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하모니카 작품의 대표적인 참고 곡이 되고 싶어요.”
지난 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진행된 ‘제13회 아르코한국창작음악제’(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에 참여한 김형준(33) 작곡가는 이렇게 말했다.
양악 부문에 선정된 김씨의 ‘하모니카 메모리얼’은 선정 결과를 알리는 심의 총평에서 “참신함과 함께 작곡가(김형준)와 연주자(박종성) 간의 치밀한 소통이 돋보인다”고 극찬받았다. 이 곡은 하모니카가 탄생한 지 20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김씨가 박씨와 함께 1년여에 걸쳐 완성했다. 하모니카가 탄생한 19세기부터 지금까지 하모니카가 걸어온 역사적 배경을 4악장으로 구성했다. 1악장은 중국에서 시작한 오리엔탈 요소를, 2악장은 유럽이 배경인 반음계적인 클래식을, 3악장은 미국 남북전쟁에서 전파됐던 재즈와 블루스를, 4악장은 티브이(TV)에 나오는 대중음악까지 하모니카의 모든 것을 담았다.
“곡이 길어도 다양한 장르가 나오니까 지루하지 않게 들을 수 있어요.”
그동안 유명 뮤지션들이 콘서트장에서 애용하던 조연이 오케스트라 협주곡의 주연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지난해 2월, 초연이후 여섯 번째 공연이다. “하모니카는 몸집과 울림통이 작은 편이라 마이크를 통해서 밸런스를 맞춰줘야 협주가 가능해요. 처음에는 쉽지 않았는데, 이제는 대중화됐어요.”
크기는 작지만 들숨과 날숨으로 연주하기 때문에 오히려 음역의 영역은 넓다며, 관악기와는 다르게 유연하게 호흡도 가능하고 다른 악기와 조화도 잘되는 악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시도를 통해 하모니카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며 다른 작곡가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창작곡을 써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중성과 예술성,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음악을 하고싶어요. 듣고 즐기기 위한 것이 음악의 본질이잖아요? 많은 작품이 아니더라도 지속가능한 작품을 쓰고 싶습니다.”
글·사진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 김형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작곡과 예술사, 예술전문사를 졸업했다. ‘후렴:II 귓속말’(Refrain:IIWhisper, 2020), ‘Reed of Plain’(2018), ‘Lo-St-Art’(2018) 등을 작곡했다. 대관령 음악제, Timp 앙상블기획공연,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차세대 열전, OCI미술관 전시회 협업 프로젝트, 서울챔버오케스트라마스터클래스 및 공연, 범음악제, 서울창작음악제 등에서 연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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