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이루어졌어요.”
오는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연희문학창작촌에서 열리는 북콘서트 ‘연희에 물들다_꿈’을 앞두고 아동문학가 강벼리(56) 작가는 이렇게 소감을 얘기했다. 그동안 이곳에서 진행해온 행사를 볼 때마다 ‘나도 언젠가 게스트로 참여할 수 있을까’라고 막연히 생각해왔는데, 막상 주인공으로 나서게 되니 가슴이 벅차고 기쁘다고 고백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한 편집자의 눈에 띄어 동화집 <먹다 먹힌 호랑이>를 낸 이후 그해 세 권의 책을 연이어 출간하면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러나 곧바로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3년을 살다 돌아와보니 작가로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공백을 가져‘잊힌 작가’가 됐다고 회상했다.
어느 날 작은 도서관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4주간 수업한 적이 있었는데, 헤어지는 날에 유난히 잘 따르던 한 꼬마가 “작가님이 너무 좋아요”라고 속삭여 울컥했다고 한다. 강 작가는 강산이 변할 만큼의 시간이 흘렀지만 가끔 힘들 때마다 아이의 고백을 기억하며 지금까지 아동문학가로의 길을 이어오게 됐단다.
강 작가는 이번 북콘서트에서 어린이에게 들려줄 세 권의 작품을 선택했다. 수업시간에 산만해서 선생님한테 혼나는 한 아이가 사실은 산(山)만해지려고 기지개를 켜는 꿈이었다는 <나는 산만해>, 다람쥐 동생의 꿈을 판타지적으로 담아낸 <다람쥐 동생의 꿈>, 제주도에서 작은 자전거 가게를 열고 싶다는 남호섭 시인의 동시집 <작은 꿈>을 들려줄 예정이다.
강 작가는 어린이날을 맞은 아이들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다른 것보다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의 말> 그림책에 나온 말처럼 ‘친절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대답한다.
“밥 잘 먹고, 건강해라, 놀 수 있을 때 실컷 놀아라, 실수해도 괜찮다는 말은 이미 아이들이 스스로 잘하고 있지 않나요. 그리고 용감한, 훌륭한, 다정한 등의 말도 많지만 자신에게 친절한 게 가장 쉬워 보여도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 강벼리(본명 강선옥)는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으며 아동문학가로 활동 중이다. 2012년 <먹다 먹힌 호랑이>로 첫 작품 활동을 시작해 <먹지 마! 곤충젤리> <나의 슈퍼걸> 등을 썼다. 2020년 계간 <어린이와 문학>에서 동시 추천을 받았고, 2021년 서울문화재단에서 동시 부문 ‘첫 책 발간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