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관악구 상징, 강감찬 기상 서린 낙성대

관악구 낙성대공원

등록 : 2022-03-17 16:44

“이번 내리실 역은 ‘낙성대 강감찬역’입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을 지나면 ‘이번 내리실 역은 낙성대 강감찬역입니다’라는 익숙한 안내 방송이 이어진다. 귀에 친숙하게 들리는 안내 방송과 달리 낙성대가 어떤 곳인지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고 심지어 낙성대를 대학교 이름으로 잘못 아는 경우도 있다. 예전에 우스갯소리로 ‘서울대 옆 낙성대 나왔다’고 해도 믿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낙성대는 우리가 너무 잘 아는 고구려 을지문덕, 조선 이순신과 함께 ‘구국의 3대 영웅’으로 거란족에 맞서 귀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강감찬 장군이 태어난 곳이다. 관악구에 위치한 이곳은 고려의 명장 강감찬 장군의 이야기가 담긴 유적지로, 장군이 태어날 때 하늘에서 큰별이 떨어졌다고 하여 ‘낙성대’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 낙성대공원에 가면 강감찬 장군의 ‘기마 청동상’, 장군이 태어난 곳을 알려주는 유허비, 고려시대 세워진 삼층석탑, 강감찬 장군의 생애가 기록된 사적비, 장군의 영정을 모신 사당 안국사 등 곳곳에 장군의 숨결이 묻어 있다.

낙성대역 4번 출구를 나와 10분 남짓 걸어 공원에 들어서면 널찍한 광장 중심에 우뚝 서 있는 강감찬 장군 동상이 가장 먼저 반겨준다. 말을 타고 검을 빼든 채로 거란 40만 대군을 향해 앞으로 달려가는 늠름한 기개는 지금이라도 당장 적을 무찌르러 갈기세다. 동상 뒤편 작은 소나무 군락은 장군의 기개를 담아 놓은 듯 인상적이다.

강감찬 동상 둘레를 한 바퀴 돌아 홍살문을 지나면 안국사가 있다. 안국문을 들어서면 잔디와 수목으로 어우러진 고즈넉한 공간이 펼쳐진다. 그윽한 풍경 아래 정면으로 중문인 내삼문이 있고 왼쪽에는 낙성대 삼층석탑, 오른쪽에는 강감찬 장군 사적비가 거북 모양의 기단 위에 수호신처럼 서 있다.

안국사에서 고색의 내음이 진하게 묻어나는 낙성대 삼층석탑은 거란군을 물리친 업적을 기리기 위해 쌓은 고려시대 석탑으로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4호다. 13세기께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석탑의 앞면에는 ‘강감찬 낙성대’라는 글씨가 한자로 새겨져 있다. 거의 800여 년의 세월을 지낸 탑이지만 오랜 세월에도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다.


내삼문 안으로 발을 디디면 강감찬 장군의 영정을 모신 사당을 마주할 수 있다. 사당 내에는 갑옷과 투구 차림의 강감찬 장군의 늠름한 모습이 담긴 초상화와 귀주에서 거란군을 물리치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특히 이곳은 고려시대 대표 목조건물인 영주부석사 무량수전을 본떠서 지었다고 한다. 팔각 청기와 지붕과 울창한 수목이 들어선자연의 정취가 그대로 어우러진다.

안국사 입구 왼쪽에는 강감찬 장군의 탄생설화부터 유적, 전투, 사서와 신화 등 강감찬 장군과 당시 역사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하는 강감찬 전시관이 있다. <명장, 강감찬> 애니메이션과 함께 고려시대에 대한 체험 영상을 감상할 수 있으며 트릭아트(입체표현 기법) 벽화를 이용한 포토존도 만나볼 수 있다.

낙성대 안국사 주위에는 도서관, 카페, 전통야외소극장, 전통혼례식장, 야외놀이마당 등 다양한 볼거리와 휴식공간이 골고루 갖춰져 있어 온 가족 나들이 공간으로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작은 연못과 울창한 나무그늘까지 더해져 잠시 도심 속에서도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낙성대 강감찬역’에 내려 1천여 년 전 나라를 구한 고려 강감찬장군이 태어난 낙성대를 둘러보면 어떨까.

김용갑 관악구 홍보과 언론팀 주무관, 사진 관악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