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노원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잉어빵 여름 축제'에 참가한 아이들이 나라별 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3시 노원구청 2층 대강당의 문이 열리자, 아이들 100여 명이 삼삼오오 줄을 지어 입장했다. 인솔 교사의 안내를 따르면서도 마음은 이미 문구와 장난감이 진열된 ‘아이알(IR)마켓’으로 향해 있다.
두 손에 크랩패치볼, 물총 등 장난감을 든 박준영(10·수락초등학교 3학년 ) 군 얼굴에는 만족감이 가득하다. 이번이 다섯 번째 참여하는 ‘잉어빵’ 잔치(사진)라는 박 군은 “두 달 동안 영어책을 58권 읽었어요. 100권 이상 저보다 많이 읽은 친구도 있어요”라며 영어책 읽기가 재미있다고 말한다.
잉어빵(잉글리시와 어울려 놀자. 빵!) 사업은 저소득층을 비롯해 맞벌이·편부모 가정 등 교육 소외계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희망연구소 배움’이 주최하고 교육지원센터 ‘청소년 나란히’와 노원구청이 공동 주관한다.
희망연구소 배움은 아이들이 영어책 읽기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IR(독립적 독서) 프로그램을 접목했다. 아이 스스로 읽을 수 있는 책의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에 도달하면 읽은 책의 권수만큼 쿠폰을 준다. 쿠폰은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잔치의 아이알(IR)마켓에서 문구와 장난감 같은 물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잉어빵 수업은 지역아동센터 3곳과 사회복지관 1곳, 방과 후 교실 1곳 등 5개 기관 아이들이 듣는다. 일주일에 두번 많이 읽고, 많이 듣고, 프로젝트 중심으로 아이들이 학습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자리에 모여 책을 읽고 놀다 보면 아이들도 어느새 영어와 친숙해진다.
5년째를 맞는 잉어빵 잔치는 올해 10여 개 나라별 체험 부스를 설치해 아이들이 학기 중에 학습했던 주제와 관련된 게임을 진행했다. 체험 내용은 인도의 랑골리 만들기 아프리카 음악과 춤 배우기 영국 크로스 워드 게임 등이다.
희망연구소 배움의 유상아 팀장은 “지난해 9월부터 중학교 교과과정에서 학습이 부진한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커리큘럼과 결합해 방과 후 프로그램을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교사 연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직접 사업 외의 분야로 연구소를 확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용태 기자 gangt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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