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창업’ 진솔한 뒷얘기

‘창업가의 답’

등록 : 2022-04-21 16:59

네카라쿠배당토?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 등 요즘 개발자 연봉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 이름 첫 글자 모음이다. 대부분이 스타트업이다. 이들뿐만이 아니라 상당수 스타트업이 빠른 성장으로 사람들을 자주 놀라게 한다. 이름을 들은 게 익숙해질 만하면 벌써 기업가치가 1천억원, 5천억원, 1조원에 이른다는 기사가 뒤를 잇는다.

이렇게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가를 다루는 기사에는 ‘신화의 기운’이 느껴진다. 기사를 읽어보면 이미 창업가들은 모든 답을 알고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창업가의 답-혁신을 이룬 스타트업은 어떻게 데스밸리를 넘었나>(성호철·임경업 지음, 포르체 펴냄)는 창업가들의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다루는 기업들은 대부분 성공한 스타트업이다. 당근마켓과 오늘의집을 비롯해 2021년 5월 카카오가 5천억원에 인수한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뉴스레터를 통해 40만 구독자를 확보한 ‘뉴닉’ 등 12개의 스타트업이 인터뷰 대상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스타트업을 다루는 방식은 ‘신화의 기운’에서 벗어난다. 대신 치열하게 고민하고 경쟁하는 스타트업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가령 당근마켓을 보자. 현재 기업가치 3조원으로 평가받고 있는, 유니콘 기업인 이 업체도 처음부터 ‘성공의 답’을 알았던 것은 아니다. 2015년 ‘판교장터’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당근마켓의 김용현 창업자는 “해볼 만한 마케팅은 다 해봤다” 말한다. 전단도 돌려보고 판교역 앞 육교에서 ‘판교장터’ 펼침막을 든 드론을 띄우기도 했다. 또 맘카페에 부인 아이디로 몰래 들어가서 홍보하기도 한다.

당근마켓은 이렇게 좌충우돌로 보일 수도 있는 행보를 하지만, 이를 통해서 하나하나 배워나갔다고 한다. 우선 육아맘 홍보를 통해 어느 날 700명의 육아맘 고객이 당근마켓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육아맘을 위한 직거래 중고앱’으로 타깃을 보다 정밀하게 잡았다. 그리고 중고 거래의 약점인 신뢰 문제를 기술로 풀어나갔다. 이를 통해 평균 침투율 60%라는 오늘의 당근마켓이 만들어진 것이다.

책에서 두 저자는 성공하는 스타트업 원칙 3가지를 제시한다. 그중 첫째가 ‘될 때까지 도전하라’이다. 당근마켓의 사례처럼 창업 뒤 수없이 많이 겪게 될 새롭고 돌발적인 문제를 만날 때 끝까지 치열함을 잃지 말라는 얘기로 읽힌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