강비를 60만원 이내로 반기별로 준다. 현재 서울시는 대학 진학자에게 입학금을 1회에 한해 300만원 지원하지만, 재학 기간에 교재비, 동아리 회비, 행사참가비 등으로 금전적 부담이 큰 만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유안 기자 fingerwhal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