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회에서 삭제되어버릴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은 신청하세요.”
인공지능 시대에 점차 소외되는 사람을 위해 ‘트랜스휴먼’ 실험 참가자를 모집하는 공고문이다. 트랜스휴먼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지니도록 개조한 인간을 일컫는다. 트랜스휴먼이 되지 않으면 이 사회에서 도태될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을 뽑아 유전·사회적 한계를 가진 인간의 ‘한계극복’과 ‘성공신화’를 만들려는 것이다.
최근 전세계에서 뜨거운 돌풍을 몰고온 드라마 <오징어게임>과 흡사한 맥락을 보여주는 연극 <박민정과 최성철>을 14일부터 18일까지 연희예술극장 무대에 올린다.
‘다음 세상을 여는 예술가’를 선발하는 서울문화재단의 비넥스트(BENXT)에 선정된 김지은(프로젝트 XXY) 연출의 네 번째 작품이다. 그동안 젠더(성)와 퀴어(성소수자), 죽음을 당했던 여성, 사회가 규정한 ‘정상’에서 벗어난 소수 등 자신의 역사에서 이야기를 찾으려 했던 전작들과 동일한 문제 인식에서 출발했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제일 먼저 대체할 인간은 정상인간에서 벗어난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연극은 인공지능과 비교해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보여주려고 한다.
봉쇄된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로 사람들은 죽어갔지만 사망자 수에 포함되지 못한 인간, 대한민국 국민이면 매주 몇 장씩 마스크를 살 수 있었지만 유학생이나 외국인은 제외됐던 시절도 있었다.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숨겨왔던 외국인 혐오를 목격했으며, 위급 상황에서 우리가 누구를 우선시하고 배제하는지를 확인했다.
고유한 맥락이 발생할 때마다 사람은 계속 대체되고 이후에도 마치 고유한 한 명이었던 것처럼 대화를 계속해나간다. 결국 살아남은 인간은 박민정과 최성철뿐인데, 이들은 어떻게 차등할 것인지를 되묻고 있다.
“배제의 측면에서 정상과 표준은 다르지 않아요. 표준인간이 뭐죠? 거기에서 벗어난 존재들은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하나요?”
장소: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예술극장
시간: 회차별 다름
관람료: 3만원
문의: 010-6676-1596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