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으로 제2삶 찾는 메리우드 협동조합

서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 ‘eco-DIY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가’ 과정

등록 : 2016-03-31 11:20
서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의 ‘에코-디아이와이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가’ 과정은 여성 목공예 협동조합의 산파 구실을 하고 있다.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제공
  “지금 디아이와이(DIY) 리폼 박람회 준비 중이에요. 저희 메리우드 협동조합이 참여하거든요.” 늦은 저녁, 수화기 너머 목소리가 분주하다. 메리우드 협동조합 김영애(50) 대표는 조합원들과 함께 지난 24일부터 나흘간 코엑스에서 진행된 2016 디아이와이 리폼 박람회에 참가하여 목공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직접 만든 제품을 판매했다.

메리우드는 지난해 2월 설립된 목공예 협동조합이다. 친환경 재료인 목재를 이용해 교육을 하거나 직접 공예품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 조합원은 6명, 모두 여성이다. 나이도 경력도 저마다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서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의 ‘에코-디아이와이(eco-DIY)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가 과정’에서 만난 2기 수료생들이다.

 “실습교육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 10시부터 저녁 5시까지였는데 교육생들 모두 정말 열심히 쫓아다녔어요.” 전에 재무 전문가로 일했던 김영애 대표는 뒤늦게 나무의 매력에 빠져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김 대표와 함께하는 조합원 중에는 이전에 조소 등 다른 분야를 전공했거나 전업주부였던 이도 있지만, 이제는 모두 취미로 시작한 목공을 평생직업으로 삼게 되었다.

 ‘에코-디아이와이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가 과정’은 여성의 취업과 창업을 돕기 위해 서울시에서 교육비를 전액 지원하는 무료 강좌다. 서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의 이숙완 총괄팀장은 “교육과정에 필요한 재료비까지 전액 지원받는다. 수업시간에 만든 작품을 판매하거나 박람회, 공모전에 참여해 얻은 수익은 공동의 이름으로 적립했다가, 이 교육과정을 통해 창업하는 경우 자본금으로 지원해준다”고 말했다. 메리우드 협동조합 역시 200만원을 지원받아 협동조합 설립 자금으로 활용했다. 메리우드에 이어 3기 수료생들도 나무마음·무지개공방 여성문화생산자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교육과정은 292시간으로, 목공 기술을 익히는 것 외에도 목공교육사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한다. 목재의 종류와 특성부터 인체 계측을 고려한 디자인, 컴퓨터를 이용한 도면 작성, 마감재별 가구 마감 기법, 견적산출에 관한 내용까지 과정에 담았다. 목공의 특성상 실습이 중요한데, 이론 수업은 센터에서 진행되지만 실습 교육은 경기 고양시 일산의 외부 실습장에서 받는다.

 무겁고 거친 나무를 다루는 일이 힘에 부치지는 않을까. 김영애 대표는 “나무 자체가 주는 안정감과 매력이 큰 것 같아요. 친환경 소재이고 자연 그대로의 질감이 좋아서 하면 할수록 그 매력에 빠지게 되네요. 작업할 때는 먼지도 많이 날리고 버겁기도 하지만 하다 보면 금세 즐거워져요”라고 답한다.

 설립 2년차에 접어든 메리우드 협동조합은 주로 디아이와이 교육사업을 통해 청소년 방과후학교, 동아리 활동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대형 공구나 장소가 필요한 작품보다는 손도구로 쉽게 만들 수 있는 작업이 대부분이다. 물론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목공교실도 있다. 교육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종종 디아이와이 디자인을 개발해 판매하거나 공간 리폼, 인테리어 컨설팅을 하기도 한다.

 교육사업과 공예품 판매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한 메리우드 협동조합은 우수 사례로 소개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2016 사회적 기업가 육성 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도 올렸다. 여성 목공예 전문가 양성을 위한 서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의 ‘에코-디아이와이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가’ 4기 과정은 5월중 개강할 예정이다.


글 김규리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서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 www.workers.or.kr (02)332-8661 메리우드 협동조합: 서대문구 홍은동 48-240, 070-5025-7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