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닮은꼴을 찾아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인기를 끌자 한때 사람들은 신기한 듯 너도나도 테스트해봤다. 어떤 것은 무릎을 탁 칠 정도로신기했지만, 어떤 것은 내면에서 강한 거부감이 들 정도로 인정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기술 발전을 등에 업고 완벽한 세상을 꿈꿨지만 아직도 우리가 원하는 완벽한 세상은 도래하지 않았나보다. 이를 뒷받침하듯 2018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에서는 ‘피부색이 어두울수록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머핀과 치와와를 구별하지 못하는 인공지능(AI)이 알려지면서 기술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음 세상을 여는 예술가’를 뽑는 서울문화재단의 비넥스트(BENXT)에 선정된 신효진 작가도 이런 현상을 담은 연극 <머핀과 치와와>를 21일부터 30일까지 서강대 메리홀 소극장에 올린다.
가까운 미래에 인간 지성의 결정체인 인공지능 ‘라이카’는 전 가정의 필수품이됐다. 쓸모없는 존재가 된 인간은 각자 공간에서 라이카의 알고리즘을 강화하기위한 손쉬운 노동만을 제공하며 삶을 살아간다. 각자가 믿는 진실 때문에 서로 간에 타협이 불가능하고 아무 의미 없는 대화만을 나눈다.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동물들과 결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인공지능 때문에 비극적 상황을 초래한 원인을 ‘인간성’에서 찾은 신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우리는 인간성이라는 신화 때문에 스스로 균형을 파괴하고 ‘정상’이라는 신화에 사로잡혀 너무 많은 것을 외면해왔어요.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에 공포를 느끼는 것도 사실은 ‘인간 이성 중심’에 대한 두려움이 아닐까요?”
이렇듯 인공지능은 새로운 출현이 아니라 인간 이성과 지성을 한데 뭉쳐놓은 것일 뿐이란다. 그것이 괴물처럼 느껴진다면 결국 의심해야 할 것은 인간 자신이라고 되묻는다. 인간과 기계는 대결구도가 아니라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말하고 있다.
장소: 서강대 메리홀 소극장
시간: 화~금 오후 8시, 토·일 오후 4시
관람료: 3만원
문의: 010-2069-7202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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