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우의 서울&
“아버지에게 초점 맞춘 복지 정책 나와야 할 때”
전국 최초 '아버지센터' 연 고도원씨
등록 : 2016-09-01 14:35
아침편지문화재단 고도원 이사장이 9월1일부터 서초구 방배동에 문을 열, 아버지 전용 놀이터인 ‘아버지센터‘ 운영을 맡았다. 25일 오전 방배열린문화센터에서 고 이사장이 아버지들의 신명을 돋울 생각에 즐거워하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 아버지센터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기본 개념은 무엇인가? “5가지 P로 요약했다. 사랑의 힘(Power), 꿈을 향한 열정(Passion), 존경받는 아버지(Pride), 계획 있는 삶(Plan), 그리고 노는 즐거움(Playing).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되어 주는 사랑, 꿈을 갖게 하는 열정, 가장의 긍지가 아버지 가슴에 살아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삶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고, 노는 즐거움을 아는 아버지. 이 다섯 가지 생각과 감정을 아버지의 가슴에 심어 주려 한다.” 요즘 아버지들은 정말 놀 줄 모른다. 술 마시고, 노래방 가고 그러다가 이상한 실수도 저지르고…. “그렇다. 일하고 성취하는 기쁨도 크지만 일상에서 가장 큰 기쁨은 노는 즐거움이다. 그런데 어떻게 노는 게 잘 노는 것인지 모른다. 아버지다운 풍류가 사라지고 있는 거다. 시 한 수 읊고 기타 한 곡조 멋지게 칠 수 있는 그런 즐거움을 아버지센터에서 키워 주고 싶다.” - 어떻게 프로그램화할 수 있을까? “지금 여러 프로그램을 짜놨지만 이게 완성은 아니다. 장이 서면 사람들이 모이고, 좋은 사람들이 만나면 뭔가 참신한 게 나오지 않는가? 그들이 집단지성을 이루고 서로 지적 네트워크로 이어지면서 프로그램도 진화를 거듭할 것이다.” 9월에 개관한 아버지센터는 ‘꿈너머꿈 5P 아버지캠프’(토요일 5주 과정), ‘잠깐멈춤 2P 아버지캠프’(토요일 2주 과정) 등 주말 프로그램과 발반사 치유 마사지, 자연농 건강식 요리, 통나무 치유명상, 요가, 아트테라피, 비채(비움과 채움) 커피 바리스타 같은 주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예상되는 운영상의 어려움은? “역시 재정 문제다. 구청과 손잡고 하는 일이지만, 막상 해 보니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시민 프로그램을 비싸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일단 이대로 가 보겠다. 깊은산속 옹달샘도 처음에는 다들 어렵다고 했지만, 돈으로 환산한 경제가치가 7000억 원이다. 집단지성의 힘이고 뜻 있는 분들의 도네이션(기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아버지센터는 그보다 더 의미 있는 사업이니 반드시 타개책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 앞으로 계획은? “일을 벌였으니 최선을 다해 보겠다. 내가 6학년5반(65살)인데, 그간의 경험을 살려가다 보면 귀인이 나타나지 않을까? (웃음) 머지않아 서울시장과 대통령이 서초구 아버지센터를 찾을 날이 반드시 올 거다. 아버지센터는 장기적인 국가 운영 측면에서 고령사회를 유지하는 사회적 비용을 선제적으로 절감하는 획기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걸 알고도 안 찾아오면 안 되지 않겠나.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잘 만들면 기가 막힌 국가 시스템 하나가 대한민국에서 탄생하는 거다. 기자님도 전도사가 되어 주세요. 이것도 하나의 ‘운동’ 아닙니까? <서울&> 콘텐츠 디렉터 iwl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