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년, 길을 묻다

“50대 전후 몸 다시 만들라…뱃살 빼고 근육 더하고”

⑫ 건강 영역 강철진 체형교정 강사

등록 : 2021-12-30 17:00
강철진씨는 건강관리 전도사를 자처하며 신중년을 대상으로 ‘50대 이후 체형관리 전략’을 강의하고 정기적으로 운동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그는 ‘운동은 일상생활 속 습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12월3일 오전 은평구 불광천변 운동시설에서 푸시업을 하는 모습. 손목에 부담을 덜어주고 바른 자세로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해 푸시업바를 활용한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몸·마음 건강은 모든 활동의 토대

건강관리 핵심은 운동습관 기르기

운동, 미루지 말고 지금 바로 하라

무리 금물, 내 몸에 맞는 운동 선택

뱃살 없고 근력 있는 체형이 이상적

운동 때 관절 쭉 펴지 말아야 안전

무게 가볍게, 여러 번 하는 게 좋아


허리 펴고 곧은 자세로 하루 7천 보

감사 명상 곁들이면 일석이조 효과

“건강이 없는 백세 인생은 의미 없어”

중장년층이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겪는 시기를 ‘사추기’라고들 한다. 10대가 사춘기를 지나듯 신중년은 사추기를 거치며 노년기를 대비해나간다. 이 시기엔 신체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돼 여러 질병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사추기의 건강관리는 앞으로의 노후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신중년 강의에서 ‘건강’을 공통으로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건강한 몸과 마음이 노후 준비 부동의 1순위인 건 당연한 일이다.

실제 건강관리와 운동으로 활기차게 노후 생활을 보내는 이가 늘고 있다. 강철진(66)씨도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건강 전도사를 자처하며 신중년을 대상으로 ‘50대 이후 체형관리 전략’ 강의도 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자신이 만든 운동 동영상을 올리는 유튜버이기도 하다.

12월3일 오전 불광천변 운동시설에서 그를 만났다. 단단한 체구로 건강미와 활력이 넘쳐 보였다. 그는 “은퇴 전보다 더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다”며 “재밌고 즐거워 늙을 시간이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건강 비결에 대해서는 “열심히 운동하고 감사하며 일상을 사랑하는 생활 덕분”이라고 했다. 그에게 신중년의 건강관리와 운동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건강관리의 중심은 운동습관이다.” 뒤늦게 운동을 시작하고 20년 넘게 운동을 이어오면서 그가 체득한 것이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지만, 그의 말은 실천에서 나온 것이기에 의미 있게 다가온다. 습관은 반복된 동작의 결과이다.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일단 시작부터 해야 하며, 시작을 오늘이 아닌 내일로 미루지 않아야 한다. “지금 바로 이 순간이 운동을 시작할 때며, 운동은 일상생활 속 습관이 돼야 한다”고 그는 재차 강조했다.

그 역시 40대 후반 이전엔 운동하기를 미루는 사람이었다. 고등학교 수학교사였던 그는 젊은 시절엔 운동과 담을 쌓고 살았다. 시나브로 몸무게가 늘었다. 어느 순간 벨트를 할 수 없어 멜빵을 해야 했다. 키 170㎝에 몸무게 88㎏, 허리 사이즈 40인치의 비만 체형이 됐다.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여름방학 때 아침마다 학교 운동장을 뛰었다. 운동 강도가 얼마나 셌던지 한 달 만에 8㎏ 남짓 몸무게를 줄였다.

하지만 줄인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은 더 큰 문제였다. 회식하거나 해서 좀 많이 먹었다 싶으면 여지없이 다시 늘었다. 동네 헬스장을 찾았다. 애써 복근을 만들었는데 운동을 안 하면 금세 이전처럼 됐다. 그는 “복근을 아예 빨래판처럼 만들어버리자고 보디빌딩에 도전했다”고 했다. 목표가 생기면서 꾸준히 매일 2시간 이상 운동했다. 어느새 운동습관이 길러지고 자연스레 운동이 일상이 됐다.

2015년 명예퇴직을 한 뒤엔 건강관리와 운동을 인생 이모작으로 삼았다.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에 도전했다. 합격자 가운데 최고령이었다. 그가 다니던 헬스장에서 관장 자리를 제안했다. 아이들을 30여 년 가르쳐온 노하우에, 꾸준하게 운동을 해온 경험을 살려 2년 동안 열심히 했다. 어느 날 ‘헬스장에서 이렇게 사는 게 내가 그리던 은퇴 뒤 삶인가’ 하는 회의가 들어 그만뒀다.

헬스장 관장을 그만두고는 사학연금공단에서 50대 이후의 체형관리 전략에 대해 강의했다. 재능기부로 시작했지만 수강생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시니어의 운동습관 매니저가 되고 싶어졌다. 2019년 서울시50플러스재단 유튜브스쿨을 수료한 뒤 ‘강철 헬스전략-당신을 위한 운동정보’ 유튜브 채널을 열어 운영해오고 있다.

그는 “50살 전후해서 반드시 몸을 다시 만들라”고 조언한다. 배는 안 나오고 근육이 있는 건강한 체형을 목표로 삼으라는 것이다. “고령층에 근육은 연금보다 중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근육을 만들기 위해 운동은 필수다”라고 덧붙였다. 근육은 모래처럼 손에 꽉 쥐고 있어도 결국에는 다 빠져나간다. 20대에는 근육량이 정점을 찍고 해마다 1%씩 손실되지만 60~65살에는 급격히 감소한다. 특히 하체 근육은 70대까지 10년마다 10~15%씩 줄고 그 뒤로는 25~40%씩 매우 빠르게 줄어든다고 한다. 근력운동을 꼭 해야 하는 이유다.

근력운동을 할 때는 관절을 아껴야 한다. 무릎이나 팔꿈치 등의 관절을 쫙 펴지 말고 살짝 구부려야 안전하다. 운동 방식은 ‘무게는 가볍게, 여러 번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저중량은 몸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는 무게로 운동하는 것을 말한다. 저중량으로 여러 번 반복해 운동하면 근육 발달과 근지구력에 좋다. 저중량 운동은 집에서도 간단히 할 수 있다. 고무줄, 짐볼, 작은 아령, 물을 채운 페트병과 같은 다양한 소품을 활용하면 된다. 이런 도구가 없다면 몸을 활용해 누워서 발 들어 올리기, 팔굽혀펴기 등을 해도 좋다.

“몸에 맞는 운동을 선택해야 하며, 무리는 금물”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 역시 여러 차례 부상을 겪었다. 회전근개가 파열됐을 때는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디클라인 벤치프레스처럼 머리가 바닥 쪽으로 가는 운동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환절기엔 운동기구 중량이나 운동 강도를 늘리지 말고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운동할 땐 자세가 중요하다. 제대로 된 자세로 운동해야 효과도 있고 부상 위험도 적다. 유튜버 ‘강철의 헬스전략’에 올라 있는 90여 개 영상의 많은 부분이 운동의 올바른 자세에 대한 것이다. 그는 어떤 부위에 효과가 있는 건지도 정확하게 알리려 ‘팔’ ‘다리’ ‘등’ ‘가슴’ 등이 쓰인 색색깔의 조끼를 입고 시범을 보여준다.

“근력운동이 힘들다면 대신 걷기를 꼭 하라”고 그는 권한다. 만보 걷기가 힘들다면 7천 보를 걷는 것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허리를 펴고 바른 자세로 걷는 게 중요하다. 바른 자세 유지가 어렵다면 등산용 스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걸으면서 ‘입가에 미소, 마음에 평화’라는 감사 명상을 곁들이면 몸·마음 건강 모두 챙기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했다.

“건강 확보 없이 백세 인생은 의미가 없다.” 그가 늘 마음에 새기고 지인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그는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신중년이 일상을 사랑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 건강한 100세 시대를 열어가길 바란다. 그는 “운동습관 매니저가 필요한 신중년에게 언제든 도움의 손길을 내밀 준비가 되어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끝>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