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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런’ 대학생 멘토, 학생 성적 향상 돕고 ‘인생 길잡이’ 역할도
등록 : 2022-06-09 16:20 수정 : 2022-06-09 16:21
서울시가 운영하는 학습사이트 ‘서울런’에서 대학생 멘토로 활동하는 대학생 조채은(왼쪽부터)·홍승환·박지원·최영민씨가 지난 5월27일 강동구 성내동에 있는 ‘북카페도서관 다독다독 1호점’에 모였다. 대학생 멘토들은 학습자원에 접근하기 어려운 초·중·고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제공하는 무료 교육 시스템인 서울런을 ‘훌륭한 배움터’로 완성하는 역할을 한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온라인 강의 수강만으로 부족한 학습의 빈틈을 메우고 청소년들의 ‘인생 길잡이’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이런 잘 짜인 시스템은 서울런의 토대이지만, 서울런을 ‘훌륭한 배움터’로 완성하는 것은 바로 대학생 멘토들이다. 서울런에 가입한 학생·청소년들과 빠짐없이 매칭되는 대학생멘토들은 온라인 강의 수강만으로 부족한 학습의 빈틈을 메우고 서울런 회원들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키우도록 학습 관리와 지도를 맡는다. 하지만 대학생 멘토들은 이런 ‘공부의 길잡이’ 역할을 넘어서 ‘인생의 길잡이’가 돼주기도 한다. 정서적 지지가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진로와 고민 상담도 해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보다 대학생멘토 상당수가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봉사 정신’을 가지고 지원하기 때문이다. 대학원에서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최영민씨는 “무언가 사회에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에 서울런 대학생 멘토단에 신청하게 됐다고 했다. 최씨는 학부 시절에는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진행하는 ‘대학생 과학나눔 봉사단’ 활동 등 봉사활동을 경험했지만, 석박사과정에 들어와서는 바쁜 학업 준비 탓에 따로 봉사 시간을 내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서울런 홈페이지에 실린 멘토단 모집 공고를 보면서, 다시 ‘시간을 내자’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한다. 사범대학에 다니는 조채은씨의 경우에는 “졸업 뒤 교단에서 만날 학생들을 미리 만난다는 마음”으로 멘토가 됐다. 박지원씨는 “제 자신을 돌아보니 선생님 등 많은 멘토에게서 영향과 도움을 받으면서 자랐다”며 “저도 서울런 회원인 후배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하는 멘토가 되고 싶어서 지원했다”고 밝혔다. 홍승환씨도 “청소년 중에는 공부에 대한 열정은 강한데 열악한 가정환경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그런 상황이 안타까워서 멘토로서 조그마한 도움이라고 주고 싶은 마음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서울시는 올해의 경우 대학생 멘토 1천 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지난해 550명을 모집한데서 크게 늘렸다. 서울런 회원들을 모두 멘토와 맺어주기 위해서다. 우선 전국 대학에서 추천받아 연 2회 정기 모집(1차 1월, 2차 6월)을 하고, 인원수가 부족하면 서울런 홈페이지에서 추가 모집을 한다. 현재 오는 17일까지 2차 모집 중이다. 이렇게 멘토가 선정되면, 서울시는 멘토와 멘티를 연결해주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때 멘토의 전공과 회원이 원하는 과목, 온라인-오프라인 여부, 멘토와 회원들의 주거지, 그리고 같은 성별 여부 등까지 고려해 결정된다. 이에 따라 최영민씨의 경우 강서구에서 중학교 2학년 학생의 과학을 1주일에 1회 1시간씩 오프라인으로 지도한다. 박지원씨도 강동·송파·강남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수학을 오프라인으로 지도하고, 홍승환씨의 경우 마포에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영어를 오프라인으로 멘토링한다. 홍씨는 온라인으로도 3명의 중학생을 멘토링하는데, 온라인 멘토링은 지역 제한이 없다. 조채은씨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국어 과목을 온라인으로만 지도한다. 멘토링은 모두 16주 동안 진행되며 필요한 경우 회원들의 요청에 따라 기간이 연장된다. “온라인 수강 틈 메우고, 자기주도학습 능력도 키워줘” ‘어려운 청소년 돕자’ 봉사 정신에 지원 학습 커리큘럼 함께 짜고 진도도 관리 ‘의대 견학’ 등 통해 꿈 키우는 것도 도와 대학생 멘토들이 본격적으로 멘토 활동을 시작하기 전 서울런 회원의 부모님들과 먼저 ‘상담시간’을 갖기도 한다. 홍승환씨도 그런 경우다. 홍씨는 “멘토 활동을 시작하기전 부모님과 수업시간과 중점 학습 목표에대해 얘기를 나누고 교재 사용도 상의드린다”고 말했다. 홍씨는 “서울런 회원 부모님들의 경우, 생활 전선에서 활동하시느라 자녀들의 교육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약한 경우가 많다”며 “주로 ‘좋은 방향으로 수업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이 경우 멘토로서 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부모들과의 상담을 마치면 본격적으로 멘토 활동이 시작된다. 멘토와 멘티가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학습 커리큘럼을 짜는 것이다. 박지원씨는 “우선 학생들이 선호도에 따라 메가스터디 등 10곳의 사이트에서 자신이 학습할 사이트를 정하면, 이에 맞춰서 학교 진도를 고려해 세부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며 “인강으로 미리 예습하고, 이후 복습과 함께 모르는 내용을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학습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 뒤는 매주 온·오프라인으로 멘토와 멘티가 만나 학습 진도 등을 함께 관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진도 관리와 이해도 확인, 피드백 제공 등이 이루어진다.
‘서울런’에서 대학생 멘토로 활동하는 대학생 조채은씨가 지난 5월27일 강동구 ‘북카페도서관 다독다독 1호점’에서 서울런 회원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면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